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플랜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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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이 ‘일단 읽으라‘는 말을 남겼다면, 본좌는 ‘일단 사라‘는 말을 남겨봅니다. 돈 주고 읽기 아까운 책들이 세상천지에 널렸지만 이 작품은 정말이지 제 값을 합니다. 제목 말마따나 계획은 진짜 간단한데 이상하게 묵직한 흐름을 가집니다. 저자의 잘 구성된 선악이 독자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 같아요. 분명 양심이 불편한데도 서스펜스를 즐기게 되는 인간의 양면성이란.

개인적으로 디스토피아 장르를 좋아하는 이유가 인간의 깊은 본성과 탐심을 관찰하고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 책은 몇 명 되지도 않는 등장인물끼리 끊임없이 갈등과 부딪침으로써, 탐욕이 불러오는 인간의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범죄장면을 몰래 보는 듯한 긴장감과 공범이 된 듯한 긴박감이 크게 어우러져, 이들의 말로가 궁금하기보다 내 몸 속의 아드레날린이 계속 분비되길 바라게 되네요. 어쩌면 많은 범죄자들이 이런 식으로 자기 합리화를 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이 작품의 디테일은 영상으로 절대 표현불가에요(이미 영화는 나왔지만). 곱씹어 볼 장면의 연속인데 음미는 커녕 느껴보려다 체할 듯 해요. 인생에는 선택을 해야 할 기회가 여러번 오는데, 택한 것에 대한 책임과 포기한 것에 대한 감수를 짊어질 수 밖에요. 암튼 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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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thgirl 2018-01-11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앞뒤안가리고 ‘일단 산‘ 책인데 책이 넘 쌓여서 언제 손댈지... ^^;;

물감 2018-01-11 23:33   좋아요 0 | URL
지금 읽는책 끝나면 바로 읽어보길 권할게요 ㅋㅋ후회 없으실거에요😁

coolcat329 2018-01-12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ㅡ 읽어야 할 책인데 넘쳐나는 책 속에서 깜빡했네요.

물감 2018-01-12 14:18   좋아요 0 | URL
저도 사놓고 안읽은 책이 많아서 이제 안사고 있어요😓

공쟝쟝 2022-02-10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과몰입해서 읽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명절때 읽어서 읽으면서 동생한테 조금 설명해줬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 살짝 설명만 해줘도 동생이 아... 형 죽이고 싶다...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전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곰곰히 생각했어요. 로또가 되면 절대로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아야지. 특히 가족에겐 절대로. .내 형재 자매들에겐 절대 절대로... 아무튼 큰 돈은 골치 아파요... 그래도 큰돈을 원해!

물감 2022-02-10 13:01   좋아요 1 | URL
이 책 진짜 미쳤다니까요? 왜 저의 탑 순위권인지 이해하셨겠죠?ㅋㅋㅋㅋ영업 대성공이라 매우 뿌듯하군요 ㅋㅋㅋㅋㅋ로또 되도 조용히 있기, 입 다물기 ㅋㅋㅋ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또 그만한 게 없다던 명언이 생각나네요 ㅋㅋㅋㅋ

공쟝쟝 2022-02-10 13:04   좋아요 1 | URL
결말까지 완벽했음!!!! ㅋㅋㅋㅋㅋㅋ 후 페이지 다 넘기니까 속이 후련했다 ㅋㅋㅋ

물감 2022-02-10 13:27   좋아요 1 | URL
ㅋㅋㅋ이제 다른 책들도 읽고 평해주시기 바람!

공쟝쟝 2022-02-10 13:45   좋아요 1 | URL
굿 좋습니다! 찬찬히 리스트 깨보겟숨도ㅓ
 
나는 매일 진화한다
권율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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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이라는 선입견과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 권율씨. 그런 그가 미국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해 살면서 배웠던 리더십을 게임에 접목시키고 응용하였다. 그리고 이루어낸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 우승자라는 타이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그의 우승에 미국 전역이 감동했다.

이 책은 단순히 리얼리티 쇼에서 생존하는 비결을 기록한 것이 아니다. 엄했던 가정에서, 서양의 인종차별에서 발견한 인생의 균형을 말하고 있다. 지금은 동경의 시선을 받지만 그의 미소 뒤엔 공황장애 과거가 있었다. 고통 중에서 그를 일으켜준 것은 순수한 절실함이었다. 그 절실함은 온갖 선입견을 물리쳤고 마침내 리더의 교과서가 되었다. 리더라면 카리스마, 결단력, 강인함을 가진 자를 떠올리지만 지금 시대는 부드럽고 유연한 리더가 각광받는 시대라고 한다.

