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오늘은 또 늙어가는 아내 얘기도 나왔다.

20대 시절의 아내는 애완 동물처럼 사랑스럽고 귀엽기만 했다.

30대에는 아내가 기호식품 같다고나 할까. 하루도 떨어질 수가 없었다.

40대의 아내는 집 안에 없어서는 안 될 가구 같았다.

50대에 이르면 아내는 가보가 된다.

60대의 아내는 이미 지방 문화재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70대에 도달하면 벌써 아내는 국보의 자리에 올라 존경의 대상이 돼 있다.

그러니 국보를 모시고 잘 살아야 한다며 한바탕 웃고 소주 한잔 혀에 깐다.(p206)

학산과 새벽산책

[오늘] - Thomas Carlyle

보라!

푸르른 새날이 밝아 오누나

그대, 생각하여라.

오늘을 어찌 헛되이 보낼 것인가

오늘은 영원에서 태어나 영원 속으로

밤이면 묻혀 가리라.

보라!

푸르른 새날이 밝아 오누나

그대, 생각하여라

오늘을 어찌 헛되이 보낼 것인가.(p109)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기부기 2005-07-11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내가 국보가 될 수 있을까? ^^

외로운 발바닥 2006-04-07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국보여~ ^^
 

예전에 신문에서 오려둔 것인데, 읽지는 않고 오려둔 쪽지만 계속 굴러다녀서...여기 기록해본다.

섀클턴의 서바이벌 리더십 - 데니스 NT 퍼킨서

CEO 칭기스칸 - 김종래

코끼리를 춤추게 하라 - 루이스 거스너/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 제임스 콜린스 외

드골의 리더십과 지도자론 - 이주흠/ 살아있는 신화:스티브 발머 - 프레데릭 맥스웰

실행에 집중하라 - 래리 보시디 외/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 - 혼다 켄/ 도요타 무한성장의 비밀 - 히노 사토시

중국 3천년의 인간력 - 모리야 히로시/ 바보의 벽 - 요로 다케시

숨겨진 힘:사람 - 찰스 오레일리

Deep Change or Slow Death - 로버트 E 퀸

언제 다 읽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미국은 참 불가사의한 나라다. 세계 유일의 최강대국이고, 남북분단 이후 미국의 지속적인 원조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을 받은 우리나라에게는 남북한 대치 상황의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크나큰 은혜를 준 나라라는 인식과 함께 신제국주의적 침략자, 독재권력의 비호자,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신자유주의를 강요하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혼재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대사를 논하면서 미국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기에, 냉전시대와 군부독재시대를 겪으면서 미국의 이미지는 위와 같이 극단적으로 나뉘어지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시대에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그 시대의 이데올로기에 잘 적응, 내지는 교화된 사람 중에는 미국을 '지고의 선' 또는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는 기회의 땅'으로 굳게 믿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그 시대의 어두운 면을 경험한 사람 중에는 미국을 민족 통일을 반대하는 제국주의적 국가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는 미국이란 나라에 대해 꽤 호감을 가졌던 것 같다. 내가 자라나던 환경이 그랬고, 미국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에서 막연히 동질감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 당연히 나는 한국인이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한 두 나라를 꼽으라면 한국에 이어 미국을 꼽았을, 그런 정도의 동질감과 호감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머리가 좀 굵어지고 노암 촘스키의 글을 읽고, 마이클 무어의 영화와 책을 접하면서 조금씩 미국이란 나라가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그렇게 선하고 우리가 지향해야할 사회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싹트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걸프전도 크게 다를 바가 없었겠지만, 그런 생각을 결정적으로 강화시킨 것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 석유자원 확보를 노린 전쟁이라는 등 여러가지 비판이 있었고 그에 대해 미국은 이라크에서 후세인의 폭정에 고통받는 이라크인들을 구해내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킨다는 듣기에도 그럴듯하지도 못한 이유를 내세워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고, 결국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이라크를 점령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 미국이 내세우는 이유를 그대로 믿는 단세포는 그리 많지 않으리라 믿는다. 후세인의 폭정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이라크에서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어떤 나라에 독재자가 있다고 해서 다른 나라가 침공을 해서 무수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어떤 이유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 누가 미국에게 그러한 권력을 주었는가? 물론 국제사회에서는 힘의 논리가 모든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순수하게 이라크 국민들을 위해서 였다고 할지라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이라크 침공에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경우에야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이라크인들의 삶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후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해보면 정말로 끔찍하다. 후세인 치하에서의 삶도 결코 행복하진 않았겠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무차별적인 폭탄테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모든 사람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차별적 자살 폭탄 테러를 하는 자들은 미치광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의 동포에 대한 공격을 이해할 수 없지만, 이라크인들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나쁜 쪽으로의)를 가져온 것은 미국임을 부인할 수 없다.

