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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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8 최은영
두 번째 읽는 최은영 소설집. 쇼코의 미소는 다들 왜 이걸 좋아하지 했는데 이 소설집을 절반쯤 읽으니 마음이 녹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여러 감정과 회한 같은 것이 떠올랐다.
언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소설이라면, 글이라면. 앞으로도 찾아 보고 싶은 동갑내기 작가 최은영. 나는 못 쓸 착한 글들. 그래도 좋다. 나 대신 많이 써 줘요.

그 여름-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처음 읽은 최은영 소설. 두 여자 아이 이야기이고 첫 인상은 그냥 그랬다.
601,602-이웃이었던 효진과 그녀를 존중하지 않던 기준을 비롯한 그 가족들, 그리고 그것에 부당함을 느끼던 나와 남동생이 생기게 될 나. 어린 시절 남아선호 남성중심 가부장제 가정폭력에 대해 막연하게 느낀 부당함 불만 등을 미묘하게 그렸다.

지나가는 밤-윤희 주희 자매의 서로 보듬지 못한 과거에 대한 아픔. 홀로 버스정류장에서 마냥 기다리던 동생을 부르지 못하고 그걸 나중에 후회할 것도 몰랐던 과거를 돌아보는 마음. 언니에게 애정을 갈구하던 동생.

모래로 지은 집-제목만 들으면, 그래 쉽게 허물어질텐데. 공무와 모래 그리고 나비(나), 나와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작가는 피씨통신과 거기서 만난 아이들과의 우정과 사랑 등을 섬세하게 그렸다. 천리안에서 엠에스엔, 미니홈피, 네이트온, 인터넷 음악 방송으로 이어지던 우리 시대의 인간 관계. 같은 학교를 나온 것 외에는 너무도 다른 환경 속에 살아 서로를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같이 있으면 마냥 웃고 좋았던 시간. 그러다가도 서로에게 실망하고 상처 주고 멀어지고 다시 그리워하는. 쇼코의 미소마냥 중편에 가까운 분량의 소설이다. 다음 소설도 그렇지만 세명은 완벽의 숫자 같으면서도 늘 한명이 외로워지고 어정쩡하고 미묘한 구도가 나온다.

고백-수사가 된 옛 애인 종은에게 고해성사 하듯, 자살한 사람, 살인한 사람에 대해 물으며 과거의 세 친구 주나, 진희, 미주의 모습을 돌아보는 미주. 커밍아웃 한 친구를 대했던 자신들의 잔인함을 애써 상대에게 잘못을 떠밀며 부정하려 하던. 그러나 내내 박힌 가시마냥 걸어가던. 그 고백을 듣는.
책의 제목은 이 소설에서 비롯되었다.
“넌 내게 무해한 사람이구나.” 그러나 그런 진희에게 미주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 만드는 상처를 준다. 그것을 애써 주나 탓으로 돌린다.

손길-어린 시절 나를 오래 돌봐주다 말 없이 사라졌다 다시 마주친 숙모. 언 손을 녹여주던 손길만으로도 풀렸던 나. 숙모를 다시 찾아가 몰래 지켜보다 어둠속에서 마주한 나. 시간과 서술이 생각을 짚듯 왔다갔다 해서 조금 읽기에 혼란한 감은 있었다.

아치디에서-이전 소설집의 한지와 영주랑 비슷한 느낌의, 다른 언어와 다른 나라 출신 사람의 만남에 대한 글인데, 꽤 좋았다. 늘 강하게만 살아야 한다고 자신을 다그치다 상처 입은 하민과, 늘 약하다고 다그침 받다 자신을 놓을 뻔하다 어쩌다 갇혔던 아일랜드에서 살아 돌아간 랄도의 만남과 헤어짐.
밑줄 치고 싶은 구절들이 많이 있었다.
“삶이 자기가 원치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버리고 말았을 때, 남은 것이라고는 자신에 대한 미움뿐일 때, 자기 마음을 위로조차 하지 못할 때의 속수무책을 나도 알고 있어서.”
“내가 춤을 추면 사람들이 웃어. 그러면 마음이 아프거든.
어둠 속에서, 하민의 얼굴 위로 고속도로 가로등 빛이 스쳐지나갔다.
그렇게 마음이 아프면 편해지는 게 있었어. 그래서 그랬어.” 펍에서 맥주를 거푸 마시고 이상한 춤을 추던 하민의 마음. 간호사를 하며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이 되고 오빠에게 돈을 털어 줘야 되었던, 그래서 한국을 떠나고 싶어 떠나온 하민의 마음.

