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14분 - 아웃케이스 없음
그레그 마크스 감독, 힐러리 스웽크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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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11:14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각 당사자의 관점에서 재구성하여 보여준다. 그렇다고 사건이 각 당사자의 시각에서 달리 해석되는 것은 아니고 단순히 각 당사자의 입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사건이 각각의 인물들에게 어떻게 연쇄적으로 사건을 발생시키는지를 보여준다. 11시 14분에 일어났던 사건의 전말이 어떤 인과관계를 거쳐서 발생한 것인지를 다각도로 보여준다는 것이 이 영화 내용의 전부이다. 다른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깔끔하게까지 느껴진다.

영화를 보면서 등장인물들이 CSI를 보았다면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또 반대로 보자면, 형사사건을 처리하면서 이 영화처럼 당시의 상황을 재연해볼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이란 생각도 간절했다.

별로 유명하지 않은 영화인데도 패트릭 스웨이지, 힐러리 스웽크스 등 낯익은 배우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보너스다. 교통사고가 나는 순간 차 창문에 의한 불상사는 - ‘가아프에게 생긴 일’이라는 소설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지만 - 정말 끔직하면서도 인상적이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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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부기 2005-12-18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씨시티보다 괜찮던데, 왜 별 3개고.
 
이니셜 D 박스세트 (14disc) [알라딘 특가]
미자와 신 감독 / KODI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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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니셜 D가 자동차 만화인데 정말 재미있다는 친구의 말 한마디를 듣고 언젠가 한번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마침 인터넷 쇼핑몰에서 반값 세일을 하는 것이었다. 잘 안 팔려서 재고가 남았다는 뜻이었지만 워낙 다운된 가격에 덜컥 충동구매를 하고야 말았다.

처음에는 80년대 분위기의 2D 캐릭터에 어설픈 듯한 3D 자동차가 합쳐져 좀 유치하게 느껴졌다. 싼게 비지떡이라고, 괜히 샀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이왕 산 것 끝까지 보자고 한편 씩 보기 시작했는데 보면 볼수록 나도 모르게 만화에 빨려들어갔다.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레이싱에 무관심한 듯한 주인공이 조금씩 레이서들의 세계에 빠져드는 과정과 승부욕을 자극하는 라이벌들의 등장, 풋풋한 청소년들의 사랑이 적절하게 뒤섞인 스토리가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나는 한편 한편을 봐버렸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처음 보는 순간에는 실망했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있는 만화다. 최근에 이편(second stage)이 나왔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ps. 만화 자체는 훌륭하지만, 텔레비전 시리즈를 단순히 모아놓은 듯한 구성과 전무한 써플, 쓸데없이 전편 후반부를 반복하는 것 등 DVD 타이틀로는 꽝이다.


DVD 타이틀과 함께온 이니셜 D 번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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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시티 확장판 일반판 (2disc)
로버트 로드리게스 외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 / 엔터원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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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씬씨티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유명한 만화를 영화한 작품이고 쿠엔틴 타란티노가 감독을 맡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브루스 윌리스, 제시카 알바, 미키 루크 등 상당히 호화캐스팅이란 점도 눈길을 끌었다. 영화에 대해 깊은 심미안을 가지지 못한 나로서는 특별히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거나 영화 내용에 관심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블록버스터 위주로 순간적인 충동으로 영화를 보게 되는데, 내가 씬씨티를 보게 된 것은 위와 같은 약간의 배경지식에 쿠엔틴 타란티노가 감독을 했으니 무언가 비주얼한 면이 뛰어날 것이란 예상과 원작의 한 컷과 영화의 한 장면(하티건이 바에 들어갔다가 돌아서면서 인상을 찡그리는 모습 뒤에 낸시가 밧줄춤(?)을 추는 장면)이 함께 나온 신문 기사를 보고 만화를 정말로 잘 영화화했겠구나라는 기대가 합쳐진 결과가 아닌가 싶다.

