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kleinsusun > 무정한 맞선

커플매니저는 옛말 컴퓨터가 짝 골라준다‘무정한 맞선’

성공률 더 높아… 컴퓨터 짝찾기

‘하모니 매칭 시스템’이라는 로고가 화면에 떠 있는 노트북에 A씨의 ‘조건’을 입력했다. 서울 중위권 대학인 S대 출신, 연봉 3000만원, 일반기업(30대 대기업을 제외한 기업군) 사무직원, 30세…. 키와 몸무게는 물론 종교, 부모의 직업과 학력 그리고 재산까지 모두 160여 개의 항목이다. 몇 초 지나지 않아 컴퓨터에는 A씨가 결혼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객관적 배우자 지수’가 떴다. 71.7점. 이어 A씨의 조건에서 선택 가능한 배우자 풀(pool) 여성 38명의 이름이 화면에 죽 떠오른다. 최적의 배우자는 올해 29세로 전문대를 졸업한 10급 공무원으로, 연봉은 1800만원이다. 물론 이같은 과정은 보안키가 있는 극소수의 사람만 볼 수 있다.


◆70·80년대 마담뚜, 90년대 커플매니저… 2000년대에는 컴퓨터?

산업구조와 인구구조가 변하는 가운데 제때 ‘짝’을 만나지 못하는 남녀가 급증하면서 한국에서 ‘맞선 사업’은 인맥 넓은 사람의 개인사업이 아니라 산업으로 성장했다. 알음알음으로 사람을 소개해주던 70·80년대 ‘마담뚜’에 이어 90년대 말부터 맺어주기를 전문으로 하는 ‘커플 매니저’가 급증하더니, 이제는 컴퓨터가 대량의 정보를 분석·가공해 사람과 사람의 결혼을 중매(仲媒)하는 새로운 메신저로 떠올랐다.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한국결혼문화연구소’ 이희길 소장은 “컴퓨터의 안목이 커플매니저보다 훨씬 낫다”며 통계치를 내밀었다. “전문가인 커플매니저가 맞선을 주선했을 때 양쪽에서 ‘만나겠다’는 답변을 얻어내 만나게 되는 확률이 평균 12.8%였지만, 컴퓨터를 이용하니 22%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실제 선우에서는 한때 120여명에 달했던 커플매니저 수가 최근에는 50여명 수준으로 줄었다. 맞선시장의 급속한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컴퓨터라는 기계가 커플매니저가 하던 일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조건’은 컴퓨터가 맞춰준다. 사랑할지만 선택하라”

이 시스템을 개발한 선우는 이를 ‘하모니 매칭시스템’이라고 명명했다. 지난 1995~2004년 사이 10년간 선우를 거쳐간 남녀 5만여명의 나이, 학력, 직업, 외모, 부모의 학력과 재력 등을 분석, 실제 결혼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규 회원들에게 ‘5만명의 평균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는 ‘객관적 배우자 지수’를 개발한 것. 배우자 지수에 따라 소개 가능한 배우자의 풀이 결정되고, 컴퓨터는 이중 통계적으로 가장 결혼 확률이 높았던 조합을 골라내 배우자감으로 소개해 준다. 이용자는 상대방이 컴퓨터로 골라진 짝인지, 커플매니저가 찾아낸 것인지는 모른다. 그냥 ‘사랑할 수 있는가’만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사람을 점수화하는 데 대해 ‘비정하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지만, 선우측은 “인간의 느낌을 객관화한 결과물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조건이 달라지면 어떻게 될까. A씨의 조건 가운데 직업을 변리사로, 연봉은 7000만원이라고 소개하자 컴퓨터는 금세 태도를 바꿨다. 소개된 여성의 나이는 28세로 한 살 더 어려졌고, 출신 대학은 전문대에서 서울 중위권 대학으로, 직업은 대기업 사무직이며 연봉은 2600만원이었다. 모두 5단계(매우 좋음,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인 인상 등급에서 배우자감으로 선택된 여성의 인상 등급은 ‘좋음’에서 ‘매우 좋음’으로 한 단계 뛰었다.