이번 소설집도 주로 가족 안에서의 잔혹사, 상처 받는 사람들, 상처 주는 사람들, 만나고 상처주고 멀어지고 재회하고 돌아보며 그 떄의 마음을 다시 떠올리고 몰랐던 마음을 다시 헤아려보고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신파도 싫고 평범하면서 구질구질한것도 싫고 소심한 것도 싫고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눈 녹듯 무너진 마음이 아 이런 것도 좋다 내가 살지 않았어도 이런 감정을 가졌던 누군가가 이런 감정들을 이야기로 만들어 줘서 내가 그걸 읽게 되서 좋다 싶은 마음이 드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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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주기율표 - 교과서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원소 118 이야기
사이토 가쓰히로 지음, 김소연 옮김, 장우동 감수 / 해나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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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주기율표- 교과서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원소 118 이야기
-20181113  사이토 가쓰히로 지음, 다카야마 미카 그림

 대한화학회에서는 표준 주기율표를 발표 제공하고 있다.  

 주기율표에 대한 책은 이전에 ‘주기율표로 세상을 읽다(요시다 다카요시)’를 본 적이 있다. 이번 책은 ‘만화로 읽는’이 붙어 있으니 막연히 쉽고 재미있겠지? 하고 펼쳤는데 오산이었다. 의외로 도전적이었고 처음에는 고전했지만 어느 순간을 넘기니 아니 이런 물질이 세상에, 아니 이름도 못 들어본 것들이 우리 생활 속에, 하면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하긴 책이 아니라면 언제 주기율표 속 원소들 이름이라도 훑어 봤겠나. 

 이 책의 제목은 약간 낚시 같긴 하다. 주기율표에 대한 책이라면 각 족별, 주기별 특성이나 주기율표를 보는 법 등이 나와야 할 것이고 이전에 본 다카요시의 책은 그런 의미에서 책 제목과 내용이 일치했다. 굳이 이 책 제목을 정확히 정한다면 ‘만화로 읽는 주기율표 속 원소’정도 될 듯하다. 각 개별 원소들을 나열하고 각각의 특성, 용도, 발견 시기 및 발견자 등이 간략히 기록되어 있다. 처음엔 대체 이게 무슨 의미야 싶었는데 이름을 들었을 때 아 거기 쓰는 물질, 하고 떠올릴 정도만 되어도 화학에 대한 막연함은 해소될 듯 하다. 

 책 초반에 만화와 원자 등장 이전에 원자번호와 뜬금 없는 방사능 특징이 나오는데 여기서 아마 멘붕하고 책을 접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나도 약간 그랬다. 그런데 주기율표 후반부에 수많은 놈들이 거의다 방사성 원소이다. 방사선, 방사능, 방사성 원소에 대해 야구를 비유로 설명한 것이 그나마 이해를 돕고 극복을 도와주었다. 

투수: 방사성 물질(방사능을 가진 것)
야구공: 방사선
투수의 공 던지는 기술, 능력: 방사능
공에 맞은 사람: 방사성 물질에 피폭 당한 피해자
참 쉽죠?

