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에 오는 날인데 내가 아파트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 아파트 단지 전체가 정전이 되었다.

아주 어렸을 때는 정전이 되어 온세상이 깜깜해 지는 것이 무서웠고,

조금 더 나이가 들어서는 어머니와 함께 촛불을 켜고 다시 불이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재미있기도 했는데,

나이가 들고, 집을 떠나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살다 보니 내가 20년도 넘게 산 아파트에 정전이 된 것은 아주 오래간만의 독특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밤 9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하늘은 가을의 저녁 5시 정도의 빛깔처럼 붉은 빛이 감돌았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서울에 하도 불빛이 밝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어쨌든 그날 저녁의 밝은 하늘 자체도 나에게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금방 불이 들어오겠지라는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정전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전기가 없이는 그 시간에 사실상 자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올 초엔가 읽은 '아침형인간'에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는 말을 하면서 논거로 제시한 것 중 하나가 인류가 해가 뜨고 지는 것에 맞추어져있는 생체리듬을 거스르면서 밤늦게까지 자지 않는 생활을 한 것이 사실 채 100년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그날 정전이 되고나니 그 말이 정말 실감이 났다. 불과 100년전, 아니 50년전만 해도 이 시간에 사람들은 모두 자고 있지 않았을까? 내가 전기의 도움을 필요로하는 시각 이후의 시간을 과연 100년전 사람들이 수면을 취한 것보다 더 값지게 보내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또 한가지. 정전이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자 나는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할 수 없어 무척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었다. 막상 전기가 들어온다고 해도 특별히 볼 것이나 할 것도 없으면서.

그리고 약 1시간 후에 전기는 돌아왔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해가 지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주무셨을 시간에 전기로 불을 밝히고 안도감을 느끼며 또 무엇인가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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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구두 > 알라딘 서점에 보내는 공개적인 충고....

알라딘의 변모를 한 마디로 압축해보면...
"알라딘 서재지인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상업성의 강화로 인해
쓸데없이 복잡해진 구성을 예전의 인력만으로 감당하려다 보니
역부족인 상황이다"
라고 압축할 수 있다.

알라딘은 아마존과 구글에서 배워야 한다.
인터넷 쇼핑몰 가운데 아마존엔 블로그 시스템이 없다.
아마존에선 컨텐츠를, 구글에선 목적에 충실한, 단순하지만 확실한 기능성을 배웠으면 한다.

알라딘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 서점을 중심으로 모이는 단골 고객들을
떠 안는 시스템(서재)을 이용해 이들을 알라딘 서점 안에서 즐기도록 배려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알라딘 서점에 의해 주어진 환경, 틀 안에서 활동하도록
제약받는 틀 안에 둥지를 틀었다.
알라딘 서재는 알라딘 서점 측에서 미리 만들어 둔 프레임 안에서 활동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블로그들과는 다르다.


서재라 불리는 블로그의 목적
"서재"란 명칭은 이 블로그의 목적을 규정한다.
마이리뷰, 마이리스트 등은 알라딘측의 목적과 서재 이용자의 목적이
서로 공통되는 지점에서 형성된 주제들이다.
이런 주제는 알라딘 서재에 일정한 진입장벽을 형성한다.
즉, 이곳은 그냥 노는 곳, 자기 얘기만 하고 가는 곳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한 소통을 강제한다.
서재 이용자들의 숫자가 일정하게 증가하지 않는 이유는 알라딘 서재의 이런 진입장벽 때문이고,
이는 서재 이용자들의 불만이 아니라 다른 의미에선 만족감을 증대한다.

알라딘 개편 이후의 불편함
앞서 알라딘의 개편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 바 있다.
"알라딘 서재지인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상업성의 강화로 인해
쓸데없이 복잡해진 구성을 예전의 인력만으로 감당하려다 보니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로 알라딘 서재의 개편 이후의 불편한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서재인들에게는 사실상 불필요하거나 자율적인 이용에 맡겨두어도 될 부분들 혹은
다른 곳에서라면 서재인들을 위한 별도의 인덱스 화면에서 처리해도 될 항목들을 불필요하게
각각의 서재에 할애하고 있는 것들이다.

