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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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3 오찬호
1등에게 박수치는 게 왜 놀랄 일일까 를 잘 보고 좋아서 오찬호의 다른 책도 읽고 싶었다. 이 책은 올해 초에 나왔다. 저자, 글 잘 읽히게 잘 쓰고 사회에 대한 인식과 분석도 날카로워서 좋다. 
부끄러워야 할 때 부끄러워 하지 않는, 부끄러울 일이 아닌데 부끄러워 하는, 어딘가 좀 이상하다 못 해 괴기스러운 우리 사회의 민낯을 친절하게도 콕콕 짚어가며 이야기 한다. 수치심과 죄의식의 미묘한 문화적 차이도 잠깐 언급된다. 
일단 읽으면서, 읽고 나니 나의 부끄러운 말과 행동과 인식들을 다시 돌아 보게 되었다. 등 따시고 배 부르게 산 지 채 얼마 안 된 주제 슬금슬금 오른쪽으로 나도 모르게 기울어가던 것을 이 책이 머리 채를 확 쥐어 당기며 왼쪽을 보게 하는 듯 했다. 
인용된 소설이나 사회학 책들도 다 괜찮고 도움이 되어 보인다. 
꼰대질, 공감 부족, 가해자가 당당하고 피해자를 밟아버리는 부조리, 여성문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반응, 층간소음의 적반하장, 외모와 살 찐 것 가지고 사람 짓밟는 비겁함, 법을 외면하고 요령이 자랑인 척 하는 시민 못 된 이들, 제대로 슬퍼할 줄 모르는 사람들, 당연한 것들을 왜 그리 빡빡하게 구냐는 말들, 남에게 상처 입히고도 모르는 말, 말, 관계 등등등등
사례로 나온 상황이 다 어이터지고 열불나지만 제일 화나고 충격적인 사례 중 하나는 저자가 신문배달하던 때 신촌 소위 명문대 놈들이 축제 시절 조중동 추정 되는 신문 배달한다고 신문 빼앗아다 다 던지고 배달 오토바이 엉망으로 하고 저자 괴롭힌 이야기였다.  떼거리만 되면 왜 그리 비겁하고 더러운 용기가 생기는지 약자한테 아니 누구한테든 인간한테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왜 순간적으로 맛탱이들이 가는지 정말 슬펐다. 화가 났다.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사람 사는 곳 다울지 우리가 좀 덜 불행할지 좀 더 행복할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도록 도운 책이었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보고 싶다. (에필로그에 이 책은 유혈 낭자 아니고 부드럽게 쓴 거라고 휴식같은 책이었으면 ㅋㅋㅋㅋ하는데 농담인가 진담인가 다른 책은 대체 어느 수위인거냐 더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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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 - 페미니즘 소설 다산책방 테마소설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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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80930 
조남주 최은영 김이설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건 알라딘 신간 알리미에 구병모와 김성중이 동시에 떠서 였고, 82년생 김지영의 돌풍에 가까운 인기에 편승하려는 급작스러운 기획물로 빤히 보이는 페미니즘 소설집이라 조금 실망했었다. 그래도 좋아하는 작가들 작품이나 보자, 하고 전자 도서관 신세졌다. 

