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분 후의 삶
권기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의 의지와 약간의 운, 그리고 신의 가호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7,000미터 높이의 날카로운 설벽에서, 홀로 빠진 망망대해 가운데서, 암흑의 지하 미로에서 끝까지 삶의 끈을 놓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더운 여름, 자칫 권태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내 생활을 단단하게 조여준다.

다양한 사람들이 겪은 다양한 생의 극한이 담겨있지만 책이 말하고 싶은 주제는 한 가지이다.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고, 삶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평범하고 무료하기까지 한 일상이 실제로는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죽음 앞에서 발길을 되돌려 살아돌아온 사람들의 예를 통해 보여주는 셈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저 단순하게 그들이 겪은 일을 옮겨적었더라면 오히려 감동이 더 크지 않았을까 싶은 거였다. 지나치게 문학적으로 이야기를 엮어내려 하다 보니 수필도, 소설도 아무것도 아닌 이상한 글이 되어버린 듯 하다. 좋은 책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작가의 욕심은 이해하지만, 때론 욕심을 버려야 오히려 잘 되는 일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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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존 디트레치 크림 - 160ml
참존화장품
평점 :
단종


임신 후 배와 허벅지 튼살을 예방하려고 쓰고 있어요. 튼살크림 찾아보니 가격이 천차만별이더라구요. 친구들 말이 아무리 튼살크림 열심히 발라도 트는 사람은 튼다고 궂이 비싼 거 쓸 필요 없다고 해서 가장 저렴한 참존 제품 쓰고 있답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흡수성도 좋고, 효과도 괜찮은 것 같아요. 이제 임신 8개월인데 이 크림 덕분인지 아직은 살이 트진 않았습니다. 왼쪽 배 부분에 작은 실핏줄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꾸준히 바르니까 더이상은 심해지지 않네요.

사실 다른 제품은 써보지 않아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저는 워낙 참존 제품을 좋아해서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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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로 읽는 여성성 She - 동연총서 208
로버트 A. 존슨 지음, 고혜경 옮김 / 동연출판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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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은 어머니의 자식이라기보다는 생명의 자식이다. 어머니가 자녀를 위한 운명을 짜려고 자기 자신의 운명을 짜는 행위를 멈추어서는 안 된다. 어머니가 자신의 운명에 깊이 힘쓰는 것이 결국 자녀들에게 도움이 된다.-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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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로 읽는 여성성 She - 동연총서 208
로버트 A. 존슨 지음, 고혜경 옮김 / 동연출판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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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구입했던 <신화로 읽는 남성성 He>보다는 편하고 쉽게 읽힌다. 내용도 보다 명료하게 전달된다. 그러나 신화 하나로 여성성의 성숙 과정을 제대로 설명하기엔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책은 아프로디테로부터 시작한다. 신화에서 아프로디테는 생식이나 본능적 모성에 충실한 원시적인 여성성의 본질을 의미한다. 그러나 원시적인 여성성은 프시케에 의해 도전을 받게 된다. 아프로디테는 질투에 휩싸여 프시케에게 죽음과 결혼해야 한다는 신탁을 내리게 된다.

저자는 여기에서 결혼이란 순수한 여성성의 죽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견해를 이끌어낸다. 실제로 우리나라 제주 전통에 결혼식 때 입는 혼례복과 장례식 때 입는 호상복이 같은 옷이었다고 한다. 남성에게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여성에게 결혼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계기라는 점을 생각할 때 적절한 비유인 듯도 하다.

이렇게 내용은 프시케와 에로스의 신화를 설명하면서 프시케가 완전한 여성성의 성숙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짚어간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에 빠지는 것'의 차이에 대한 설명이나, 여성성의 성숙을 네 단계로 설명하는 것 등의 예는 그 설명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흥미있다.