영화는 흑백인데 첫 장면부터 여자의 드레스와 립스틱만 피같이 빨간 색으로 처리하여 무척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배트맨의 고담씨티보다 더 무거운 분위기의 흑백의 씬씨티. 영화는 씬씨티를 배경으로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첫 에피소드가 마지막 에피소드와 연결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에피소드들 간의 특별한 관계는 없고 다만 중간 중간에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오버랩된다. 영화 줄거리를 논리적으로 이해하려면 머리가 복잡해지겠지만, 애당초 만화를 영화화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다소 비사실적인 장면이 나와도 오히려 원작 만화를 충실히 구현해 냈다는 느낌을 주며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만화적 장면처리는 영화에 상당히 독특하고도 컬트적인 분위기를 제공해준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어둡고 무거운 씬씨티의 분위기, 흑백 화면 중간중간 배치되는 원색적 이미지, 굵은 목소리의 독백, 만화적 상상력을 영화로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화면 구성,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적당한 폭력성과 선정성에 영화에 호흡을 주는 유머까지 더해져 씬씨티를 보는 내내 나는 한순간도 지루함을 느낄 새 없이 영화의 화면 하나하나를 즐길 수 있었다. 잔인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컬트적인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영화를 즐길 수 없을지 모르나, 나는 정말로 재미있게 즐기면서 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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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부기 2005-12-18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잔인한 거 시로..

외로운 발바닥 2006-08-06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이블에서 다시봐도 잼있지? ^^
 
전쟁과 사회 - 우리에게 한국전쟁은 무엇이었나
김동춘 지음 / 돌베개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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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가 6.25.로 기억하고 있는 불과 50여년 전에 벌어진 전쟁에 대해 우리는 어떤 기억을 갖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의 김일성이 소련의 사주를 받아 6.25.에 남침을 하고 이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전쟁이 발발하였고, 미군을 주축으로 한 유엔군의 원조를 받아 평양까지 전진하여 통일을 눈앞에 두었다가 중국의 개입으로 3년여만에 38선에서 조금 북쪽에 휴전선이 성립된 전쟁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6.25.전쟁에 대한 우리의 단편적인 기억과 이해에 대한 저자의 문제제기를 읽고 스스로 6.25.전쟁에 대한 이미지와 단편적인 지식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았다.

개인적으로 ‘6.25.전쟁’으로 연상되는 이미지는 북한군이 쳐들어와 남한 지역을 점령했을 때의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관련된 것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누런색 군복으로 상징되는 인민군이 동네에 쳐들어와 가족들을 잡아가고(실제로 나의 외증조할아버지께서는 피납되셨다), 내가 인민재판을 받아 죽창으로 찔려죽을지도 모른다는 식의 다소 과격한 생각이 어린시절부터 내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었고,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으로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피난을 가야할 지에 대해 나름대로 고민을 했었던 것 같다.(어린 시절 나는 우리 집이 조금이라도 - 불과 몇 백미터라도 - 더 남쪽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거시적으로는 중국이 참전하지 않아서 그때 통일이 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다.(그런 생각은 사실 지금도 한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린시절 내 머릿속에 6.25.가 그런 이미지로 자리잡게 된 것은 내가 알게 모르게 받아온 수많은 반공교육과 사회 전반적인 반공의식 때문임은 분명하다. 초등학교 때 본 반공영화(사실 단순한 전쟁영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군복 색깔에 대한 호불호를 형성하는데 강력한 영향을 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속의 몇몇 장면과 대략적인 줄거리를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어린 시절의 교육은 아직까지도 내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에 반하는 새로운 지식에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하게끔 한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으면 한국전쟁을 6.25.로 부르면서 전쟁의 모든 책임을 김일성 정권에 돌리는 논리가 역대 대한민국 정부가 취약한 권력구조를 유지하기 위하여 조작해낸 논리라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 점령 하에서의 경험은 분명히 존재했던 일이지만, 그것은 한국전쟁의 일부분만을 보여주는 것이고 당시 농민들이 대다수였던 민중들은 남한이 우리나라라는 명확한 국가의식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전쟁속에서 생존의 문제가 가장 절실하였기 때문에 국군이든 인민군이든 무력을 가진 집단에 기회주의적으로 복종할 수밖에 없었고 전쟁의 승패가 이해관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따라서 일반 민중들의 전쟁에 대한 인식과 경험은 분명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북한 점령하에서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승만 정권 이래 대한민국의 정권은 반공이데올로기의 연장선에서 북한 점령하에서 지식인 및 일부 계층에 국한된 사람들의 경험을 일반화시켜 한국전쟁의 본질을 흐려 놓았다.