1. 현재까지 알려진 원소는 얼마나 될까?(원자 번호는 몇 번까지?)
 원자번호는 1번인 수소부터 118번인 우누녹튬(잠정적 이름)까지 있다. 이 책은 얘네들 이름을 한 번씩 다 다룬다! 
 책의 구성은 원자번호 1부터 100까지는 상세하게 한 면은 글로 된 저자의 설명, 다른 한 면은 주기율표 상 해당 원소의 위치와 수치적 특성(그러나 이건 거의 안 읽게 됨. 끓는 점 녹는 점이야 물성 이해 위해 알면 좋다 쳐도 뭐 원자량 밀도 주요동위원소 반감기 등은 일반인이 봐야 이해도 안 되고 그냥 넘어갈라면 넘어가도...), 그리고 세 네컷 정도의 만화에서 원소를 발견한 학자들의 에피소드가 간간히 나온다. 만화만 보면 사실 물질 특성 같은건 심지어 안 나올 때도 많은데 아 이렇게 추출했구나, 아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분투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겨우 세 네컷으로 나오니 오 쉽게 찾았네? 하는 오해를 할 수도 있지만...퀴리 부부가 피치블렌드란 이쁜 이름을 가진-그러나 실제로는 무시무시한 우라늄 광석-돌멩이를 수 톤 죽어라 갈고 빻고 끓이고 하는 걸 보면 몇 컷 몇 줄로 그들의 노고를 접하는게 약간 미안해지기도 한다.
 
 94번 원소인 플루토늄 이후의 원소는 거의 쓰임새가 없다고 한다.(95번 아메리슘은 화재경보기에 쓰는 나라도 있다고...)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고 원자로나 사이클로트론같이 어마어마한 장치를 동원해야 합성할 수 있는 원소가 대부분이다. 

 101부터 112까지는 합성, 발견, 재현성이 증명되어 정식 명칭이 붙었지만 반감기가 짧아 수명이 찰나 수준인데다 합성 원자 수 몇 개 수준의 양에 불안정성 때문에 딱히 물성도 알려진게 없다고 하여 이름과 이름이 붙은 유래 정도를 간단히 기재했다. (즉 만화가 없다.)
 113부터 118까지는 발견된 것은 확실하나 어른의 사정(정치적, 발견자가 누구냐 하는 분쟁 등등)으로 아직 이름이 확정 안 된 원소들, 즉 원소가 발견된 후, “정식 명칭”이 결정되기 전까지 “잠정적”으로 부르는 이름인 “체계적 원소 이름(계통명)”을 간단히 소개한다.113을 우눈트륨, 114를 우눈쿼튬이라고 부르듯 나름의 숫자 규칙에 따라 이름을 붙이고 정식 명칭이 붙으면 이전 명칭은 파기한다고 한다. (역주에 따르면 정식 명칭이 이미 결정된 것도 몇 개 있다고 한다.)

2. 원소의 이름은 어떻게 지었을까?
 책에서 주로 다루는 내용인 원소 이름을 붙이는 방법이다. 오래전부터 발견된 원소는 주로 성질을 따거나 그 원소가 포함된 물질을 따왔다고 한다. (신맛을 내는 산소, 목탄 속 탄소 등등) 주로 그리스어나 라틴어가 많다. 근대 이후 발견된 원소는 주로 지명(스웨덴 광산 이테르비에서 유래한 이터븀, 터븀, 이트륨, 어븀 친구들, 캘리포늄, 버클륨 등), 나라 이름(프랑슘, 유로퓸, 폴로늄, 아메리슘 등)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우라늄, 넵튬, 플루토늄 등), 사람 이름(가돌리늄, 퀴륨, 아인슈타늄 등등 끝도 없다.) 등 다양한 이름을 붙여 놓았다.

3. 물질들이 대체 어떤 용도가 있나?
 원소 자체는 이름 자체도 못 들어 본 것들이 우리 생활에 많이 쓰이고 있다. 희토류들이 대표적이다. 
 갈륨이라는 물질은 이 책에서 처음 봤는데 LED전구 중 푸른 빛을 내는 청색 발광 다이오드의 원료라고 한다. 푸른 색이 가장 나중에 개발되었다는데!!
 “1993년 질소화갈륨(III)GaN을 이용해 파란색을 만드는 데 성공하게 된다. 그런데 이 성공은 단순히 파란빛을 만들어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빨강과 파랑과 초록을 섞어 드디어 백색광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LED의 표현력이 현격하게 향상되었다.”
 그렇다. 그 덕에 우리는 지금 쩡한 흰 빛 조명과 생생한 엘이디 휴대전화 텔레비전 등을 볼 수 있다. 