서재 개편 이전에 알라딘측이 서재지인들에게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사항들은
"보관함, 소장함, 마이리스트, 마이리뷰" 와 같이 책, 인터넷 서점 이용과 관련한 4가지 항목이었고,
여기에 블로그라 할 수 있는 "마이페이퍼" 기능까지 포함하면 5가지 기능이었다.
이 기능들은 이용하지 않아도 그만일 수 있고, 비공개로 할 수도 있으며 나름대로 이용자 각 개인이
선택한 서재의 이용목적에 부합되는 혹은 인터넷 서점 이용에도 도움이 되는 항목들이라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개편 이후의 가장 큰 문제는 알라딘 서점측이 지나치게 서재의 항목들을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어
서재인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서재 구성 자체가 매우 복잡해졌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복잡해진 반면에 이용에 편리가 더해졌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사실상 불필요한 항목들이 너무 많이 생겼다.


쓸데없이 많아진 항목들
- 혹시 알라딘 서점측의 공연한 참견은 아닌가?

예를 들어 "나의 질문, 나의 답변, 구매상품에 대한 질문, 내가 참여한 투표" 등은 개인에 따라
이용빈도가 거의 없거나 필요없는 항목이다. 더군다나 보다 많은 이들의 참여가 필요한 항목이라면
각각의 서재에 굳이 이 부분을 삽입하지 말고, 별도의 메인 화면(예를 들어 "알라딘 마을" 과 같이)
이런 기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외에도 불필요한 기능들은
 "나를 즐겨 찾는 사람들"이다. 상대방이 공개하지 않으면
볼 수도 없는 기능을 굳이 포함시킬 필요가 있을까?
하려거든 확실히 모두 볼 수 있게 하던지,
아니면 이런 기능없이도 지금껏 잘 해왔다는 점을 고려해 없애도 무방하다.
이전부터 있었지만 "즐겨찾는 리스트""즐겨찾는 서재"와 기능과 목적이
중복된다는 점에서 삭제되어도 무방하다.


상업성의 흔적들인가? 어쩔 수 없는 서재의 한계인가?
"밑줄 긋기, 사진으로 올리기"와 같은 항목은 "마이페이퍼" 기능을 상당부분 침해하고 있는 것들이다.
알라딘 서점측에서 이런 기능들을 도입한 것은 필경 상업성의 강화 때문이다.
책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도 존재하지만,
독자가 찾아낸 책 속의 매력적인 부분을 부각시켜 이를 판매와 연결시켜 보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이리뷰"가 지닌 몇몇 단점들 - 독서인이라고 해서 글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리뷰 참여도를 높이기 어렵다. 서재인들의 리뷰가 책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등 - 때문에, 그리고 밑줄 긋기와 같이 손쉬운 참여 방법을 통해 알라딘 서점측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한 것이다. "사진으로 올리기"도 이와 같은 목적을 지닌다.

"땡스투" 역시 상업적인 목적이란 점에선 대동소이하기는 하지만, 이건 어떤 의미에선 서재지인들을 서점의 종업원으로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좋은 리뷰, 밑줄 긋기 등등 혹은 기타 다른 사유(가족, 친구, 애인, 동문, 친분도 등)로 자신이 누군가에게 밀어주어 상대방이 경제적 이익을 얻게 만든다는 점에서 최근 교보 측에서 도입한 프렌드샵인지 하는 것과 같다. 이는 소비자가 판매에도 일정하게 관여된다는 점에서 옥션의 방식이다.
이런 방식에 익숙해지고, 실제로 이득을 얻는 이들이 생긴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익숙해지면 어떨지 모르겠으나 이는 알라딘 서점이 여타 다른 인터넷 서점들과의 경쟁에서 지닌 차별성, 강점들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키는 방식이라 판단된다.


