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검다리 건너 하늘 길을 거닐다
  • 청계천에서 낙산공원까지 주말걷기
  • 글=박미경 걷기모임 유유자적(cafe.daum.net/freewalking)회원
    사진=조선영상미디어 김영훈기자 adamszone@chosun.com
    입력시간 : 2007.02.0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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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주는 여러 가지 재미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도심 코스로 안내합니다. 먼저 조선시대 가장 긴 다리였다는 ‘살곶이 다리’를 구경하고 철새보호구역을 지나 복원된 청계천 풍광을 감상하며 걷습니다. 이어 시끌벅적 동대문을 지나 고요한 낙산공원까지, 서울의 다양한 얼굴을 만납니다.

      낙산성곽은 서울에 남아 있는 성곽 중에 가장 찾아가기 쉽고, 또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지요. 성곽 따라 낙산공원에 오르면 탁 트인 경관에 눈이 절로 시원해 집니다. 마무리는 활력이 넘치는 대학로. 이보다 더 다양한 풍경을 품고 있는 산책로가 또 있을까요.


    • 1. 한양대역~살곶이 다리 (0.3㎞/5분)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 3번 출구로 나와 보도를 따라 왼쪽으로 꺾어진다. 어수선한 공사 현장을 지나 오른편으로 찻길 건너편에 살곶이 다리가 보인다. 건널목을 건너 천변으로 진입한다.

      살곶이는 청계천이 중랑천과 만나 한강으로 흘러드는 지역. 태조가 함흥에 머물다가 한양으로 돌아오던 길에 자신을 마중 나온 태종에게 활을 쏘았는데, 태종이 차일을 치기 위해 세워두었던 큰 기둥 뒤로 몸을 피하는 바람에 화살이 그 기둥에 꽂혔다. 그때부터 이곳을 살곶이라 불렀다 한다. 살곶이 다리는 세종 2년(1420)에 공사를 시작했다. 세종 즉위 후 태종은 광나루에서 매사냥을 즐기고, 살곶이에 있는 낙천정(樂天亭) 등에 수시로 행차하면서 이곳에 다리를 놓게 됐다고 한다. 도성 안 개천 축석 공사에 인력을 투입하느라 중단됐던 살곶이 다리공사는 성종 6년(1475)에 재개 됐고 성종 14년(1483)에 완공됐다. 대원군이 경복궁을 지으면서 모자라는 석재를 보충하기 위해 살곶이 다리의 석재를 가져다 쓰면서부터 훼손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반 복원했다.

      2. 살곶이다리~오간수교 (5.4㎞/80분)  

      천변으로 내려서자마자 보이는 오래된 돌다리가 바로 '살곶이다리'다. 다리를 건너지 말고 그냥 지나친다. '살곶이 공원'을 지나 작은 다리가 나오면 건넌다('군자교 2.7㎞'란 표지판이 가리키는 쪽으로 간다). 왼쪽으로 청계천을 두고 걷는다. 내부순환도로 때문에 소음이 거슬리긴 하지만 활기차게 걸어보자. 왼편으로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이 보이면 징검다리를 건너 계속 청계천을 따라 걷는다.

      검은 수면 위에 떠 있는 하얀 돌을 건너는 재미가 있다. 통통한 오리떼가 노는 청계천 물길을 거슬러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저만치 우뚝 서 있는 '두타(두산타워)'가 보이면 천변에서 벗어날 준비를 한다. 혹시 하천을 오른쪽에 두고 걷고 있었다면 징검다리를 이용해 미리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것이 좋다. 평화시장 아래 있는 오간수교와 연결된 들머리를 통해 청계천에서 빠져 나온다. 올라오자마자 왼쪽으로 동대문이 보인다.

      3. 오간수교~낙산공원길 입구 (0.3㎞/5분)  

      북적거리는 동대문이다. 딴 세상 같다. 왼쪽 건널목을 건너 흥인지문을 구경한다.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 6번 출구로 들어가 1번 출구로 나온다. 나오자 마자 뒤로 돌아 직진한다. 이대동대문병원 조금 못 가 낙산공원으로 안내하는 이정표가 있다. 동인교회 옆에서부터 낙산공원길이 시작된다.

      4. 낙산공원길 입구~낙산공원 입구 (1.5㎞/20분)

      아기자기한 산책로를 따라가면 왼쪽으로는 서울성곽이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크고 작은 지붕이 빼곡히 내려다 보인다. 부드러운 흙길이다. 오르막길이라 조금 숨이 차지만 걷는 만큼 도시 소음이 뒤로뒤로 멀어진다. 고개를 들면 고풍스런 성곽이 그려놓은 스카이라인이 보기 좋다. 성곽 아래는 개나리·영산홍·무궁화·목련이 줄줄이 이어지는 꽃밭이다. 꽃 필 때, 이 길을 다시 한 번 걸어보는 건 어떨까? 오르막길 끝까지 올라가 마을버스 03번 정류장이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 곧바로 오른편으로 낙산공원 입구가 보인다.

      낙산성곽에는 성곽 양쪽을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가 두 군데 있다. 낙산공원길이 ‘공원’이라는 이름답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반면, 성곽 반대편은 작은 집들이 모여 있고 동네 아이들이 뛰노는 정겨운 골목길이다. 성곽 출입구를 통해 이편 저편을 드나들면서 두 개의 길을 모두 구경해 보자. 어느 길로 가든 성곽만 죽 따라가면 낙산공원에 도착한다.

      5. 낙산공원~혜화역 (2㎞/30분)  

      낙산공원. 말 그대로 '하늘 길'이다. 평지가 아니어서 공원 안에 지그재그로 경사길이 나 있다. 단숨에 공원을 질러 내려갈 수 있는 나무 계단도 있지만 길 따라 이리저리 걸으면서 낙산 이모저모를 느껴보고 가자. 낙산전시관이 있는 광장을 지나 공원에서 빠져 나온다. 골목길(낙산공원길)을 따라 내려간다. 양복점, 이발관이 들어선 정겨운 동네가 나타난다. 소박한 꽃밭이 그려진 담벼락 등이 눈길을 끈다. 기업은행을 만나면 우회전. '나임마트' '어촌회센터'에서 좌회전하면 마로니에 공원. 오른쪽에 지하철 4호선 혜화역이 있다.

    • ::: 알고 가면 더 좋아요.

      총 걷는 거리: 9.5㎞

      총 걷는 시간: 2시간 20분 (휴식 포함 안함)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 3번 출구

      돌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떠나기 전에: 화장실은 출발지점인 한양대역과 도착지점인 혜화역, 살곶이 체육공원, 낙산공원에 있다. 청계천에서는 인근 빌딩이나 지하철역 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 동대문시장에서 다양한 요깃거리를 맛볼 수 있고, 낙산공원에서 내려온 뒤 도착하는 대학로에도 음식점과 편의시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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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짱꿀라 2007-02-08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본 곳은 2군데 밖에 없네요. 서울에서 30년 거반 있었는데 말이죠.

    외로운 발바닥 2007-02-09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혜화역밖에 없어요. ^^;; 저도 30년을 있었는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