이 소장은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고정관념을 바꿀 만한 통계적 수치가 나오길 희망했지만 결국 고정관념을 확인하고 말았다”며, “그게 현실”이라고 했다.

중매자가 변하면 짝을 맺어주는 ‘결정적 변수’도 달라질까. 그러나 “남자의 경우 연봉(직업), 여자는 키와 몸무게 등을 조합해 만든 ‘외모지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게 이들의 설명. 선우 이웅진 대표는 “평균적인 인식은 여전히 ‘남자는 돈, 여자는 외모’라는 데서 별로 벗어나 있지 않더라”고 말했다.

염강수기자 ksyoum@chosun.com
입력 : 2006.11.01 00:51 43' / 수정 : 2006.11.01 00:5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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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누가 역사를 소유하는가

미국의 대표적인 역사학자의 한 명이라는 에릭 포너의 <역사란 무엇인가>(알마, 2006)가 지난주에 출간됐고, 나는 어제 책을 구했다. 사실 에릭 포너란 사람인 누구인지도 몰랐고, '역사란 무엇인가' 같은 좀 구닥다리 제목이 붙은 책을 손에 들기는 쉽지 않지만(왜 'Who owns history?'란 원제를 살리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일부 서평에서 읽은 바 그를 '소련 체제의 노골적인 옹호자이며 미국에 대해서는 앙심을 품은 역사학자'라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 게다가 책은 '새로운 역사를 원하는 러시아 사람들'이란 장도 포함하고 있는데, 저자가 1990년 4개월간 모스크바대학에 교환교수로 체류한 경험에 바탕을 둔 것이라 한다. 내가 궁금증을 가질 만한 이유이다.

우연이긴 하지만, 책이 출간된 것과 동시에 조지 부시에 대한 미국 역사가들의 평가가 보도되었다. 그를 '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 평하는 역사학자들의 명단에 에릭 포너란 이름이 단연 선두에 올라 있다. 이 정도면 "지난 20년 사이 가장 많은 저술을 발표한, 독창적이면서도 영향력 있는 미국 역사가"(워싱턴포스트)란 평판이 근거없는 립서비스는 아니라는 게 분명하다. 번역서의 타이틀이 '에릭 포너의 역사란 무엇인가'라고 뽑힌 이유이기도 하겠고(그러니까 '에릭 포너'란 이름을 한 열 번 정도 중얼거려서 얼른 '하워드 진'만큼 입에 익도록 해두는 게 좋겠다). 관련기사들을 옮겨놓고 몇 개의 이미지를 붙여둔다. 당연한 일이지만, 적어도 그의 러시아 이야기 정도는 조만간 읽어보고 몇 마디 적어둘 참이다.

뉴스21(06. 12. 05) "부시, 역대 최악 대통령"

미국 역사가들이 조지 W. 부시대통령을 ‘사상 최악의 지도자’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간선거 참패 이후 다시 한번 부시 대통령의 체면이 구겨졌다. 워싱턴 포스트지가 3일 보도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시 대통령에 대해 냉혹하다. 대부분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거나 ‘최악의 대통령 톱5’, ‘백악관 불명예 전당 헌액’ 등 재임 6년간의 치적에 혹평을 가하고 있다. 역사학자들이 참여하는 이 평가는 지난 1948년 처음 시작된 뒤 미국민들의 큰 관심을 모아왔다.