서재의 의의와 커뮤니티
서재 서비스는 블로그의 유행 이전에 알라딘 서점측에서 도입한 최초의 서비스다.
이는 기존의 인터넷 쇼핑몰이 지닌 기능들 가운데 일부를 강화한 것이자,
동시에 기존의 아날로그 서점의 기능을 포함한 탁월한 서비스였다.


기존 인터넷 쇼핑몰들은 게시판들을 통해 서재가 주는 기능들 가운데 일부를 담당하도록 했다.
사실 서재의 기능 가운데 일부는 이전 쇼핑몰들 게시판들이 지닌 기능과 같다. 그것은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와 불만사항, Q&A 등의 상품에 대한 피드백, 쇼핑몰과 이용자간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게시판이 담당했던 것들이다. 그런 내용들을 서재란 기능에 포함시켜 서재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각 소비주체들에게 자율적으로 담당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는 별점주기와 리뷰를 통해 상품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 왔다. 즉, 우리들 자신이 쇼핑몰 게시판 관리자가 담당해야 할 몫을 대행해 온 것이다. 그것도 아주 즐겁게...


최초의 알라딘 리뷰는 200자인지, 500자인지로 한정되었고, 타인의 리뷰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 리플 기능이 없었다. 이에 대해 글자수 제한을 해제하고, 리플 기능을 보완한 것이 현재의 마이리뷰 기능이고, 이에 대해 알라딘 서점측에서 제공하는 메리트 역시 리뷰 5개당 얼마라는 형태에서 이달의 리뷰, 이주의 리뷰, 서재의 달인 30위 안에 드는 이에게 제공하는 5,000원 상당의 상품권으로 대체되었다.
이런 기능의 변천은 알라딘 서재의 도입과 함께 온 것으로 상업적인 성공 여부는 알 수 없으나 나름대로 정착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글자 수 제한의 해제는 리뷰를 본격화할 수 있도록 했고, 상대적으로 리뷰어의 자율성을 보장해줄 수 있게 되었다.

개선이 아닌 개악으로 흐르는 알라딘 서재 개편
문제는 알라딘이 애초의 서재가 지녔던 정신으로부터 멀어지는 개선 아닌 개악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누가 뭐래도 알라딘 서재의 핵심 컨텐츠는 마이리뷰와 마이페이퍼에 있다.
마이리뷰가 알라딘 서점에서 고객들에게 요구하고, 제공하는 최소한의 요구치라면,
마이페이퍼는 그 댓가로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알라딘 서재는 양자의 기능으로 압축될 수 있으며, 압축되어야 한다. 
알라딘 서재는 블로그에 비해 상당히 많은 것을 서재 이용자들에게 요구하며 제약하는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서재지인들이 알라딘 서재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은 앞서 기존의 아날로그 서점들이 지닌 미덕
(서점 주인과 단골 고객 사이의 소통관계를 상기해보라)
알라딘 서점이 제공하기 때문이고, 그것은 디지털화된 인터넷 쇼핑몰 가운데
알라딘 서점이 가장 아날로그적이란 것에 있다. 즉, 서재의 존재 때문이다.
그런데 서재에 대해 알라딘 서점측이 점차 강요하는 항목들이 증대할 수록
알라딘 서재 이용자들에게 드리워지는 하중은 커지게 된다.

서재 이용자들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주길
이에 대해 나는 알라딘 서재를 다음과 같이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알라딘 서재는 마이리뷰와 마이페이퍼 기능 가운데
서재 이용자들의 자율성에 맡길 수 있는 부분들은
최대한 서재 이용자 자신들의 손으로 규정하고, 변경을 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카테고리 기능은 물론 리뷰와 페이퍼 기능의 이용에 대해
최소한 제로보드 수준의 활용도와 편의성을 제공해주길 바란다.
(여기엔 서재의 바탕화면 혹은 게시판의 스킨 변화 기능을 도입하는 것.)
 
