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쿠자누스 > '사고 착오' 또는 '사고의 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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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테러리즘과 미국의 세계질서전쟁 ㅣ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00
구춘권 지음 / 책세상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에 따르면 <9.11>과 같은 <메가테러>란 <충격과 공포>를 극대화하여
미국 사회 내부에서 미국 정부의 패권 전략 수정을 요구하는
압력이 일어나는 것을 노린다고 한다.
정말 그런 걸까 ?
부시 정부는 플로리다 주의 부정선거를 통해
더우기 미국 정치사상 보기 드문 대법원 판결에서 한표 차이로 대통령이 되었기에
치명적인 정통성 위기를 안고 있었다.
게다가 냉전이 끝난 후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미국경제의 호황이
한갓 분식회계로 치장한 거품경제로 드러나는 파국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바로 그때 <9.11>은 부시를 한순간에 미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지도자로 돌변시겼다.
그는 유례없는 지지율을 만끽하며 두 차례에 걸친, 아무 근거도 없는 침략 전쟁을
자행하고는 지난 해 또 다시 의혹에 쌓인 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하기에 이르렀고
( http://www.peacemaking.co.kr/news/news/view.php?papercode=PEACE&newsno=1085&pubno= )
절박했던 미국 경제의 구조 개혁은 <국가 비상사태 >에 휩쓸려 실종되었다.
<9.11>은 미국의 패권 전략 수정을 강요하는 압력이 되기는 커녕
부시 정부를 정통성 위기에서 구출하고 미국의 고질적인 정경 유착과 권력 남용에
면죄부까지 던져 주었다.
<9.11> 이후에 미국 밖에서 벌어진, <알카에다>가 꾸몄다고 알려진 테러도 마찬가지다.
아랍권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고 이라크 파병에 대한 동맹국(영국, 호주, 한국, 일본 등등)의
지지 여론이 일어나는 데 한 몫을 했다.
저자의 분석이 현실에 어긋나는 이유는 무얼까 ?
저자는 <9.11>같은 사건을 벌일 능력이 있는 반미 테러조직이 실재 존재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믿다 보니 ' 이 사건은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가'라고 묻고 범인을 추적하는
극히 상식적인 '수사 절차'를 밟는 대신에
'오사마는 왜 그에게 돌아갈 비난을 무릅쓰고 <9.11>을 감행했을까'라고 묻게 되고
여기서 실제 현실과는 무관한 저자의 '희망사항'이 '정답'으로 제시된 것이다.
"<9.11>이 반미 테러조직의 작품'이라는
믿음은 저자로 하여금
<9.11공식 버전>의 진위를 가리는 정밀한 고증작업에 눈을 감게 만든 대신
<오사마 빈 라덴 >이 이끄는 '알라바마의 도적들'이 신출귀몰하는 것은
미국의 수사망에 걸리지 않는 유연한 조직 구조를 갖추었기 때문이라는,
마치 미국 중앙정보국의 발언을 연상케 하는 해설을 하게 만들었고 급기야
'국제 정세의 현 시기는 <메가테러>와 미국의 패권 전략이 충돌하는 시기'며
미국이 패권 전략을 포기하지 않으면 반미 테러 역시 지속될 거라는
지극히 피상적인 결론에 이르게 만들었다.
저자와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9.11>을 분석하는 작업은
전세계의 비판적 지식인과 언론인
( http://www.blessedhopebaptists.or.kr/trumpet/terror.mht )
그리고 <9.11> 희생자 유가족들 ( http://www.911citizenswatch.org/ )에 의해
사건 직후부터 맹렬히 진행되었다.
그들의 분석에 따르면 (저자가 말하는) <메가테러>가 사실은
‘위기에 처한 권력이 그들의 숨겨진 정치 경제적 목적 (Secret Agenda)을
관철하는데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조작하는 심리전의 기술’이다.
( 자세한 내용은 http://www.911truth.org :
http://globalresearch.ca/articles/CHO409D.html )
여기서 <정치 경제적 목적>이라 함은
권력이 처한 매 시기의 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허약한 정통성의 보강, 경제위기의 폭력적 해결, 권력의 재창출,
대외 침략 전쟁 따위를 말한다.
이러한 목적 실현에는 대중의 사고력을 마비시켜
자발적 지지와 동의, 참여를 유도하거나
대중의 저항력을 무력하게 만드는 사회 심리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충격과 공포의 극대화>가 달리 필요 하겠는가 ?