 탄탈륨은 ‘고릴라는 핸드폰을 싫어해’에서 처음 접한 콜탄 속 원소이다. 검은 금으로 불릴 만큼 비싸게 팔려서 콜탄 광산 근처 숲과 고릴라 씨를 말린 주범이 된 탄탈륨은 전자 제품의 콘덴서에 절연체로 필수로 들어가는 물질이라고 한다. 고릴라야 미안해.

 그 외에도 셀 수 없는 많은 금속 물질들이 유리에 들어가면 색을 변하게 하거나, 보안경으로 쓸 수 있게 빛을 차단하거나, 튼튼하게 만든다고 했다. 

 방사성 원소의 경우 우리가 잘 알다시피 발전기, 무기, 의학용으로 쓰인다. 우라늄 동위 원소가 다양하지만 그 중 연료가 되는 것은 극소수라고 한다. 원래는 훨씬 더 효율 좋은 토륨을 쓸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못 된 배경이 안타깝다. 
  “토륨은 자연에서 채취한 모든 토륨이 현재 원자로의 연료인 우라늄235처럼 원자로의 연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라늄처럼 치사하게 ‘우라늄235는 0.7%에 불과하고 99.3%는 연료로 쓸 수 없는 우라늄238(238U)이랍니다. 죄송해요’라고는 말하지 않는다는 거다.” (표현이 너무 재밌다.)
 “원자로 개발 초기에는 토륨을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무기로 사용 가능한 부산물, 즉 플루토늄의 생산량은 우라늄형이 더 많다는 이유로 토륨형은 채택되지 않았다고 한다.”
  무기 만들 빠워풀한 플루토늄 생산을 늘리려고 그랬다고...이제 와서 유라늄형을 토륨형 원자로로 바꾸기엔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 거의 불가능하고 일부 국가만 토륨형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저자는 체르노빌이나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사고가 난 원전 이야기를 짧게 언급하며 원전 개발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4. 방사성 물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방사성 원소는 사람들이 인공적으로 합성한 방사성 물질도 있지만 자연계에도 존재하는데, 그 이유는 이들 원소가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방사성 원소가 반감기를 거쳐 붕괴하면서 새로운 원소가 끊임 없이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요즘 침대에서 나왔다고 난리난 라돈은
우라늄 → 토륨 → 라듐 → 라돈
 그외에도 악티늄->토륨->라듐-> .... ->납(가장 안정적인 원소라고 한다.)
 퀴륨(조부모)->유라늄(부모)->프로트악티늄(나)->악티늄(딸)->납(손자) 이렇게 가족으로 비유한 것도 웃겼다. 
 이런 변화 계열을 붕괴 계열이라 부른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인체 독성을 가진 수많은 원소들도 소개되었다. 주기율표로 세상을 읽다 에서는 아예 독이 되는 물질을 족별로 집중적으로 다루기도 했었다. 

과학에 대한 책은 문돌이였던 내게 나름 세상을 보는 눈도 넓혀 주고 일상 생활에 쓰이는 다양한 것들의 근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해 주어서 좋다. 내가 이런 어려운 이야기를 참고 읽다니! 하는 뿌듯함도...사실 깊이는 없는 그야말로 개론개론개론 수준 책인데 그래도 안 본 나 보다는 본 나가 좀 더 낫긴 하겠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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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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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1 이동진
부제에 책 내용 거의 다 요약되어 있다. 제목만으로도 도움될지도.