컬럼비아 대학의 에릭 포너 교수는 역대 대통령 중 부시 대통령을 ‘최악’으로 꼽고 있다. 부정부패, 초법적 오만, 전쟁 등 대규모 재앙 초래 등 역대 대통령들이 재임 중 저지른 실수들을 교훈으로 삼기는커녕 ‘종합적’으로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포너 교수는 부시 대통령의 경우 전쟁 포로를 다루는 가운데 피의자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기본적 인권을 무시하고 비밀교도소를 운영하는 등 법을 무시한 독선적 스타일로 오히려 미국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제적 고립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부시 대통령은 명분도 없는 이라크전을 감행해 결국 국가적 재앙을 초래했으며, 대통령의 독단으로 전쟁을 감행한 제임스 폴크 대통령과 비견되나 폴크 대통령은 멕시코와의 전쟁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는 데 성공해 오히려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베트남전으로 혹평받고 있는 린든 존슨 대통령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존슨 대통령은 국내 정책면에서는 민권법과 의료보장 등 치적을 평가받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아직 임기가 2년 남은 부시 대통령에게 ‘오사마 빈 라덴 사살’ ‘김정일 핵포기’ 등 사태 반전 요소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난 6년간의 실적만으로 이미 최악의 대통령 반열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06. 12. 09) '색안경' 벗고 미국사 틀린 그림 찾기

역사는 사실만으로 이뤄진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본은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중국은 우리의 고대사를 왜곡하고 있다. 그뿐인가. 우리 내부에서도 이념에 따라 같은 사실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비틀려 버린다. 어떤 이는 이를 '역사 전쟁'이라고도 한다. 여러 역사 해석들이 충돌하고 대립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역사가 돼버렸다. 그래서 누가 쓰느냐에 따라 제각각의 역사가 생겨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역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역사는 누가 쓰느냐', 또는 '역사는 누가 소유하느냐'로 바꿔놓으면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법하다. 이 책의 원제도 '누가 역사를 소유하는가(Who Owns History?)'다. 서로 다른 주제의 에세이들을 모아놓아 잡다해 보이긴 하지만 역사해석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전체를 일관성 있게 묶어 준다.

누가 쓰든 역사 서술에서 사실과 해석을 엄격히 분리하기는 어렵다. 일부 사실을 골라내 부각시키고, 다른 사실은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을 훼손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선별 작업 자체가 바로 해석 행위인 셈이다. 이 같은 해석에서 나타나는 무수한 오류들을 저자는 조목조목 지적한다.

저자는 미국사를 중심으로 학계의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쟁점들을 다룬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에선 왜 사회주의가 발흥하지 못했는가라는 주제다. 저자는 이를 규명하려는 갖가지 접근방식들을 소개한다. 미국에선 봉건주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잡다한 문화와 인종 탓에 노동자들이 단결하지 못했다, 민주주의가 일찍 도입돼 계급의식이 미처 자라나지 못했다….

개별적으론 그럴듯 해보이는 해석들이지만 저자는 각각의 허점을 가차없이 들춰낸다. 그러곤 다시 질문을 던진다. 그토록 오랫동안 역사학자들이 해답을 찾지 못했다면 물음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라며. 즉 '미국에선 왜 사회주의가 없느냐'는 질문은 자본주의의 발전엔 반드시 사회주의가 수반된다는 선입견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질문에 이미 해석이 섞였으니 답에도 해석이 들어갔던 셈이다. 저자는 또 미국인들이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자유'라는 구호도 인종적 배타주의 속에서 나왔다고 비판한다. 독립선언문에 나온 개인의 자연권은 백인들에게만 해당하지 흑인들은 제외돼 있었다는 것이다.

컬럼비아대 종신교수이자 남북전쟁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민권운동과 반전운동에 열성적이다. 그 연장선에서 저자는 미국의 팽창주의와 군사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이때문에 저자는 미국의 보수파에겐 성가신 존재로 찍혀 있다. 한 보수 언론인은 그를 '미국을 망치고 있는 100인 가운데 75번째 인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문적 업적에 대해선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는 이례적으로 미국역사학자기구(OAH), 미국역사학회(AHA), 미국역사가협회(SAH) 등 3대 역사학 단체의 회장을 모두 지냈다.(남윤호 기자)

06. 12. 15.

