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분 후의 삶
권기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의 의지와 약간의 운, 그리고 신의 가호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7,000미터 높이의 날카로운 설벽에서, 홀로 빠진 망망대해 가운데서, 암흑의 지하 미로에서 끝까지 삶의 끈을 놓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더운 여름, 자칫 권태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내 생활을 단단하게 조여준다.

다양한 사람들이 겪은 다양한 생의 극한이 담겨있지만 책이 말하고 싶은 주제는 한 가지이다.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고, 삶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평범하고 무료하기까지 한 일상이 실제로는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죽음 앞에서 발길을 되돌려 살아돌아온 사람들의 예를 통해 보여주는 셈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저 단순하게 그들이 겪은 일을 옮겨적었더라면 오히려 감동이 더 크지 않았을까 싶은 거였다. 지나치게 문학적으로 이야기를 엮어내려 하다 보니 수필도, 소설도 아무것도 아닌 이상한 글이 되어버린 듯 하다. 좋은 책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작가의 욕심은 이해하지만, 때론 욕심을 버려야 오히려 잘 되는 일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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