알라딘 마을을 서재만을 위한 별도의 메인 페이지 기능을 갖추도록 하고,
알라딘 서점측에서 서재 이용자들에게 요구하고 싶은 기능들을 필요한 이들,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 중심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

기타 세부적인 개선 사항들은
서재 타이틀 이미지를 현재의 840x50픽셀에서
최소한 840X100픽셀 정도의 크기로는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
현재 마이페이퍼의 수정 기능을 이용할 시 저절로 간격이 벌어지는 문제를 수정할 것 등이다.

나머지 사항은 좀더 생각나는 데로 해보겠지만...
알라딘 서점측에서 정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서재를 상업적인 용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활용하는 것도 정도껏,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는 선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글의 "본래의 목적과 기능에 우선적으로 충실하라"는 교훈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 끝으로 알라딘 서점의 본 페이지 개편이야 알라딘 서점에서 알아서 할 일이겠지만,
서재의 기능들을 변경하는 데 있어서는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기 바란다.
우리는 알라딘 서적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영세 점장들이 아니라 알라딘 서재의 주인들이다.

이 가운데에는 나처럼 알라딘에서 가물에 콩나듯 30위 안에 든 서재인들에게 제공하는 5,000원의 상품권에 눈이 어둔 사람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많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책이라는 인류공동의 지적 재산을 사랑하는 이들이다. 변화를 주려거든 미리 의견을 물어본다든지, 앞으로 어떻게 변했으면 좋겠다든지 하는 의견 수렴 과정을 밟는 시늉이라도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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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구두 > 원희룡-시대의 아픔과 역사적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시대의 아픔과 역사적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 체험! 삶의 현장!  2004/12/14 06:42 
 
http://blog.naver.com/wonheeryong/100008517133 
 
원희룡(국회의원) 

먼저, 이미 재판이 끝나고, 이제는 사면복권까지 이루어진 이철우 의원을 놓고
근거도 없이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는
지금의 우리 한나라당의 행동은 도가 지나친 행동입니다.

이철우 의원과 관련한 이번 일들은 과거 재판을 받아, 그에 따른 대가를 치룬 사안입니다.
동시에, 이철우 의원 스스로 현재는 이념이나 생각을 바꿨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불행한 시대상황 속에서 이뤄진 행위에 대해
이념과 사상이 의심스럽다고 말하는 지금의 진실공방은
종교재판에 다름 아니며,
이는 마치 공안검사가 피의자를 취조하는 격입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과거 공안검사의 취조실로 변조시키는
지금의 이런 공방에 국민은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
.
이철우 의원 사건은 우리가 껴안고 나아가야 할 시대적 아픔의 한 부분입니다.
굴곡이 심했던 한국 현대사는
건국 당시의 좌우 대립과 산업화 시기의 소외를 거쳐
민주화 시기의 격렬한 반독재 투쟁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대적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런 우리의 질곡의 역사 속에는 소외되고 고통받은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건국시기에 좌우 이념 대립 과정, 산업화 과정, 민주화 과정에서 생긴
시대의 아픔들이 존재하는 것은 우리 역사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번 이철우 의원을 둘러싼 공방은
우리 한나라당에게 이같은 시대와 역사의 아픔,
그리고 역사적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라고 말합니다.
.
.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시대와 역사의 아픔을 치유해야만 하는 소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한나라당은 단순한 진실공방에서 벗어나
시대적 아픔을 치유하겠다는 역사적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이런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고,
온 몸으로 껴안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대승적 견지에서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는 과정을
국민 통합의 과정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한나라당은 이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우리 역사의 미래의 동력으로 삼는 새로운 리더쉽을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합니다.
.
.
저는 국내에 주체사상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강철 서신” 김영환과 함께 학생운동을 했었습니다.
학생운동 시절 그와 많은 시간을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당시 그가 주장했던 "수령론" 등의 주체사상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김영환에게
주체사상에 근거한 운동은 옳지 않다고 만류했었습니다.
그때 그랬듯이, 저는 지금도 주체사상에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 역시 반독재민주화 투쟁의 과정에서
주체사상에 경도된 사람들이 일부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역사와 삶의 경험 속에서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는 그들의 말을 믿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한때 주체사상에 경도되었지만,
이제는 우리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새로운 선택과 노력을 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우리는 마땅히 포용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
.
한나라당은 자유민주주의를 제 1의 가치로 삼고 있는 정당입니다.
한나라당은 다양성과 다원성을 인정하고,
서로 다르지만 서로 공존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바로 자유 민주주의적 리더십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 한나라당이 말하는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리더쉽임을
우리는 인식해야만 합니다.
 