독서법, 글쓰기 책을 읽는 것에 인색했었다. 그런 책 읽을 시간에 한 권이라도 더 읽고 한 자라도 더 쓰자, 책 소개 책 해설 읽느니 목차에 씌인 소개작을 직접 사 보자 그게 시간과 돈 아끼는 것이다 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내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한 또 다른 지지, 나보다 고수인 사람들의 또 다른 방식과 생각, 특히 지칠 무렵 다시 스스로를 다독이고 즐거움을 한 번 더 일깨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김민식 책에서도 봤지만 이동진 역시 행복은 빈도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일상의 소소하고 반복되고 지속 가능한 행복 찾기. 한 명은 글쓰기, 한 명은 독서에 더 강조점을 둔다.
“저는 쾌락은 일회적이라고, 행복은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쾌락은 크고 강렬한 것, 행복은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 있는 일들이라고.”

한 번 편 책은 끝까지 책임져 주자, 덮더라도 언젠가는 다 읽어주자라는 마음으로 독서를 지속하는 나와 달리 일부만 읽거나 읽다 마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마음은 나와 좀 달랐다. 그게 나름 계속 읽게 하는 힘이라고도. 나는 성격상 안 될 것 같다.ㅋ
“저는 책이란, 늘 가까이 두고 언제나 펴보고 아끼지 않고 읽고 그러다가 읽기 싫으면 집어 던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즐겁게 책 읽기를 할 수 있는 태도라고 믿습니다.”

추천 도서 목록을 보며 이미 읽은 책 체크해 보는데 이게 뭐라고 내가 본 책 나오면 신났다.(주로 소설 쪽이 많다)안 읽은 게 많지만 주눅들기보다 이야 이렇게 아직 안 읽어본 책이 많다니 신난다! 하며 마음 편히 참고하기로. 그런 의미에서 집에 사두고 안 본 책 발견하는게 조금 더 신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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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맛있을까 - 옥스퍼드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의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음식의 과학
찰스 스펜스 지음, 윤신영 옮김 / 어크로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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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9 찰스 스펜스 저 윤신영 역

원제는 가스트로피직스. 미식물리학쯤 된다. 맛을 느끼는 것은 단순히 혀의 미각 뿐 아니라 수많은 감각 심리 사회적 요소가 작용한다는 내용이다. 이미 최낙언의 책들에서 마르고 닳고록ㅋ 접한 사실이라 엄청 새롭고 놀랍진 않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읽었다. 맛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쳅터별로 다양하게 제시한다. 
다중 감각적 경험이라는 말이 특히 자주 맛을 설명하면서 제시된다. (공감각이란 말도 자주 나오지만 둘은 구분된다. )

저자가 연구했던 파사삭 소리로 더 바삭함을 느끼게 하는 소닉칩이 재미있었다. 음식을 먹으며 벨벳을 문지르거나 털복숭이 파우더향 식기를 쓰게 하는 것도. (1930년대 미래파 겁나 희안한 듯) 신 맛 음악 단 맛 고양하는 음악 사례도 흥미로워 찾아 봤다. 
신맛 음악이 궁금하다면
Nils Okland - Horisont

단맛 증진용
Tubular Bells (The Original Remastered)

혼밥 문화나 한국의 먹방에 대한 간단한 고찰도 재미있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푸드 포르노. 그 의미와 영향을 돌아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 

칠리콘카르네 좋아하는 저자가 자기 이름 철자 찰스랑 스펠이 많이 겹쳐서 그렇다는 건 좀 억지 아냐 싶었다. 난 옥수수 싫어해. 

에그 컬큘레이터라고, 원하는 대로 달걀 익히는 시간 조리법 알려주는 사이트 소개도 재밌다. 노른자 흐르는 영상 넘나 좋은 것.

The Egg Calculator
https://www.chefsteps.com/activities/the-egg-calculator

사실 난 미식이나 외식 별로 안 즐긴다. 엄청 안 먹고 가려먹는 축이다. 왜 맛있는가의 내용은 왜 맛있게 못 먹는가의 답도 약간 제시해주는 듯 했다. 책 마지막에 적게 건강하게 먹는 법 제안이 나오는데 난 반대로 하면 체중 증가에 도움이 되겠군. 빨간 그릇 쓰지 말고 큰 그릇 쓰고 티비 앞에서 먹고 어쩌고저쩌고 청개구리마냥. 