요즘 백종원의 푸드트럭을 보면서 깨닫는 것이 많다. 돈 주고도 얻지 못할 노하우를 전수해주는데 많은 분들이 본인의 경영방식과 음식 철학을 지적받음에 분노한다. 반대로 쓴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인 분들은 손님들의 좋은 평가를 받는다. 독재자는 혼자 웃지만 리더는 모두 함께 웃는다. 저자가 말하는 이상적인 리더십으로 항상 웃는 대한민국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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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다음,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
정명섭 지음 / 답(도서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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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병원 건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 전날, 입원 환자의 가족들은 엑토컬쳐 실험 실패로 건물이 붕괴된다는 병원장의 통보 메일을 받게 된다. 붕괴 이후 메일 수신자들과 병원장은 인명 구조회원으로 위장하여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실험대상들이 있던 병원 지하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은밀히 진행하던 실험 실패로 실험체들은 괴물이 되어 구조원들을 덮치기 시작한다. 이 괴물들은 어떻게 생겨난 것이며, 왜 이토록 인간을 증오하는 것일까. 더 수상한 것은 괴물이 된 가족들을 죽이는 데에 전혀 망설임이 없는 구조대원들의 태도이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과 사람들을 통제하고 이끄는 병원장의 정체는 무엇인가.


먼저는 짧은 분량으로 깊이감이 부족해 여기저기 아쉬움이 보인다. 조금만 더 삶았으면 완숙이 되었을 건데 반숙에서 끝나버렸다. 다들 제목에 속지 마시라. 재난 소설이 아니고 SF 소설이다. 이런 소재는 한 400페이지 쯤 늘려서 템포는 늦추고 더 디테일하게 써주면 좋았을 건데. 짧은 분량만큼 급하게 진행되어서 캐릭터도 제대로 안 잡혀있고, 상황을 곱씹어 볼 틈도 없으며, 작가의 메시지도 파악되지 않아 아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개인의 사연은 별 의미가 없어지고, 괴물들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져서 메인 사건은 김빠진 콜라가 돼버렸다. 안 뺏어 먹으니까 천천히 좀 먹으라우!


괴물 소재의 작품은 ‘쥐라기 공원‘부터 시작해서 ‘부산행‘까지 넘쳐나는데 ‘괴물‘하면 바로 떠오르는 영화나 소설은 별로 없다. 왜 이 장르소설은 성공이 어려운 것일까. 어떤 작품이든 괴물의 컨셉은 흠이 없는데 아마 작가들이 플롯을 짜기 전에 괴물부터 구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제는 항상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의 연결고리였다. 이 책도 괴물들의 액션신에만 충실했고, 구조대원들이 모이게 된 계기와, 현장 속에서 서로 삐거덕대는 이유와, 실험에 대한 내용에 대해선 한 48% 빠져있다. 뒤에 가서 열심히 해명한들 떡밥 하나 없었으니 억지로 이해시키려는 느낌만 받았다.


미스터리나 스릴러에서는 분명한 복선이 깔려있어야 한다. 마침내 모든 정체가 드러나지만 아무런 암시도 없이 갑자기 등장하는 범인은 얼마나 생뚱맞은가. 복선이 없으면 독자의 추리는 헛수고가 되고, 반전이 있다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독자랑 호흡하지 않고 작가 혼자 북 치고 장구치는 작품들은 여운이 남지 않는다. 주인공 비중도 워낙 없어서 책 절반이 지나도 누가 주인공인지 모르겠더라. 심지어 똥 싸다 만 듯한 마무리라니. 열린 결말도 아니고 참. 타임 킬링 영화들도, 병맛 웹툰들도 나름 작품성은 있던데.


작가 후기에 따르면 ‘붕괴‘라는 제목은 무너진 인간의 내면을 나타내고자 했던 이중적인 의미였다.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야 작품의 메시지를 알게 되다니. 건물 안에 있다던 진실은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쓰고 보니 당근 없이 채찍질만 한 것 같은데 저는 칭찬만 하는 서평단이 아니 옵니다. 작가님은 오래전부터 인간이 가진 심연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시니 다음에는 괴물 없는 작품으로 부탁드릴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2018년 파이팅입니다!



※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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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1-06 0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리뷰 좋아요!^^

물감 2018-01-06 00:15   좋아요 2 | URL
이런 리뷰라 함은 초 까칠한 혹평 말씀이신가요 ㅎㅎㅎ

[그장소] 2018-01-06 00:58   좋아요 2 | URL
오미자같이.. 여러맛이 다 들어 있는 !! 리뷰라고나 할까요? 까칠도 좋고요. 무조건 비평이 아닌 제대로 읽고 애정 담은 비평인게 보이잖아요~^^

물감 2018-01-06 08:44   좋아요 2 | URL
ㅎㅎ그런데 긴 글은 정말 쓰기 어렵네요.
긴 글 잘쓰는 분들이 늘 신기합니다👉👈

[그장소] 2018-01-06 12:35   좋아요 2 | URL
ㅎㅎㅎ그건 늘 저도 부러워해요. ^^

AgalmA 2018-01-07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엌. 맨 마지막 문장이 젤 반전입니다ㅋ 출판사 제공 도서에 이런 솔직까칠 분석이라니^0^;;.......좋네요ㅎb