조남주-현남 오빠에게
 자신의 역량과 몫보다 지나치게 과도하게 명성과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운 좋게도 혹은 영리하게도 여성의 한과 삶의 고단함을 팔아 뭐 페미니즘의 물꼬를 폭발시킨게 긍정적인 역할이었다면 그렇다고 치자, 할 수도 있지만. 이런 후진 소설이 후진 문장과 너절하고 빈약한 프레임으로 징징대는 형태인 건 자존심도 상하고 짜증도 난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해 워터프루프 북에 리커버 판까지 나온 장편보다 이 책의 단편은 더 심하다. 설 익은 밥을 후루룩 대충 떠서 던져 놓은 듯, 독자에 대한 모독이다 싶은. 아니 조남주 소설 속에는 남자고 여자고 정상인 새끼가 없다. 현남이는 남자라 문제가 아니라 진짜 개샹말종 정신병자 수준의 편집증 의처증 강박증 환자이고 현남이 전여친은 이거 뭐 자아도 없고 질질 끌려다니다 사실 나 니 모르게 니말 안 듣고 다른 생각 하고 여러번 말 안 했는데 니 새끼가 안 듣고 어쩌구 저쩌구 십년 세월이 아깝다 잠수탈거야 개자식아 니기미뿡 이러는 역시 제 정신 아닌 듯한 여자다. 이걸로 어떻게 구조적 모순을 파고 들고 심금을 울리고 설득을 하고 변화를 이끌 수 있는지. 나름 어리고 약하던 여성이 대오각성하고 뛰쳐나가서 델마와 루이스라도 만들고 싶었나 본데 절레절레다. 
이 소설이 타이틀이 되고 첫 머리에 실리고 여러 편과 묶인 게 이 소설집의 다른 모든 작가에게 안 된일이고 재앙이다. 조남주는 이제 믿고 거른다. 주제의 시의성과 올바름 때문에 후진 걸 후지다고 말하지 못 하는 현실. 임금님은 벌거벗었다!!!! 하하 시발

최은영-당신의 평화
최은영 단편은 작가상 수상집이랑 이 소설 두 개 봤지만 그렇게나 잘 팔리고 히트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내 취향이 아니라...준호와 유진의 엄마 정순, 며느리 될 선영을 보고 자신의 세월을 한탄하고 자기가 시어머니한테 당한대로 풀어놓을지도 모를 정순, 그런 엄마에게 넌덜머리 나면서도 기대게 두고 또 벗어나고 싶은 유진, 아빠는 왜 익명의 아빠냐 무슨 의도일까. 그냥 캐릭터들이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하게 그려져있고 그들의 심리와 상처 그런 걸 그럭저럭 그려 놓아 조남주 때문에 던질 뻔한 책을 계속 보게 해 줬다. 

김이설-경년
여성의 나이듦에 대한, 그리고 아들 새끼 어찌 키우나 대한. 날 것 같고 안 예쁘고 구질구질 지겨운데 나한테는 차라리 이런게 재미있다. 이창동 영화의 시 쓰는 할머니도 생각났는데 소설 속 화자는 어미라 그런가 그만큼 고귀한데 까지는 못 가고 여자애들 이름이나 부르며 안타까워하다 끝난다. 여동생 초경으로 엉엉 어리둥절 이거는 좀 진부하고 성교육 동화 결말같아 아쉬웠다. 

최정화-모든 것을 제자리에
작가상 수상집과 이 소설 두 개째 보는 작가2. 뭔가 디스토피아 같은 비현실적이면서도 황량한 도시와 건물 폐허에 대한 묘사, 환타지 같은 상황들의 표현이 좋았다. 치우다 보니 이거 치우고 저거치우고. 그게 현실 개선의 의지인지 자기 맘대로 맞추려는 억압의 상징인지 좀 분명치가 않다. 마지막에 습진 상처 투성이 그녀의 손이 남자 손으로 바뀌는 것 때문에 더 헤깔리는 듯. 사실 뭐 말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여성에게 일상적으로 막 던지는 말들이 손이 아픈 사람한테 너 언제 낫냐 라고 쓰잘데 없이 던지며 성가시게 하는 말과 대유가 될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여하튼. 라면 먹고 폐허 사진 찍는 여자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사진 잘못 찍어 다시 찍으러 갔는데 사실 엉망인 곳을 하나하나 정리하다 그랬다. 는 이야기로군. 
모든 것을 제자리에. 라는 제목은 마음에 든다. 그래 모 작가의 과분한 성공은 제자리로. 그보다 나은 잘 쓴 더 고민하고 더 고치고 더 아프게 그린 사람들에게 그 몫을. 

손보미-이방인
제대로 느와르. 사실 시체들 증강현실 자살 자살자 두 명 모두 뭔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사고로 칩거하는 여경찰과 덮고자 하는 어떤 사건들과 여경찰을 다시 끄집어 내려는 남경찰과 그의 죽음과 여경찰의 복귀와 손가락질. 페미니즘과의 연결고리는 잘 모르겠는데 작가가 남자의 도움을 애써 뿌리치게 하려니 글이 잘 안 풀렸다 그걸 벗어나니 썼다 그 말에서 뭔가가 느껴지긴 한다. 