역자 서문 좋았고 책 전체 문장도 지나치게 친절하다 싶은 옮긴이 주도 그럭저럭 좋았다. 다만 역자의 리비도가 넘치는 사례가 종종 몰입을 방해했다. 


셰프 잭 펠라시오를 펠라치오라고 읽어버리거나 (…)


뭐 뭘 제공해?
음경이 책의 용법처럼 상용되는 말은 아니잖아. 내가 음란마귀가 씌였나 해서 사전도 뒤졌는데 마땅한 뜻풀이 못 찾았다. 소리 배경?배경음? 아니면 한자 병기라도 해주던가…한 번도 아니고 내내 나와서 포기했다. 
역자 사진이랑 트위터도 찾아보게 만드는 시점이었다. 글재간 있는 과학 잡지 편집인 겸 저자 겸 역자 겸 꽃과 시를 좋아하는 채식주의자였다. 끄덕끄덕 이상한 매력이군. 


목차
1부  | 거의 모든 감각의 식탁
1 맛있게 먹었다는 느낌은 정확히 어떤 느낌일까?
맛보다, 입으로 마음으로  Taste
2 냄새만으로 배부르지는 않겠지만
코로 맛보다  Smell
3 어떤 색깔이 더 맛있을까?
눈으로 맛보다  Sight
4 바삭거리는 소리가 클수록 맛있다
귀로 맛보다  Sound

5 토끼 스튜는 토끼 가죽 스푼으로
피부로 맛보다  Touch

2부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식
6 우리 분위기 있는 곳에서 먹어요
식사의 분위기 The Atmospheric Meal

7 오리지널 소셜 네트워크
사회적 의미의 식사  Social Dining

8 미슐랭 셰프도 좌절시키는 10km 상공의 식사
기내식의 비밀  Airline  Food

9 프루스트의 마들렌처럼
기억에 남는 식사  The Meal Remembered

10 왜 스타벅스는 진동벨 대신 이름을 부를까?
개인 맞춤형 식사  The Personalized Meal

11 소리, 분위기, 맛 모두를 즐기세요
맛보다 경험  The Experientail Meal

12 로봇 셰프를 믿을 수 있을까?
디지털 식사  Digital Dining

13 완벽한 식사의 조건
오래된 미래  Back to the Futu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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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써봤니? - 7년을 매일같이 쓰면서 시작된 능동태 라이프
김민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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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2 김민식
제목에 끌려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한참 읽다가 저자가 누군지 알았다. 영화 공범자들에서 페북 라이브 틀어놓고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치던 장난기 넘치면서도 동시에 진실하고 절박해 보이던 ‘맛이 갔던 엠비씨’의 피디 아저씨.
내가 이제 막 빠지고 있는 독서와 글쓰기의 즐거움과 가치를 설파하는 같은 방향을 향하는 사람의 글이라 즐거웠다.
블로그 예찬론자로 매일 아침 한 편씩 블로그에 뭐라도 쓰길 권한다. 일단 재미있고 그것이 가치를 만들고 자신을 사랑하고 내 미래와 노후를 풍족하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듯하다.
잘 쓰고픈 부담, 아기를 돌보느라 못쓰는 고통에 얽매여 있었는데 재밌자고 하는거지, 하고 생각하게 되니 조금 덜 불행해질 것 같다.
열정 넘치고 영어 공부, 연출 경험, 책을 쓰고 강연하는 경험 많이 가진 저자가 대단해 보이고 난 저만큼은 쉽지 않겠지 싶지만 그래도 욕심내지 않고 즐거운 일을 하며 나를 사랑하며 내 삶을 산다는 것은 닮고 싶고 배우고 싶다. 덜 쓰고 덜 버는 삶 글로 버는 삶도 생각해보게 된다. 내 글이 돈이 되는 날이 오면 정말 신날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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