전 괴물하면 킹콩~자동 연관^^;

물감 2018-01-07 12:15   좋아요 1 | URL
ㅋㅋ제 성격도 그렇지만, 출판사도 신랄한 서평을 써달라고 하더군요^^
킹콩도 임팩트는 훌륭했죠!😁😁😁

AgalmA 2018-01-07 12:30   좋아요 0 | URL
출판사도 웃겨요ㅋㅋ

shinok 2018-02-20 16: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는 이렇게 쓰는거구나...하고 막 창을 닫으려는데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를 보고서 오와 님 쫌 멋있으심~

물감 2018-02-20 16:54   좋아요 0 | URL
별로라고 느낀 책을 좋게 포장은 못하겠더라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권력의 분립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7-4 미치 랩 시리즈 3
빈스 플린 지음, 이영래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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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 생활에 넌더리가 난 미치 랩은 은퇴를 선언한다. 그런 주인공에게 CIA 신임 국장은 현장 대신 내부에서 그가 소속돼있던 오리온 팀을 맡아달라고 요청한다. 한편 극비밀인 오리온 팀과 주인공의 존재를 알고 있는 제삼자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미치 랩. 이라크의 비밀 핵무기로 인해 미국은 비상벨이 울리고 주인공은 구여친 때문에 초 비상사태가 된다.

옛사랑의 감정과 임무의 갈등은 결국 애인을 등 돌리게 만들었다. 국가에 죽을 만큼 충성해서 얻은 것은 헌신짝 돼버린 멘탈이었다. 애인에게 해명할 틈도 없이 핵무기 진압 작전에 투입되는 미치 랩.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던 박근혜 어록이 생각나네. 갑자기 벌집 아이스크림이 당기는군.

미션 임파서블 영화처럼 이 시리즈도 손에 땀이 나고 흥분된다. 이런 게 바로 리얼리즘 팩션 문학이다. 한동안 이 쾌감을 잊고 살았다. 단순 정치싸움이라면 관심조차 없을 내용들에 첩보물을 첨가해서 구미가 확 당기게 만드는 작가이다. 외교 정책과 군사 체계가 아주 구체적이어서 기자 출신인가 했는데 일반 세일즈맨이었단 말에 놀랐다. 더 놀라운 것은 시리즈 전체 영화화 판권 계약이 이미 완료된 상태라는 것. 과연 당신은 존경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리스펙트 스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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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5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감 2018-01-05 15:34   좋아요 0 | URL
글 남겼습니다.감사합니다
 
문장기술 - 글쓰기, 누구나 잘할 수 있다!!
배상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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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에서부터 내 맘을 사로잡은 내용을 옮겨본다.

오늘날 명문이란 멋진 단어나 미사여구를 아로새긴 문장이 아니다. 자기 생각을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고, 남이 읽으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글이 현대의 명문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쉽고 재미있는 글이 아니면 요즘 세대는 아예 읽지도 않는다. - 7p -

이분 완전 내 스타일이잖아? 내가 추구하는 글은 일단 쉬워야 한다. 친근해야 읽기 편하고 전달도 잘 된다. 어렵고 복잡할수록 쉽게 풀어주어야 독자들이 외면치 않는다. 가뜩이나 한국 사람들, 책 안 읽는데 글마저 어려우면 더 안 본다. 그래서 항상 독자 입장에서 쓰고 수정하는 편이다. 앞뒤 문법이 잘 맞는지, 중복 단어와 표현은 없는지, 매끄럽게 읽히는지, 환기는 잘 되고 있는지, 호흡과 템포는 적당한지, 내용이 무겁거나 가볍지는 않은지 신경 쓸게 은근히 많다.

읽는 내내 글쓰기란 테트리스 게임과 닮았다고 느꼈다. 테트리스는 도형끼리 조합만 잘하면 계속 진행할 수 있다. 문장에도 규칙이 있어 배열만 잘해주면 무난히 굴러가게 된다. 이같이 글쓰기도 게임처럼 빠져드는 맛이 있다. 앞으로는 모든 글마다 군더더기가 보일 것 같다.

이 책은 좋은 예, 나쁜 예의 형식이라 읽는 재미는 없지만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주므로 참고하면 좋을 듯. 한글의 어려움을 또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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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2-22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2017년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물감 2017-12-22 20:54   좋아요 1 | URL
댓글 주셔서 알게 되었네요!
서니데이님도 축하드립니다^^
2018년에도 힘내세요ㅎㅎ

페크pek0501 2017-12-23 2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한때 열심히 읽었죠.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박수 짝짝짝!!!

물감 2017-12-24 00:0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2018년에도 부지런히 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