미국의 이라크침공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명분이 없는 것 같다. 후세인이 가지고 있다던 대량살상무기도 결국은 찾아내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기사를 종합해보면 그것은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한 하나의 작은 구실이었고 그나마도 조작된 것이었다. 결국 조작된 정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전쟁은 이미 시작되어 이라크는 점령되었고, 정보의 보고와 판단에서 실무자의 실수가 있다고 덮어버리면 그만일 것이다.

 2005년 6월 20일자 Time에서는 사실상 법치주의의 사각지대인 관타나모 기지의 수용자에 대한 심문을 다루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 이후,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 등지에서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전쟁포로에 준하여 - 그러나 전쟁포로에 대한 제네바 협약은 준수되지 않고 있다 - 감금하고 미국의 안위를 지킨다는 명분아래 온갖 학대와 가혹행위, 비인간적인 심문이 자행되고 있는 곳이다. Time에서는 그 곳의 수용자 063으로 불려지는 Mohammed al-Qahtani를 어떻게 조사관들이 심문하는지, 그리고 그가 어떻게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자세히 보도하고 있다. al-Qahtani는 심문받을 것에 대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고 조사관들에게도 무척 반항적이었다. 그러나 고도로 연구된 심리적 방법들이 동원되면서 결국은 조사관들에게 굴복하고 만다. 그리고 조사관들이 사용한 방법은 소설 '1984'에나 나올 법한,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정체성을 상실하게 하여 피조사자를 미치광이로 만드는 그런 것이었다. 잠을 안재우고 물을 강제로 수건에 적셔서 먹이는 것은 기본이고 피조사자가 공포심을 느끼는 것을 연구하여, 예컨대 무서운 개를 이용하여 공포심을 조장하는 방법, 911테러 희생자들의 사진을 몸에 붙이게 하고 미국 애국가를 강제로 들려주며, 용변을 통제하여 바지에 그대로 싸게 만든다든지, 이슬람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상실케하는 방법 등 상상하기에도 끔찍한 고문방법들이 소개되었다. 전세계에 민주주의를 퍼뜨리겠다는 미국이 이런 말도 안되는 인권 침해를 자행하고 있는 것도 놀라웠지만 더 놀라웠던 것은 Time지가 수용자 063에게 어떠한 심리적 방법이 사용되어 그가 어떤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는지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뿐 정작 미국에서 그러한 일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물론 관타나모 기지에서의 인권침해에 대해 비판이 있다는 내용도 있었으나 그것은 두세 단락에 불과했다.

미국은 최강대국이고 사회, 문화적으로도 선진국으로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은 나라다. 그러나 요즘 미국의 행보를 보면, '저건 좀 아니다' 싶을 정도로 반역사적인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미국의 절대적 영향력 하에 있고 - 북한과의 대치 상황에서 주한 미군의 존재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 거기에 우리나라가 처신하는 데 있어 딜레마가 있는 것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기부기 2005-06-29 0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 길다. 읽을 수 없어. ㅜㅜ

외로운 발바닥 2005-12-29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읽어주~~
 

어제는 여행을 갔다가 밤늦게 돌아오는 바람에 오랜만에 모임을 갖고 있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부득이하게 택시를 타야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인상된 택시비 때문에 심적 부담감이 무척 컸다.

택시를 타서 정신도 차릴 겸, 인상된 택시비에 관한 기사 아저씨의 반응도 살펴볼 겸 해서

'택시비가 인상 되어서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라고 운을 떼 봤다.

내가 기대했던 것은 거의 예, 아니오 식의 간단한 대답이었는데 의외로 기사 아저씨는

맺힌 것이 많으셨던지 신림동에서 강남역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열변을 토하셨다.

