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 모중석 스릴러 클럽 7
존 카첸바크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이런 의심이 들 때가 있다. 이거 나만 재미없는 건가? 그래서 다른 분들의 낮은 평점과 리뷰를 확인하고서야 안심하는 은근 소심한 나란 닝겐...

혼자서 중얼거리며 시작되는 진행 방식은 <덱스터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정신병자였던 주인공이 묶여 살았던 정신 병동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간호사 한 명이 살해되고 연쇄살인으로 의심되어 한 검사가 병동에 찾아온다. 연속적인 살인사건의 범인을 주인공들이 수사하러 나서지만 정신병자들이 하는 말을 믿어주지 않아 협조에 한계가 있다. 모두를 공포로 몰아넣는 천사의 존재는 누굴까.

질렸다. 문장마다 온통 비유와 은유법으로 가득한데 썩 고급스럽지도 않다. 이런 게 모중석이 말하는 모던 스릴러입니꽈? 토머스 쿡 말고도 이런 작가가 또 있다는 게 서프라이징하고 어메이징 하다. 살인자와의 치밀한 심리게임이라는데 살인자가 당최 등장하질 않는다. 살인자가 아니라 병원 직원들과의 기싸움이 맞는 표현인 듯.


살인사건을 보는데도 마음은 평온하고 심장은 늦게 뛴다. 리 차일드처럼 쓸데없는 신이 너무 디테일해서 진도도 늦다. 이런 굴곡 없는 작품은 갈수록 흥미가 반감되버려 의리로 읽게 된다. 모중석 시리즈가 ‘모 아니면 도‘라는 것을 참 여러 번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어가 인격이다 - 당신의 품격을 좌우하는 단어 활용 기술
배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들이 하니까 너도 나도 따라 하게 되는 건 롱 패딩뿐만이 아니다. 언어의 습관 역시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한국 사회가 늘 경쟁과 비교와 약육강식이다 보니, 우리의 인성은 어려서부터 계속 낮은 수준을 갖추게 된다.

온갖 욕설, 틀린 맞춤법, 인권무시 발언, 인종비하 단어, 성차별 언어. 이런 환경 속에 노출되어 자라온 사람들이 말이나 글로 먹고사는 직업을 가지게 되면 성향이 극도로 나뉘는 것 같다. 위험한 발언이나 sns의 글로 많은 이들을 선동하는 사람도 있고, 늘 품격 있는 언행으로 많은 이들의 롤모델이 되는 사람도 있다. 뇌를 거치지 않고 필터 없이 내뱉는 말은 상대에게 상처가 된다. 약간의 연습으로 충분히 고칠 수 있으니까 내 인격을 떨어뜨리지 말자.

최근 배우 유아인의 sns는 올리는 글마다 주목을 받고 있다. 누구는 개념배우라 하고 누구는 책 좀 읽으라며 비난했다. 이런 경우가 딱 이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인듯싶다. 잘못된 문법, 맞춤법, 단어의 선택은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만 들을 테니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秀映 2017-12-04 0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조심해서 말하고 댓글 달려고 노력합니다
ㅋㅋ나 ㅎㅎ ^^ 이런거 정말 싫어요
그런거 안붙히면 정색하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서 쓰긴 합니다만 여전히 익숙치 않아서 ...저런거 없이 댓글쓰다가 까칠녀 딴지녀로 찍힌적있답니다
사적인 글 아닌데 또는 어디든 상관없이 ㅋㅋ나 ㅎㅎ 붙이는 사람들 보면 좀 그래요

물감 2023-02-22 17:09   좋아요 0 | URL
온라인에도 문화가 있다보니 오해소지가 있죠. 이런게 문자의 한계인거 같아요. 그냥 넘기세요☺
 
데드 심플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피터 제임스 지음, 김정은 옮김 / 살림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초 엽기적인 총각파티가 시작되었다. 곧 결혼하는 신랑을 짓궂은 친구들께서 관에 가둬 땅에 묻어버린다. 관 속에 워키토키 하나 던져놓고 친구들은 떠나버린다. 차로 이동하던 친구들은 교통사고로 전부 사망한다. 시작부터 카운트다운 들어가는 생매장 남자의 운명은 과연?

평점이 꽤 높은 편이던데 대체 뭣이 재밌디? 이렇게나 파격적인 소재에 비해 긴박함 소멸은 실화냐. 캐릭터가 하나같이 매력 없고 무덤덤하며, 주말 풀야근 당첨된 김대리님처럼 생기가 없다. 어떻게 범죄소설이 이다지도 활력이 없을 수가 있지? 설계도는 훌륭하나 정작 내부는 부실공사가 돼버렸다. 후반부에 갑자기 등장한 진범은 너무 생뚱맞아서 참새 똥만큼 모아두던 기대감 마저 바람 타고 훨훨 날아갔다.