PS : 이 글은 이철우 의원과 관련한 지금의 공방이 시작된 지난 8일 이후,
9일 있었던 한나라당 최고의원 비공개 회의를 시작으로 수요모임,
어제 있었던 한나라당 비공개 의총에 이르기까지
한나라당내 모든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
제가 그동안 계속적으로 일관되게 발언했던 내용입니다.

그동안 블로그에 아무런 덧글도, 포스트도 올라가지 않았던 점에 대해
많은 이웃분들이 왜 침묵하고 있느냐?
장고의 시간에 빠진 것이냐? 등의 질문들을 해 오셨습니다.

아울러, 이같은 저의 일관된 문제제기 역시
그동안의 당내 회의가 모두 비공개로 열린 관계로
언론에게 제가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져
그동안 언론으로부터 침묵하고 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지금 저의 블로그는
원희룡의 진실한 속마음을 가감없이 적어 놓을 수 있는
저만의 조용한 공간을 가지고 싶었던
저의 애초의 소망과는 달리,
포스트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덧글 하나 하나까지 언론에 기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 사안의 중대성을 비추어 볼 때,
언론에 먼저 이야기하기 보다
당내에서 뭇매를 맞는 한이 있어도,
당내 모든 공식 회의 기구에서 먼저 이야기하고,
우리 스스로의 반성과 변화를 호소하고, 또 촉구하고 싶었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그동안 포스트를 작성하지 못했고,
여러분들의 글에 답변 글을 달아 드리지 못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이웃들의 양해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이렇게 이번 이철우 의원과 관련한 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어제 의총으로 인해 당내 공식적인 회의 기구에서
저의 입장 표명과 문제제기를 충분히 하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당내 공식적인 회의 기구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저의 입장을 충분히 밝혀왔고,
또 충분한 설명과 문제제기를 진행한 이상,
이제는 더이상 언론의 질문을 회피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
한나라당은 원희룡 최고위원을 출당조치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아무리 소장파의 대표격이라 해도 자당에 이런 막말을 한 것은 지나친 해당행위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지도부의 숙의 끝에 원의원을 출당조치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불쌍하다!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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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자누스 2005-04-26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 희룡 씨는 지금 무소속 의원인가요 ?

외로운 발바닥 2005-04-26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한나라당 의원으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하긴 요즘은 뉴스에 잘 안나오네요...
 
칵테일 슈가
고은주 지음 / 문이당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사게된 계기는 솔직히 신문 지상의 신간 리뷰에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읽었기 때문이었다.

그 리뷰의 내용은 대략 칵테일 슈가가 우리 사회의 해체된 가정을 죄책감 없이 벌어지는 무수한 불륜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것이었고 내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이기도 했고 불륜에 대한 생생한 드라마를 기대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솔직히 리뷰에 나와 있던 칵테일 슈가의 만화책처럼 이쁜 북디자인도 내가 이 책을 구매하게 된 것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못했다고는 할 수 없다.

나는 기본적으로 줄거리가 탄탄하고 묘사가 생생한 장편소설을 좋아하고 칵테일 슈가도 당연히 그러리라 예상을 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칵테일 슈가는 단편소설집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책을 구매하기 전에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내 불찰이니...

