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기싸움이다. 관객들이 딴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기선을 제압해야한다. 그래서 배우들은 오래 살기 힘든 것 같다. 작가가 만든 가공의 영혼 속으로 들어가 그것을 체현해야하는 배우는 무당과 다를 바가 없다."
-최민식, 작가 은희경과의 대담 중에서-
지난번 팀장이 전체 모임 때 읽어 준, 영화 배우 최민식의 말입니다. 저도 인상적여서 스크랩 해 두었지요.
이걸 여러분께 다시 한번 읽어 드립니다.
여러분이 앞으로 인물을 구축해 나갈 때,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관객들로 하여금 딴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십시오.
관객들은 기실 너그럽고, 인내심이 많은 것 같아도 우리가 하는 연극이 재미가 없으면 지루해 하거나 딴생각을 하는 사람들 입니다.
저 같은 경우도, 책을 읽을 때 잠시도 틈을 주지 않고 빨려들어가게끔 만드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읽긴 읽어야 하는데 읽다보면 어느새 딴생각을 하게되는 책이 있습니다. 그런 그런 경우 정말 읽기가 싫어지죠. 세상에 재밌고 좋은 책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책을 읽어 시간을 낭비하는가? 딴 책을 읽고 싶어지는 유혹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연극을 보러오는 관객도 그러하지 않을까요? 재미없으면, 딴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거죠.
생각해 보십시오. 만일 여러분의 애인의 눈이 나만 바라봐주길 바라는데, 바로 그 순간 애인이 딴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것처럼 김빠지고, 화나는 일이 또 어딨을까요?
그러고 보면 연애를 하면 그때부터 기싸움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하게되는가 봅니다. 흐흐. 그러므로 평범한 것 가지고는 무대나 관객을 장악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여러분이 대사 하나를 칠 때, 감정을 실을 때, 정해진 동선에 의해 움직일 때 어떻게 무대를장악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시기 바라겠습니다.
지난 번, 여러분이 파트너와 대사를 칠 때,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건 인정이 됩니다. 하지만 파트너 끼리 진정으로 감정을 교류하고 있다는 느낌은 별로 받지 못했습니다. 물과 기름 같았죠.
물론 시간이 흐르고, 연습이 진행이 되면 이 간극은 점점 더 좁혀질거라고 봅니다. 어떻게 하면 파트너와 최고의 상승무드를 탈 수 있을까 생각하고 또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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