꽤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비해 소개가 많이 안된 편이다. 대형 작가들은 캐릭터가 많으면 이름 앞에 소속, 신분, 직업을 넣어서 독자 배려를 많이 해주는데 비해 피터 제임스는 그런 게 없다. 또한 끝나려면 아직도 멀어 보이는데 어느새 분량은 끝나가고, 더 이상 길어지기 전에 급마무리 한 느낌은 나만 느낀 걸까.

그래, 아직 1권이니까 봐주겠어.
2권도 이러면 정말 끝이야. The and!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秀映 2017-11-29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사이다 서평에 속이 시원해요^^

물감 2017-11-29 17:22   좋아요 0 | URL
걱정입니다. 이러다 욕쟁이 할아버지 되겄어요...ㅋㅋ

秀映 2017-11-29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혀 그런 느낌아녀유~~^^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러 가지로 바쁜 4분기였다. 직장을 이직해서 정신도 없고 시간도 없었지만 무엇보다 이 책 때문에 슬럼프에 빠져 한동안 독서와 멀어졌었다. 제일 좋아하는 일본 작가였는데 기존 작품과 색깔이 많이 달랐다. 무지하게 문과 쪽인 나는 이런 이과 냄새 가득한 작품과는 맞지 않았다. 실험이나 연구에 대한 설명이 너무 정밀해서 안 그래도 복잡한데 더 어렵게만 느껴졌다. 이런 글은 제프리 디버처럼 중간마다 스프라이트 샤워가 필요하다.

인류 멸망 연구인 ‘하이즈먼 리포트‘. 우리에게 아주 친근한 천조국 미국에서는 인류를 위한 대량 학살을 계획 중이다. 콩고에서 태어난 괴기한 ‘초인류‘의 등장으로 백악관은 초비상 사태다. 태어난 지 몇 년 되지도 않은 이 생명체는 모든 인류의 지능을 초월하여 국가 안보와 현 인류들을 위협할 무서운 존재로 판명된다.이 존재와 바이러스에 감염된 집단을 말살하는 작전에 투입된 용병들과, 머나먼 일본에서 이 국가기밀에 관계되어 도망자 신세가 되는 주인공. 바이러스가 더 퍼지기 전에 극단의 조치를 내리는 미국이 옳은 것일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에서 다른 집단을 학살하는 건 인간뿐이라고 한다. 우리는 흔히 이성 없이 행동하는 자들을 ‘짐승 같다‘고 하는데 때로는 인간이 그런 짐승만도 못 한 경우가 있다. 자신의 이념과 다르거나, 사리사욕을 위해 인권을 먼지처럼 여기는 권력자들. 그들의 갑질은 사회 곳곳에서 쉽게 이슈가 되어 인간의 더러움을 조명한다.

작품 속 ‘초인류‘는 현 인류를 뛰어넘는 지능으로 미국을 가볍게 컨트롤하는데, 먹이사슬 상위 랭크들이 허둥대는 꼴을 보면 결국 똑같은 인간들끼리 뭐 하는 건가 싶다. 의학, 과학, 정치, 군대라는 퍽퍽한 소재로만 쓰여져 가독성은 나쁜 편이지만 <13계단>에서 보여주었던 인간에 대한 비판과 모순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秀映 2017-11-24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어렵군요 ㅜㅜ

물감 2017-11-24 20:31   좋아요 0 | URL
작품성은 괜찮아요 ㅜㅜ

캔디캔디 2017-11-25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출간된 한국작품 스프린터 언더월드가 생각났어요. 인간이 만든 괴생물체로 여긴 청와대가 초비상ㅠㅠ

물감 2017-11-25 07:57   좋아요 0 | URL
이 책의 한국버전인가봐요? 한국책이면 가독성은 괜찮겠죠?ㅜㅜ

캔디캔디 2017-11-25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독성은 괜찮은데 완결이 안났어요. 3권 예정인제 1권만 ㅎㅎ 년에 한권씩 나온다는 정보가ㅠㅠ

물감 2017-11-25 16:02   좋아요 0 | URL
음 다 출간되면 몰아서 보는 걸로...ㅎㅎ

coolcat329 2017-11-2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별 3개 줬네요 ^^;;

