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_)

--------------------------------------------

'연꽃 만나 가는 바람같이'가

아니라

'연꽃 만나 가는 바람같이'라...

그것도

'한 두 철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라....

 

다가옴이 아니라 지나감의 심정, 그것은 분명 섭섭함일텐데

그 섭섭함도 이별 직후의 폭풍같은 섭섭함이 아니라

이제는 잔잔한 흐름으로 차분해진 그런 섭섭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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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10-12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에게,

......자꾸 아련한 뭔가가 떠오르네요.

앗! 그러고보니 오타쟁이 꽃미남 메시지님의 오타를 또 잡았다!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에게 →이별이게 잖아요~~~~ ^0^

진/우맘 2004-10-12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련한 뭔가 얘기는, 오타 얘기가 아닌데...^^;;

메시지 2004-10-12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 님, 제가 오타를 내면 짠 하고 나타나시어 지적해주시는 님 덕분에 제가 오타걱적없이 글을 쓰기로 작정했습니다. 오타! 진우맘님의 빛나는 눈동자에 녹아버리다!!!
 

중간고사, 얼마남지 않은 수능, 그리고 2005년!

변함없는 일상과 권태, 거기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과 나에 대한 기대들...

지난 몇 주 동안(9월에서 10월 초)  읽은, 읽고 있는 책들.

 

  악의 꽃, 보들레르.

 번역된 책에 왠지 거부감을 갖는 내가 번역시집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원어를 알 수 없으니 번역된 것이라도 읽을 수 밖에.

 이젠 번역된 시도 조금은 읽을 자신이 생겼다.

 

 

허삼관 매혈기, 위화.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준 연탄같은 책.

난, 이런 소설과 시가 좋다.

내 글도 따뜻하고 싶다.

 

 

영원한 이방인, 이창래.

한국인(민족이라는 입장에서)에의해 영어로 씌여진(국적은 미국이므로) 소설을 다시 번역한 소설.

나의 감정적 동요가 적어서 읽는 속도가 무척이나 더딘 책.

결국, 나도 나의 테두리안에서만 머무르고 있다는...

 

오봉옥의 서정주 다시읽기, 오봉옥.

서정주. 그는 분명 시의 거장임에는 틀림없다.

심리적으로 서정주라는 시인의 삶에 내심 불만이 많던 나.

그러나, 그의 시는 참 멋있고, 맛있다.

사실, 우물에 관심이 많은 나는 서정주의 시 한편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시에대한 오봉옥 님의 해석이 마음에 들어서 전체를 읽게된 책이다.

                              현재, 여러모러 내게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세세히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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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0-11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정주 다시 읽기. 저도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허삼관 매혈기도 읽는다고 해 놓고 못읽고 있습니다. 올해가 다가기 전에...
암튼 메시지님, 건강하시고 열심히 잘 지내십시오. 홧팅!^^

플레져 2004-10-11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삼관 매혈기 재밌게 읽었어요.
너무 빨리 읽어서 한 번 더 읽을까해요. ^^

메시지 2004-10-12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자주 못뵈서 죄송합니다. 허삼관 매혈기는 추천할만한 책입니다. 아주 좋지요.^^*
플레져님, 연극도 있어요. 전 EBS를 통해서 봤지만, 실제로 극장에서 보고 싶어요.^^*

책읽는나무 2004-10-19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삼관 매혈기는 저도 추천이에요..^^
정말 따뜻한 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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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9-2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샛노란 겨자색이 인상적이긴 한데 영화 '브라질'에서 주인공 샘이 고문당하며 절규하던 그 철제 의자같아요..앗, 이거 너무 깨는 소린가..

메시지 2004-09-22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브라질'을 안봐서.... 뭐가 깨졌나요----> 바보스러움으로 대충 넘기기^^*
 

*인터넷에서 발견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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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9-21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육필이로군요. 놀라워라!

미완성 2004-09-21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ㅡ
맞아요. 고독도 '독'이니까?
히히. 안도현님한테 한동안 반해서 책 잘 사지 않는 제가 2권이나 가졌는데..히히.

메시지 2004-09-22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 / 저도 멋있는 사인 하고 싶어요.
멍든사과님 / 저 지금 사과먹고 있는데... 제가 대략 10여년 전에 부산에 가면서 안도현님의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라는 시집을 읽었어요. 그리고 기차에 두고 내린 것 같아요. 누군가 읽겠지하는 생각에서였던 것 같은데..... 나중에 그 시집 다시 구하려고할 때 무척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출처 : stella.K > 배우의 무대 장악력에 관해서

연극은 기싸움이다. 관객들이 딴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기선을 제압해야한다. 그래서 배우들은 오래 살기 힘든 것 같다. 작가가 만든 가공의 영혼 속으로 들어가 그것을 체현해야하는 배우는 무당과 다를 바가 없다."

                                                       -최민식, 작가 은희경과의 대담 중에서-

 

지난번 팀장이 전체 모임 때 읽어 준, 영화 배우 최민식의 말입니다. 저도 인상적여서 스크랩 해 두었지요.

이걸 여러분께 다시 한번 읽어 드립니다.

여러분이 앞으로 인물을 구축해 나갈 때,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관객들로 하여금 딴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십시오.

 

관객들은 기실 너그럽고, 인내심이 많은 것 같아도 우리가 하는 연극이 재미가 없으면 지루해 하거나 딴생각을 하는 사람들 입니다.

저 같은 경우도, 책을 읽을 때 잠시도 틈을 주지 않고 빨려들어가게끔 만드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읽긴 읽어야 하는데 읽다보면 어느새 딴생각을 하게되는 책이 있습니다. 그런 그런 경우 정말 읽기가 싫어지죠. 세상에 재밌고 좋은 책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책을 읽어 시간을 낭비하는가? 딴 책을 읽고 싶어지는 유혹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연극을 보러오는 관객도 그러하지 않을까요? 재미없으면, 딴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거죠.

생각해 보십시오. 만일 여러분의 애인의 눈이 나만 바라봐주길 바라는데, 바로 그 순간 애인이 딴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것처럼 김빠지고, 화나는 일이 또 어딨을까요?

그러고 보면 연애를 하면 그때부터 기싸움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하게되는가 봅니다. 흐흐. 그러므로 평범한 것 가지고는 무대나 관객을 장악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여러분이 대사 하나를 칠 때, 감정을 실을 때,  정해진 동선에 의해 움직일 때 어떻게 무대를장악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시기 바라겠습니다.

 

지난 번, 여러분이 파트너와 대사를 칠 때,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건 인정이 됩니다. 하지만 파트너 끼리 진정으로 감정을 교류하고 있다는 느낌은 별로 받지 못했습니다. 물과 기름 같았죠.

물론 시간이 흐르고, 연습이 진행이 되면 이 간극은 점점 더 좁혀질거라고 봅니다. 어떻게 하면 파트너와 최고의 상승무드를 탈 수 있을까 생각하고 또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꼬리말 쓰기꼬리말 쓰기 

메디오 음... 아무리 생각해도 시어머니를 잘 둔 것 같음......
* 드라마 터그로서 잘난 척 좀 했더니 우리 연출이(ID가 메디오임) 이런 댓글도 달아 놨네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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