그 요지는 자신이 18년 동안 택시기사 생활을 했는데 지금처럼 손님이 없던 적은 없었다,

작년중반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 지금은 정말로 밥 벌어먹고 사는 것 자체에

위기를 느낀다, 정부가 돈 있는 사람들이 편하게 돈을 못 쓰게 만들어서 그 사람들이 해외에서 돈을

엄청 많이 바람에 국내 경기가 다 죽는다, 그 돈만 국내에서 쓰도록 해도 국내 경기는 훨씬 좋아진다는

등이었다.

택시 운전하는 것이 요즘은 가장 소득면이나, 근무조건 면에서 열악하다고 하는 요즘, 택시 기사 아저씨의

입에서 돈 있는 사람들이 돈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 것이 나로서는 좀 뜻밖이었다.

택시 기사 아저씨 한 분의 이야기로 성급한 일반화를 할 수는 없겠지만,

서민을 위한 정치를 주창하는 진보세력이 현 정부를 구성하고 있고, 지금도 항상 주장하는 것이 서민들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든다는 것인데, 왜 서민인 택시 기사 아저씨는 그런 정부에게 욕을 퍼부어 대는지...

참 아이러니컬 한 상황이다.

그리고 그 아저씨는 이런 말씀도 하셨다. 이 나라가 어떻게 일군 나라인데 이렇게 나라를 망하게 하냐고.

그러면서 자신은 군대에서 썩은 보리밥을 먹으면서 36개월을 근무하다가 말년에 김신조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42개월 동안 군생활을 했다고. 골수(?)보수의 입을 통해 자주 나오는 '어떻게 일군 나라를'

이란 논조는 약간 거부감이 들었지만, 썩은 보리밥과 42개월 근무라는 말에서는 고개가 숙여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30년을 빨리 태어났더라면 나도 그런 상황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을 것이란 상상에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한편으로는 지금 내가 이렇게 굶주리지 않고 물질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택시 기사 아저씨 같은 지금 50-60대 어른들의 피땀어린 노력과 고생 덕분이라는

감사함과 무의식중에 그분들을 구닥다리 구세대로 치부했던 내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불과 20-30년 전의 굶주림과 헐벗음, 그리고 이를 이겨낸 피땀어린 노력과 고생 -

그런 것들을 지금 와서 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를 하냐는 말로 단순히 넘겨버리기에는

그분들의 고생이 너무나 컸고, 우리가 그로 인해 누리는 것은 너무나 크다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기부기 2005-06-06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나도 과장님들 말 들어보면 그런 거 느껴.
우린 편한 시대에 살고 있어.
희망을 가지세. 아자아자~!

외로운 발바닥 2005-06-08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우리는 배곯는 고통도 겪어 본 적이 없으니...
우리도 24시간 기아체험이나 한번 해볼까?

우기부기 2005-08-01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웅.. 그건 곤란해
 
동서 미스터리 북스 6
프리먼 윌스 크로프츠 지음, 오형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통'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번째 부분은 런던의 해운회사 부두로 배달된 '통'안에 여인의 사체가 발견되어 신고가 되고 이후 사라진 '통'의 행방을 쫓는 내용이다.

두번째 부분은 '통'이 프랑스 파리에서 왔다는 사실을 기초로 수사가 파리까지 확대되고 파리의 경찰관이 통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면서 수사망을 좁혀가고 런던에서도 범행의 단서를 잡게 되는 내용이고

세번째 부분은 용의자의 변호사가 변호를 하기 위해 또다른 잠재적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깨기 위해 조사를 하는 내용이다. 조사 결과는? 책을 읽고 확인하자.

'통'은 일반 추리소설과는 구조면에서 차이가 있고 범인이 누구인지에 모든 초점이 모아지는 그런 소설은 아니다. 그러나 '리얼리즘 미스터리의 최고봉'이라는 역자의 말처럼 '통'은 추리소설의 색다른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독자는 '통'을 읽으면서 마치 자신이 경찰관의 관점을 통해 실제로 수사를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 정도로 작가는 독자가 의문점을 가질 수 있는 사소한 부분까지 목격자의 진술이나 다른 정황증거을 제시하여 빈틈이 거의 없는 추리구조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통'에서는 추리소설에서 흔히 접하는 논리 비약적인 사고의 건너뛰기 - 이 부분에서 어떻게 주인공이 그것을 알아냈지?라는 반응이 나오게 되는 것 - 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추리의 핵심적 구조 중의 하나인 통의 이동경로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지역 명칭의 생소함이 더해져 일정 시점 이후에는 이해를 포기하게 만든다는 점이 좀 아쉽다. -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