물감 2017-11-25 11:38   좋아요 0 | URL
참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에요^^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세트 - 전2권
한차현 지음 / 도모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차현‘이라는 작가를 처음 만났다. 한국 작품과는 맞지 않아서 유명 작도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출판사 지원으로 만나게 된 이 작품은 길었던 추석 연휴를 즐겁게 해주었다. 눈과 입에 착착 감기는 필력이 맘에 들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리뷰를 찾아 읽을 만큼 내 스타일이었다. 안 알려져서 그렇지 평점 높은 작품들이 많았으며, 재미있는 것은 본인의 이름을 주인공으로 만든 작품들이 많다는 것. 그래서 책마다 본인 실화 같고, 시리즈 아닌 시리즈 같은 묘미가 있다.


이 책은 작가의 기존 책 중에 <사랑 그 녀석>의 뉴 버전이다. 작가 본인의 자전소설이며 픽션 100%라고 하시지만 나는 대부분 실화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주인공이 너무 비호감 같아서 픽션이라고 둘러대신 느낌? 괜찮아요. 이해합니다. 토닥토닥. 근데 이 소설을 아내분이 정녕 허가를 해주셨단 말인가. 여하튼.


주인공 차연은 대학교를 들어가고 나서 열렬히 사랑하는 삶을 산다. 선배 ‘미림‘을 짝사랑하고, 친구 ‘은원‘을 미친 듯이 사랑하고, 취업 후에는 직원 ‘윤슬‘과 솜사탕에 깨소금 뿌려가며 사랑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알지 못했다. 사랑한다는 마음으로도 가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것. 꽃이 예뻐서 꺾어버리면 그 꽃은 죽는다는 것. 주인공의 사랑은 연상에서 동갑으로, 그리고 연하에서 다시 동갑으로 흘러간다. 사랑에 실패할수록 다음 사람에게는 더 조심하게 되지만 옛사랑이 생각나는 건 막을 수 없는 것 같다. 연애의 시작은 서로의 동의를 구하지만 이별은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서툰 연애와 뻔한 결말은 시대가 이렇게나 변했는데도 왜 공감이 되는 걸까. 많은 남성들이 ‘이건 내 얘기잖아‘ 할 만큼 누구나 겪어본 착한 남자의 한심한 순애보. 덕분에 쪽팔렸던 내 과거도 떠오른다. 아무리 자전 소설이라지만 너무 남자 입장만 묘사돼서 아쉬운 부분은 있다. 남자는 모를 여자의 여러 가지 사정이나 교감들을 노래 가사 대신에 넣어주시지. 모르는 가사의 노래가 나오면 오히려 흐름이 끊기는 기분이 들어 몰입을 방해했다.


몇 년 전에 열풍이었던 ‘응답하라 시리즈‘가 사랑받은 이유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파급력이 가장 컸다고 본다. 삶의 질은 나날이 발전하며 성장해가지만 어렵기만 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지금은 전혀 없는 ‘낭만‘이 그 시절에는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렇게 과거로 돌아가는 작품이 최근에는 쏟아져 나온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요즘은 70년대 패션을 10대들이 다시 입고, 80년대 음악을 20대들이 부른다. 세월이 갈수록 왜 사람들은 이 편한 세상에서 옛 것을 다시 찾는 걸까.


이 디지털 세대에 아날로그란 관점에 따라 식상할 수도 있고, 신선할 수도 있다. 더 편리하고 더 간편해진 스마트한 일상으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나 물으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우리나라. 위에서 말한 낭만의 설자리는 갈수록 잃고 있다. 아니, 모든 것이 사라져간다. 우리의 20대 청춘처럼 말이다. 그래서 과거의 사랑은 숙맥이지만 지금은 거침이 없고, 과거의 투쟁은 필 참이지만 지금은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어느 한 시절의 분위기만 잡아내지 않았다. 주인공의 흐르는 시간에 맞춰 일어난 국내의 사건, 인물, 문화, 건물, 장소를 계속해서 알려준다. ‘아아 이런 일도 있었지‘ 하며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자극한다. 진정한 추억 팔이 마케팅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이 뭇 남성들의 인생 영화가 된 이유는 단순히 수지 때문이 아니다. 기회를 놓치고 나서야 후회하는 본인의 이야기를 눈으로 직접 보기 때문이다. 지나고 나서야 ‘좀 더 잘 할걸‘ 하는 미련의 조각들이 모이고 모여서 볼 품 없어진 지금의 나를 회상하는 은밀하고도 위대한 시간이었다.


※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