P.S. 참고로, 미국의 한 언론인에 따르면 "에릭 포너의 <미국인이 생각하는 자유>는 미국의 모든 학교에서 읽어야 하는 필수적인 저작"이다. 아마도 이 책이 그의 대표작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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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이규창 기자]




MBC '뉴스데스크'가 13일과 14일 이틀간 '집중취재' 코너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싸다는 뉴욕, 도쿄와 서울의 물가를 비교한 뒤 "서울이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싸다"고 보도하자, 뜻밖의 결과에 네티즌들이 놀라움과 분노를 표하고 있다.

'뉴스데스크'는 13일 3개 도시의 옷, 식품, 휘발유 등 생필품 가격을 비교해 보였다. 이 보도에 따르면 리바이스 503모델 최신 청바지는 뉴욕에서 4만6000원, 도쿄에서 8만4000원에 불과하지만 서울에서는 15만3000원에 팔고 있었다. 뉴욕의 3배, 도쿄의 2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맥도날드의 빅맥 세트메뉴는 뉴욕에서 5천원, 도쿄는 4650원, 서울 4400원으로 서울이 약간 저렴했지만, 스타벅스 커피값은 카페모카 큰 사이즈 기준으로 뉴욕 3900원, 도쿄 3700원, 서울 4800원으로 서울이 훨씬 비쌌다. 약 20~30% 가량 차이가 나는 것. 에비앙 생수 역시 서울에서는 뉴욕 810원, 도쿄 800원에 비해 50%나 비싼 1200원에 팔리고 있다.

하기스 기저귀 60개 들이는 뉴욕에서 1만5800원이지만 서울에서는 2만6400원이었고, 생리대는 도쿄에서 44개까지라 3400원이지만 서울에서는 훨씬 적은 34개 들이가 7600원에 달했다.

자가용 운전자들이 민감해 할 휘발유값의 경우 서울에서는 1리터가 약 1540원이지만 뉴욕에서는 600원에 불과하고 도쿄도 1070원으로 서울보다 훨씬 저렴하다.

'뉴스데스크'와 인터뷰를 한 뉴욕 시민은 한국의 휘발유 가격을 듣고 나서 "한국 사람들이 불쌍하다. 정말 불행한 일이다"고 말했고, '당신이 한국 사람이라면 운전하겠나?'라는 질문에 "차라리 마차를 타고 다니지 운전은 못한다"고 답했다.

14일 방송에서도 '뉴스데스크'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린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의 가격 등을 비교하며 "생필품 뿐만 아니라 여가비용도 서울이 비싸다"고 전했다.

해리포터 책 1권이 뉴욕에서는 9300원, 도쿄에서는 1만2800원이었지만 서울에서는 7500원이었다. 그러나 이는 뉴욕이나 도쿄에서 파는 1권 분량을 4권으로 나누어 파는 것으로, 같은 분량을 사려면 3만원의 비용을 치러야 한다. 뉴욕보다 3배가 넘게 비싼 셈이다.

또한 에릭 크랩튼 공연의 S석 관람료는 도쿄가 7만6000원이었지만 서울은 18만원으로 2배가 넘었으며, 회전초밥 역시 같은 종류 35접시를 먹는 가격이 도쿄 4만원, 서울 12만8000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고급 수입화장품, 양주, 골프채 등도 마찬가지로 서울이 도쿄나 뉴욕보다 비쌌다.

2회에 걸쳐 서울과 뉴욕, 도쿄의 물가를 비교한 '뉴스데스크'는 "국민 소득을 고려하면 이미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에서 살고있다"며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보도에 네티즌들은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놀라움과 분노 등의 감정을 표출했다. "소득을 따져 보면 한국의 소비자들은 비교도 안되게 비싸게 물건을 사고있다" "식사보다 비싼 커피값은 한국에서만 통하는 얘기였나" 등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MBC '뉴스데스크'는 최근 기사 숫자를 줄이는 대신 심층보도 중심으로 내용상의 개편을 한 뒤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매거진' '집중취재' 등의 코너가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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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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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6-12-15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물가가 미국이나 일본보다 비싸다는 것이 사실이었군...