어떤 권력이든 그것이 한 사회의 소수 과두 세력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
다수의 동의와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 공학적 기술이 필요한데
그 권력이 절대 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되면
그 정치 공학적 기술 또한 대단히 비열하고 잔인해지기 마련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최근에야 ‘이제는 말할 수 있다’(MBC)나‘
그것이 알고 싶다’(SBS)같은 영상매체를 통해서 드러난
<육영수 피살 사건>이나 <김현희/KAL 858기 실종 사건>을 예로 들어 보자.
사건의 배후에 <국가 속의 국가 권력>이 개입해 있고
모든 언론이 권력이 건네주는 공식버전을 받아썼다는 거
이젠 상식이 되었다.
그런데 이같은 정치공학이 유독 한국에서만 일어난 걸로
착각하는 지식인들이 의외로 많은 듯하다.
시야를 넓혀보면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널려 있다.
예를 들면 지난 60년 대 부터
유력한 정계, 경제계 요인들에 대한 암살 사건. 폭파 사건이 줄을 이었다.
미국의 J.F. 케네디 대통령,
이탈리아 기민당 당수 모로,
독일 드레스덴 방크 총재 폰토,
도이체 방크 총재 헤어하우젠
( http://peacemaking.co.kr/news_view.php?no=277 )
독일 신탁관리청 대표 로베더는
<정치 테러>의 전형적인 희생자들이다.
케네디 암살은 일개 정신불안자의 단독 범죄로
또 유럽에서의 사건은 극렬 좌익 테러단의 범죄로 알려져 있으나
희생자들은 예외 없이 투기 금융자본의 이해를 거스르고 있었고
그들이 제거된 후 국제 정세에는 전쟁과 경제 불황이 엄습했다.
<9.11>은 사건 현장이 CNN을 통해 전세계에 실황 중계되었다는 점에서 유별나지만
각본의 기본 골격은 앞에 열거한 사건과 큰 차이가 없다.
2천 명이 넘는 불특정 다수를 무차별 살상하는 테러를
특정 개인을 제거하는 테러와 같은 유형으로 보는 데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에겐
육영수 개인의 피살과 민간 여객기 (KAL 858기) 승객의 무차별 희생이라는 두 사건의
공통점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네로 황제가 로마를, 히틀러가 국회의사당을 불지르고
정적을 제거한 후 '천년 왕국'의 야욕을 불태우다가 거꾸러진 역사도 떠올려 보면 좋겟다.
많은 지식인들이 <9.11 공식 버전>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이 '제국의 가신'이 아니라면
국제 정치테러의 역사와 그 실체에 대한 인식이 빈약하거나
권력과 언론이 유포하는 화두와 가상 현실 (virtual reality)의 이면을
투시하는 감각이 부족해서
또는 미국의 정치/금융 권력의 위기구조와 그들의 생존전략에 대한 이해가
철저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다시 <육영수 피살>과 <김현희 사건>을 예로 들면 매 단계 권력이 직면했던
위기와 관련해서만 이 사건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독일에서 공부한 저자가 <9.11공식 버전>을 뒤집는 독일에서의 연구 성과
( http://peacemaking.co.kr/news_view.php?no=1348 )나
유럽에서 보도된 대단히 중요한 기본 정보를 외면하고 있는 것도 아쉽다.
예를 들면 <9.11>을 두 달 앞두고 <오사마 빈라덴>이 두바이 미군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현지 미 중앙정보국 요원 <래리 미첼>의 방문을 받은 후 파키스탄 행 비행기에 올랐다는
보도다.
프랑스 신문 <르 피가로>와 프랑스 국영 국제 방송이 현지 외교 정보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이 사실은 러시아 <프라우다>, 독일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
이탈리아 <라 레푸블리카> 등 16개 국의 주요 언론에서 인용 보도했다.
( http://peacemaking.co.kr/news_view.php?no=102 )
정치 테러의 본질을 정확히 보는 것은 한 사회의 위기와
국제 정치 동학을 분석하는 사회과학자에겐 외면할 수 없는 과제이지만
자칫 <사고의 착오>나 <사고의 게으름> 에 빠지면
알게 모르게 권력의 심리전을 대리 수행하는 병사가 될 수도 있다.
허 광 (전 시사저널 독일 주재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