스너프 필름을 찍게 되는 20살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유리'와 '너, 유리'는 소재도 독특하고 두개의 소설이 서로 다른 시점에서의 화자를 통해 진행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칵테일 슈가에는 모두 8개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는데 각각 독특한 시점과 화법으로 소설이 진행되고 항상 결말이 선명하지 않게 끝나면서 무언가 독자에게 여운을 남기는 듯한 구조로 되어 있는 것 같다. 내 감각이 무딘 탓도 있겠지만 소설의 내용이 좀 추상적인 면도 있어서 소설 한 편을 읽고 나서도 줄거리를 재구성하기 위해 소설을 다시 뒤적거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긴 칵테일 슈가 자체가 줄거리가 중요한 소설은 아니니까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칵테일 슈가를 읽고 있으면 해체되고 껍데기만 남은 가정 - 그리고 그 중핵을 이루는 결혼이라는 제도와 부부관계 - 에 대한 노골적인 냉소와 절망이 느껴진다. 독백체의 서술에서 평소 우리가 타인에 대해 막연히 마음속으로 느끼던 냉소, 비웃음, 무관심 등의 생각의 단편들이 알몸이 드러나듯이 까발려지고 그런 부분을 읽으면서 카타르시스보다는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던, 마음속의 속물성이 드러나게 되는 것 같아 느껴지는 거북함이 더 컸다.

밝고 이쁜 책 표지와는 달리 칵테일 슈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어둡고 냉소적이다. 그런 것을 통해 작가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어쩌면 사회 전반에 만연한 것일지도 모르는)을 부각시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겠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절망과 냉소만을 그려놓은 것 같아 책을 덮고 나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런 거북함은 소설의 내용 때문이 아니고 소설이 우리 사회의 현 상황을 너무나도 잘 묘사한 것이 아닐까라는 불안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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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할인행사]
제임스 L. 브룩스 감독, 잭 니콜슨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입만 열면 독설을 내뱉는 편집증 환자인 인기 연애소설 작가 멜빈과 호흡기 질환을 가진 아들을 가진 남편없는 웨이트리스 캐롤. 독설과 편집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다른사람들에게 기피대상이 되는 멜빈은 자신을 한결같이 써빙해주는 웨이트리스 캐롤에게 점차 의존하게 되고 급기야는 그녀에게 사로잡혀 버린다. 나이많은 괴짜인 멜빈과 계속하여 충돌하던 캐롤은 멜빈의 따뜻하고 진실한 마음을 알게 되고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데...

영화는 무엇보다도 로맨틱 코메디와 휴먼 드라마적인 요소를 모두 갖추고 다. 주인공들이 통속적인 로맨틱 코메디영화처럼 젊고 매력적이지도 않고(물론 헬렌 헌트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명확하게 코메디적인 요소가 있다고 보기도 힘들지만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은 멜빈의 독설 - 듣는 순간 그 기발함과 통렬함에 웃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편집증적인 그의 특이한 습관들, 그리고 겉모습과는 달리 멜빈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행동들을 보면 코메디 영화에서의 작위적인 장면보다 더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정말로 잘 짜여진 극본과 잘 만들어진 특색있는 캐릭터, 그리고 그것을 완벽하게 구현해내는 잭니콜슨의 탁월한 연기력이 이 영화의 매력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캐롤과 싸이먼을 소개하면서 'Carol the waitress'와 'Simon the fag'라고 소개한 장면이 멜빈의 캐릭터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장면에서 혼자 무척 키득키득 웃었던 기억이 난다. 싸이먼이 키우는 강아지도 마치 CG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엽고 연기나 표정이 압권이다.(설마 진짜로 CG는 아니겠지...)

그리고 멜빈이 캐롤에게 한 두번의 찬사 '당신은 내가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도록 만든다'는 말과 '당신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 그리고 당신의 생각과 행동 하나하나가 올바르고 진실되다는 것 모두가 너무나도 경이롭고 다른 사람들이 그런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느끼지 못하고 간과하는 것을 내가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말은 진정으로 사랑에 빠진 사람만이 생각해내고 말할 수 있는, 연인에 대한 최대의 찬사인 것 같다.   그런 말을 할 수 있게 만든 상대를 만났다는 것 자체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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