구병모-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
괴수 대백과 같은데 자주 나오는 여자 머리의 새 같은 괴물 하피, 여장 축제에 나갔다가 몰살된 성범죄자들, 대역으로 갔지만 여자라서 죽이고 2차 가해자에 가까운 언행을 하고 성범죄자랑 여전히 어울리다 이 놈은 반만 나쁜놈 그래도 죽일 놈 하고 뜯어진 표. 수학자 하피티아의 죽음은 구병모식 언어유희. 여자라서 죽었다의 역발상 처럼 남자라서 죽었다 하면 어떠냐 하고 표를 죽여버린 건지. 여장?이라 하지만 여성에겐 일상적인 메이크업 헤어 불편한 복장 킬힐을 남자에게. 너들도 당해 봐라 이건가. 뭐 표현은 판타지식 전개는 구병모의 주특기니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지만 얘기하고 싶은 것들은 대충 알겠는데 갸우뚱이다. 

김성중-화성의 아이
환상소설 하면 또 김성중. 소설집 소설 중 제일 예쁘고 안 차가운 결말이라 좋고. 라이카와 데이모스와 정체불명 포유류와 그녀가 품은 아이. 인류가 없는 그곳의 암컷들의 생존?연대? 에일리언도 프로메테우스도 생각나는데 그 따뜻한 버전이랄까. 소설 다워서 좋았다. 당장 몇 달 전까지 아이를 품어본 나라 더 그랬다. 모성은 생각보다는 그렇게 끔찍한 일이 아니야. 수백년 간 우주에서 냉동인간인 채로 또 깨어나서 화성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메마름과 고통의 환경이라도 그럴 가치가 있는거야. 그래서 생명이 이어지는거야. 라고 말하고 싶었을까. 조각난 태아 사진 올리고 끼끼대는 아이들아 반성하자. 니들 삶도 소중한데 니들 결정권도 존중하는데 끼끼댈일은 아니다. 미안한 마음은 가져야 되지 않을까. 니들 밖에는 기억해 줄 사람이 없단다. 우주선 속에서 화성에 죽어 묻히러 온 애들 말이야. 라이카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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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금희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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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3

대상 김금희 너무 한낮의 연애
기준영 누가 내 문을 두드리는가
정용준 선릉 산책
장강명 알바생 자르기
김솔 유럽식 독서법
최정화 인터뷰
오한기 새해

-알라딘 eBook <2016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여름에 비해 가을에는 독서력이 형편없이 떨어진다. 열 권 넘게 읽던 책이 이번달에는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알라딘 본투리드 도서관 겨우 승인 받고 처음 빌린게 이 책이다.

가장 친숙한 장강명 소설부터 보았다. 흔하지 않은 단편, 장편보다 못 쓰네 하다가 중반부 넘어가며 의도가 파악되는 순간 훅 들어오는 느낌에 무릎을 탁 치고 탈덕에 실패했다.

사실 이 책을 빌린 건 야성미 넘치는 또라이 소설 보고 싶다 하니 장작가가 오한기를 권해서 오기와 한기가 느껴지는 프로필 사진과 소설이 일치할지 궁금해져서 였다. 피츠제럴드aka친친나트 작가가 미혼에 애기라곤 만져본 적도 없구나 애를 데리고 소설을 쓴다니 내가 애 재우려고 그 틈에 쓰려고 얼마나 고군분투하는지 니놈이 봐야 해 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럭저럭 봤다. 여러 작품마다 한상경이 반복해서 나온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김금희 소설은 하도 제목을 자주 들어 궁금했는데 그냥저냥 깔끔하고 구질거리게 잘 썼다. 정오 무렵 종로를 걷고 맥도날드 갔던 기분이 느껴졌다. 사랑이 없어지는 느낌은 사실 와 닿지 않았다. 공감능력 결여라 필용의 눈물도 애닳지 않았다.

기준영은 남자인줄. 주인공과 H와 진과 여동생 혜승. 부자가 주인공인 소설 싫어해서 그리고 재미 없었다.