저자는 여성성의 성숙에 남성성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일 뿐이고 진정한 성숙은 자신의 내면 안에 있는 여신적인 특성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게 되면 모두에게 '기쁨'과 '조이'와 '엑스타시'를 가져다 줄 수 있단다.(p.132- '기쁨'과 '조이'와 '엑스타시'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는 전혀 설명되어 있지 않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신화 하나만으로 여성성의 성숙을 설명하는 건 다소 벅차 보인다. 프시케의 신화에서 '여성성'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이끌어내는 것보다는 아프로디테와 프시케의 갈등과 화해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게 오히려 흥미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자신의 아들과 정을 통한 프시케에게 불가능한 숙제를 내며 질투에 몸을 떠는 아프로디테의 모습과, 아무런 반항 없이 그 과제를 수행하는 프시케... 그들의 관계를 보다 면밀하게 연구하면 더욱 흥미있는 성과가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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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라체
박범신 지음 / 푸른숲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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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극심한 절망에 빠진 사람이 삶의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뭐,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자신이 빠져있는 절망을 극한까지 밀어붙여 더이상 추락할 수 없을 때까지 추락한 뒤, 바닥을 치고 스스로 올라오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들은 그런 절망의 극한에서 자신을 이기고 다시 삶으로 돌아온 사람들이다.

굳이 등산용어를 몰라도 상관없다. 처음엔 낯선 용어일지라도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감으로나마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독서의 흐름을 끊어가며 용어를 찾아 읽는 것보다는 감으로 내용을 이해해가며 술술 넘겨 읽는 것이 이 소설의 묘미를 더욱 살려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을 가장 두드렸던 단어는 생뚱맞게도 '모럴'이었다. 네이버에서 한글로 '모럴'을 치면 '집단의 구성원에 의하여 형성되는 집단 내의 심리적 상태'라는 설명이 뜬다.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지만 어쨌든 이 책에서 사용되는 '모럴'이란 개인의 양심이 만들어내는 내면적 규범 내지 도덕이라는 뜻인 듯 하다.

사실, 생각해보면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이 모럴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상민은 등산가로서의 모럴을 지키기 위해 가능하면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산을 오르려 하고, 영교는 가족에 대한 모럴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가 다르다 해도 형제간의 우애를 갈구하며, 정선생은 원치않는 아이였지만 자신의 자식에 대한 모럴을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꿈을 포기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모럴을 지키며 살아온 그들에 대한 댓가는 가혹한 것이었다. 따르던 선배의 죽음과 이혼, 살인미수라는 범죄, 자식의 출가... 이쯤 되면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그들이 택한 것은 다시금 모럴이다.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험하기로 소문난 촐라체 북벽을 오르는 것... 이것이 인생의 막장에서 그들이 택한 삶의 방식이었다.

상민과 영교의 조난과정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하다. 베이스캠프에서 그들을 관찰하고 기다렸던 정선생의 마음 역시 지옥이었을 것이다. 그들이 순간순간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할 때는 나 역시 "그래, 차라리 죽어라. 그게 더 편안하겠다."라고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생은 '그렇기 때문에 사는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 것'이라 했던가...? 그들은 끝없는 절망과 추락의 낭떠러지에서도 삶에 대한 애착을 잃지 않았고,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그 모럴을 끝까지 지켜냈다. 비록 손가락과 발가락, 발목과 무릎을 잃었지만 자신의 목숨이 헛되지 않음을,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방법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깨달았으니 남은 생애가 아무리 고통스럽다 해도 그들은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을 터이다.

작가는 '존재의 나팔소리'에 대해 썼고, '시간'에 대해 썼으며, 무엇보다 불가능해 보이는 '꿈'에 대해, '불멸'에 대해 썼다고 밝혔다. 등산 얘기에 무슨 존재고 시간일까.. 싶었는데 다 읽고 나니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었다.

이제는 삶의 크레바스를 만났을 때, 상민과 영교를 기억하며 그 깊은 구덩이에서 기어나올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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