이승만 정권이 전쟁 직전이나 전쟁발발 직후에 보인 비상식적인 행동들 - 전쟁징후를 포착하고 있었으면서도 그에 대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고, 전쟁발발 이후에도 침착한 태도를 보인점, 전세를 허위로 보도한 채 홀로 피난을 갔으며 주민들이 피난중이던 한강다리를 서둘러 폭발시킨 점, 전쟁발발 후 미국대사에게 미군의 개입을 촉구한 것이 이승만이 취한 조치의 대부분이었다는 점 등등 -에 대하여 저자는 당시 대한민국이 형식적으로는 국가로서 존재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지켜주는 의미에서의 국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으며 이승만 역시 근대적 의미에서의 국가지도자라기 보다는 전제군주로서의 기질과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저자의 지적과 함께 당시 우리나라가 지금의 이라크와 상황이 비슷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미국에 의해 강요된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지지기반이 취약한 이라크정부가 내전이 일어났을 때 보일 행동이 바로 당시 이승만 정부가 보인 행동과 유사하지 않을까?

여기서 저자가 지적하는 것처럼 미국과 소련의 전쟁책임론이 대두된다. 이승만 정권이나 김일성 정권 모두 독자적으로 국가를 꾸려갈 만한 여력이 없었고, 특히 소련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전쟁을 준비한 김일성과는 달리 이승만은 미군의 도움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보기에는 비상식적으로 무책임한 행동을 취한 것이다. 물론, 미국에의 절대적 의존도가 이승만 정권의 한국전쟁에서의 수많은 학살에의 책임을 감경시켜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학살의 수단으로까지 삼은 이승만에게(물론 김일성도 마찬가지이다.) 제일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승만 또는 김일성이라는 정치지도자에게만 전쟁의 책임을 지우는 것은 더 큰 역사적 구조를 놓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반도를 38선을 기준으로 나누어 점령하고 자국에 우호적인 정부를 수립하도록 힘을 발휘하여 한반도에 두 개의 정부가 구성되도록 하여 한민족간에 격렬한 분쟁을 낳았으며 서로 다른 사상을 가진 자에 대해 무자비한 탄압으로 분쟁을 더욱 심화시켜 결국은 남북한 간에 전쟁이 일어나게까지 한 원인제공자는 미국과 소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서 한단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가 조선을 강제로 합병하고 수탈한 것에서부터 동족상잔의 비극의 씨앗이 잉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한국전쟁은 대단히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과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가 막대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한국전쟁의 수혜자인 이승만과 김일성이 전쟁을 정권에 대한 반대자를 학살하고 취약한 지지기반을 만회하려는 정치적 술수의 희생량을 만들어내는 것에 악용하였고, 그때 확립된 빨갱이와 반동분자의 이분법적 구별이 50년도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사회에 음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현대사에 관한 책을 읽던 중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책을 통해 한국전쟁의 거시적 구조와 미시적 장면들에 대해 대략적인 생각의 틀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우리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좌파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저자가 이승만 정권만을 비난하지 않고(이승만 정권은 아무리 비난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북한의 김일성 정권에 대하여도 균형잡힌 분석과 비판을 하였다는 점에서 이 책의 내용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한국전쟁을 아직도 정권의 논리에 따라 단순하게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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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 [dts] - [할인행사], (2disc)
유하 감독, 이정진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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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배경은 내가 태어난 해인 1978년이다. 그리고 영화의 주 내용은 고등학생의 풋풋한 사랑과 학원폭력, 그리고 학교를 평정하는 주인공!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처럼 단순하지만, 유치해지지 않는 것이 이상한 내용을 그렇게 유치하지 않게 그렸다는 점에서 괜찮은 영화였던 것 같다.

내가 직접 겪지는 못했지만, 나의 어린 시절에도 약간의 흔적이 남아있던 학창시절의 모습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물론 대다수의 장면이 지금도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은 학교에서의 무자비한 인권유린에 관한 것이라서 씁쓸했지만.(그 당시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군복입은 교련선생, 선생님의 무지막지한 폭력 및 모욕, 등교시 경례 등은 지금 보면 정말 어이가 없다. 군사정권 때문에 학교가 얼마나 군대문화로 얼룩졌는지 알 수 있다. 내 학창시절에는 그런 것이 많이 없어진 상태였고 지금은 더 그렇겠지만 아침조회나 기압,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 등 학교생활의 많은 부분이 군대문화에서 그대로 따온 것임을 생각하면 정말 섬뜩한 느낌이 든다.)

수줍음 많은 모범생과 학교의 전설로 남는 장면을 연출하는 ‘남자’의 두 모습을 잘 소화한 권상우의 연기도 괜찮았고(사실 모범생 연기가 조금 어색하기는 하다.), 학교의 선도부를 응징하는 남자의 로망을 그린 후반 액션신은 정말 통쾌했다.

최고의 대사: 권상우가 학교를 평정하고 피투성이가 된 채 내뱉는 ‘대한민국 학교 좆까라 그래’

권상우의 눈빛연기...착한연기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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