정용준 소설은 내가 한낮에 엄마가 봐주던 애기와 선릉 갔던 때를 떠올리게 했다. 그만큼 생생했다. 날라리들과 시비 붙는 부분은 많이 작위적이었다. 거기 말고는 그럭저럭 좋았다. 몸에 좋은 소설인지는 모르겠고 마음에 나쁘지 않은 소설이었다.

김솔은 판타지인데. 반복이 많았다. 외국인이 외국에 있는 소설. 나한테는 너무 어려운 과제였는데 음 이렇게 쓰는거구나 싶었다. 벨기에에 있는 태국인. 이 소설로 써서 들려주는 아내 소녀 거미 고슴도치 자동차 초콜릿공장 차에서 읽는 소설 히치하이킹 로드킬 이야기

최정화 소설은 불안장애와 폭력 사고와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그래도 아무도 안 믿는 이야기. 셋이 있으면 괜찮은데 일대일일 때 이상하다. 나랑은 정반대네. 작가노트가 남았다. 초고는 걸레다. 세번 다시 쓴 소설.

도서관 열심히 이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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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민정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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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7
박민정 세실, 주희
임성순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임현 그들의 이해관계
정영수 더 인간적인 말
김세희 가만한 나날
최정나 한밤의 손님들
박상영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본투리드 도서관 루우가 본다 그래서 빌린걸 나도 봤다.
2016보다 더 젊고 더 재미난 소설이 많았다.

박민정-일본인 세실과 함께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는 주희, 잘 몰랐던 것들에 대해 찾아보며 알아가고 의문을 갖게 되는, 일상에서 사회 문제로 옮겨가는 이야기인데. 그냥 저냥 그럭저럭.
임성순-미술과 자본의 더러운 되먹임을 그럴 듯한 비유 같은 판타지로 재밌게 그렸다. 소설은 심각한데 작가노트는 너무 유쾌했다.
임현-작년도 작가상이랑 단편보면서 인상깊은 작가인데 후회와 이기심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정영수-임현도 해원 이란 제목으로 어디 퀴어 웹진에 소설 쓴게 있던데 여기도 해원이 나온다. 안락사 매우 적극적인 사실은 자살에 대한 이야기다.
김세희-별 생각 안 하고 봤는데 이게 의외로 좋았다. 마케팅 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인물의 만들어진 리뷰와 그에 희생된 사람들 결국 소모 되고 잘린 인력과 회사생활의 고충과 밀려난 뒤의 마주침 등등등등 네 저도 엔사이트 블로그에 리뷰를 올리지요 가상인물은 아닙니다 인물이랄게 없고 마케팅도 딱히 안 하는 거 같지만
최정나-정나누님의 실험적 소설. 오리와 돼지의 탐욕과 그림과 가게와 집안과 거리를 요리저리 겹치고 펼치고 시선을 옮기고 약간 무대극 같기도 하고 나름 신선했다.
박상영-핫핫핫한 트렌드 게이소설. 봉곤이 소설이랑은 또 다른 맛이 있다. 극찬하는 말들이 그닥 이해는 안 됐지만 우왕 와하하 왕재미있다!까지는 아니고 그럭저럭 재미졌다. 돌아가신 우리 큰아빠랑 이름이 같다. 작가는 상영한다 상영중 이런 말 쓸 때 흠칫하거나 조금 의식할까. 검색하다 작가 트위터에 가봤다. 너무 쾌활했다. 새 소설집 나와서 신나보였다. 나는 안 읽고 선물만 했다. 이라크에서 피었던 지나간 사랑 망한 파스타집 망한 영화 망한 무용수 망한게 아니라 완성된거야 라고 하는 후반부 나올 때가 좀 슬프다. 아직 시작도 안 했잖아 하는 키즈리턴식 위로는 십대후반 이십대 초반에나 할수 있는거라면 이런 위로 내지 자조 내지 합리화는 삼십 넘어 별 볼일 없어졌을 때나 가능한거 아니겠음까.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나처럼.

잘 읽었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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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스피드
김봉곤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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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주랑 뽕술은 다른데. 뽕주는 오디주다 임마. 앞 쪽 소설들을 잘 썼으니 봐 주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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