하이드 2006-12-15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긴한데, 환율이 바닥을치는 요즘. 저런 기사는 좀 거시기하네요.

외로운 발바닥 2006-12-15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사 제목이 좀 선정적이긴 하죠. 하지만 아무리 환율을 감안한다고 해도 서울 물가가 좀 너무한 것 같기는 해요.

짱꿀라 2006-12-15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의 동경, 미국의 뉴욕에 사는 사람들은 정말로 물가가 비싸서 어떻게 유지하고 사는지 저도 궁금하네요. 저도 LA에서 1년 정도 있었지만 그곳은 그렇게 비싸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요.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외로운 발바닥 2006-12-16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에서 1년이나 사셨군요. ^^; 저도 미국에 가서 생활해보고 싶은데 언제나 가능할 지 모르겠네요. 산타님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
 
경제학 콘서트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1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생각없이 선택을 하고 결정을 내리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의 일상생활에는 미시적인 것부터 거시적인 것까지 다양한 경제학적 원리가 알게 모르게 작용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굳이 경제학적 관점에서 거창하게 말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합리적인 개인들은 매순간순간 선택을 할 때마다 각자 기준에 따라 경제학적인 판단을 거쳐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수많은 이야기들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몇 가지 있었다.

먼저 스타벅스의 커피값이 비싼 이유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이 있었는데 결론적인 이유는 사람들이 기꺼이 스타벅스의 커피를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마시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저자는 이를 리카도의 차액지대론을 이용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스타벅스의 수입의 상당부분은 건물 임대료로 들어가고 건물 임대료가 높게 형성되는 까닭은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에 위치한 건물이 희소하고(커피전문점은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에 얼마나 가깝게 위치하느냐에 따라 판매량이 급격히 변하기 때문에 커피전문점 입장에서는 목이 좋은 점포를 구하기 위한 높은 경쟁이 존재한다.) 사람들이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커피를 마시려고 하기 때문(임대토지에서 생산되는 생산물의 가격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지나치게 높은 커피가격에 분개하는 사람 중의 하나지만, 결국 사람들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줄지 않기에 높은 가격이 유지되는 것 아닐까. 스타벅스는 된장녀 논란까지 불러왔지만 일반적으로 같은 가격 물건이라도 가격을 높이 붙여야 더 잘 팔린다는 우리나라에서의 기현상은 경제학적으로 어떻게 설명될 지 궁금하다. 


저자는 그와 함께 그린벨트나 의사나 법조인 등 전문직의 자격증제도가 진입장벽으로서 재화의 공급을 제한하여 독점적 지위를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는데 그와 같은 제도가 공익적 측면을 고려한 것이기는 하지만 저자가 지적하는 대로의 경제학적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오염, 교통체증(외부불경제)이나 자기 집 앞 길거리 청소(외부경제)를 통틀어 외부효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 책에는 세금을 통하여 외부효과를 조절하는 예가 나온다. 일전에 조세법 교과서를 읽으면서 세금의 힘과 중요성에 대해 절감했는데 세금과 경제의 상관관계를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요즘 부동산 광풍을 세금으로 잡으려한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우세한데 이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도 흥미로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인상깊었던 것은 나이키 공장에서 노동착취를 통하여 신발을 생산해내는 것에 관한 이야기였다. 다국적 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서 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싼값에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비싼 값에 팔아 높은 수익을 올려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다국적기업이 개도국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는 비판도 예전부터 있어 왔고, 특히 아동 노동이나 노동조건이 열악한 시설의 기업에 대하여는 불매운동이나 이를 원천적으로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저자는 노동착취나 열악한 노동조건의 근본원인은 다국적기업이 제공한 것이 아니고 다국적기업의 공장에서라도 취업하여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일할 곳 없이 거리를 떠도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하면서 최빈국에서 기술 선도국가(!)가 된 한국을 예로 든다. 저자의 이런 지적은 사실 많은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이기도 하다. 저자의 논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열악한 근로조건의 다국적기업 공장을 폐쇄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 것이 없다는 지적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단순히 그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나 수입금지법안보다는 다국적기업과 개도국 노동자간에 진행되고 있는 극심한 양극화의 구조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다국적기업 및 금융자본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물결이 개도국 주민들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지적처럼 어쨌든 경제적 발전을 이루어 물질적으로 훨씬 더 풍족해진 우리나라의 예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은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기는 힘들 것 같다. 적어도 당분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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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13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바닥님, 이 책 읽으셨군요. 저도 올해 6월에 읽은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경제학적 사고를 많이 키운 계기가 되었답니다. 오늘 님의 리뷰에 또 한번 읽고 생각을 던져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웃음으로 시작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외로운 발바닥 2006-12-14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짧은 이야기거리가 너무 많아서 좀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아기자기한 삽화와 함께 경제학적 사고를 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책 같아요.

