퍼펙트 웨폰 - 핵보다 파괴적인 사이버 무기와 미국의 새로운 전쟁
데이비드 생어 지음, 정혜윤 옮김 / 미래의창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세계 각국 사이에 벌어진 사이버 전쟁의 역사와 흐름에 관해 저자가 취재한 사실에 기반하여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미국에서 처음 시도된 사이버 무기의 개발 역사와 국가적 관점에서 한 국가의 외교/안보/전쟁의 전략적 수단으로서 유효한 지위를 갖는 사이버 전쟁으로의 확산과 전세계적으로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약 20 여 년 동안 벌어진 사이버 전쟁 사례들을 저자가 취재한 사실에 근거하여 순차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미국의 외교, 국방 분야의 전문기자로 자신이 직접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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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우리에게 언론 보도를 통해 소위 해킹 공격부류의 국제적 사건으로 알려져서 친숙한 바 있지만 정확한 의미는 단번에 파악하기 힘들었던 인물 혹은 용어들이 이 책에 다수 등장한다. 그런데 그것이 묘하게도 현재 미국과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는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이 대표적이다.

겉으로 드러난 것은 무역 협상이나 핵무기 문제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국가 간의 다툼 중심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책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어둠 속에서 진행되는 치열한 사이버 전쟁들의 전개 과정이 대거 열거된다.

컴퓨터와 정보 통신망 상에서 고도의 전문 지식과 기술에 기반하여 이루어지는 사이버 전쟁, 소위 해킹 전쟁의 특성에서 책 제목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사이버 전쟁은 직접적인 인명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지만, 사회/경제적 혼란과 마비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처리와 복구 비용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파괴력 있는 무기로 간주된다. 더구나, 해킹 공격의 발원지를 찾아내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반격이 어렵다는 점에서 공격자 자신의 피해는 전혀 없이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완벽한 무기로 간주되기도 한다.

저자가 바라보는 현재의 국제 정세에 대한 관점은 비판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모든 소위 해킹 전쟁의 시발점은 미국이 일으킨 것이며, 이로 인해 모든 미국의 적대적 국가들이 사이버 무기와 공격 능력을 갖추게 되어 현재까지 분쟁을 일으키게 되었으므로, 근본적인 원죄는 미국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과 이 과정에서 미국이 자국 국민들의 정보를 감시하고 통제함으로써 개인의 인권 침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국가 간의 사이버 전쟁의 시작이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상대방의 적대적인 악의에서 시작된 것도 있지만 의외로 사소한 원인에 의한 것이란 사실도 소개하고 있다: 이란과는 핵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북한은 김정은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소니픽처스에 복수하기 위한 것을 예로 든다.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인 사이버 전쟁자체가 워낙 극비 사안으로 비공개 자료가 많기 때문에, 일부분은 저자만의 추론으로 작성된 내용이나 주장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건 묘사나 서술의 장황함으로 인해 사실 관계 파악이 어려운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 미국관련 국제적 이슈 문제의 이면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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