Meme 2008-01-14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벅스 커피가격의 기현상은 초반에는 우리나라에 외국브랜드라는 프리미엄(?) 아닌 프리미엄의 이미지와 불완전한 정보였던 것 같구요.. 현재는 우후 죽순 생기는 커X빈, 파스X찌, 할리X스 +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질좋은 국내 일반커피집 때문에, 경제적 지대는 줄어드는 추세인것 같긴 하네요..
하지만 여전히 외국커피브랜드 매장이 우리나라 커피시장에서 큰 수익을 올리는 원인은 1. 역시 좋은 입지를 차지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이것은 다국적기업 및 거대자본의 독점화 경향) 2. 기꺼이 이정도 가격은 지불하겠다는 한국인 집단이 아직도 많아서 그런것 같습니다 + 브랜드를 먹고 사는것도..(즉 알수없는 사치성 추가)... 3. 또한 이런 비싼 커피집은 일반적으로 자주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것 같군요..(책에는 가격민감도로 설명) 쓰고보니 제 말이 왤케 복잡한지...ㅡ.ㅡ;
암튼 경제학이 이런 복잡한 현상을 단순화 시켜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시장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모형, 경제이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은 보완해 나가야겠지요.. 말이 너무 길었네요^^;;
 

 

‘반도체 때도 그랬고, 자동차 때도 그랬고, 다들 할 수 없다고 했지만 우리는 해 내었습니다. 우리는 가능성의 민족입니다.’로 끝나는 한미 FTA 공익광고를 운전하다가 종종 듣게 된다. 그런데 이 광고를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광고의 의도에 말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교묘하게 애국심과 민족적 자존심(어떻게 보면 세계일류를 지향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의 반작용이라고도 볼 수 있다.)을 자극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무언가 한미 FTA를 거부하는 것이 비겁하고 우리 민족적 자존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가능성의 민족이면 멕시코나 다른 국가들은 민족이 열등해서 못 해내었다는 말인가? 반도체와 자동차산업에 우리나라가 올인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인데 한미 FTA가 체결되면 정부의 그러한 권한이 원천봉쇄되어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에 처해지는 것인데 자동차와 반도체가 성공했으니 이번에도 잘 할 것이라는 단순비교가 올바른 것인가?

 

답은 물론 '아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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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11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도체, 자동차가 성공을 했다고 지금에 와서 한미 FTA가 체결이 된다고 해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외로운 발바닥 2006-12-11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하준 교수의 책을 읽고 알게 된 것이지만 그때와 지금은 정말로 근본적으로 다르죠. 그때는 실력 좀 모자른 아이를 뒤에서 방패도 쥐어주고 싸움도 가리켜서 싸움을 시켰다면 지금은 초등학생에게 맞으면서 강해지라는 식으로 고등학생과 싸움을 시키는 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