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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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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교사란 어떠해야 하는 것일까? 교직에 들어선 사람이라면 한번쯤 해보았음직한 질문이다. 나 역시 이 질문을 잊지 않으려 애쓰며 산다. 타성에 젖어 가끔은 아이들에게 짜증을 부리기도 하고, 비합리적인 지시를 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뉘우치면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너는 훌륭한 교사인가?'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나에게 가르쳐 준 책이다. 아무리 교수법이 훌륭하고, 학급 관리 능력이 탁월하고, 교직에 대한 불타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있다 해도 '훌륭한 인간'이 되지 못한다면 '훌륭한 교사' 또한 될 수 없다는 간단명료한 해답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우리의 풋내기 여교사는 다른 교사들과 구별되는 탁월한 교수법을 개발한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학급을 일사불란에게 정돈하는 관리능력을 갖춘 것도 아니다. 교직에 대한 확고한 사명감을 가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녀는 갑갑한 교직에 대해 좌절하는 젊은 여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 그녀는 타인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가진 '훌륭한 인간'이다. 훌륭하다는 것은 사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나이어린 학생을 독립된 인격으로 대하고, 자신이 실수 투성이인 평범한 인간임을 잊지 않으며, 때로 지겹고 무의미한 일이라 여겨져도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훌륭함인 것이다.

글의 내용 하나하나를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넉넉하지 않고, 영악하지 않은 아이들과 역시 때묻지 않은 선생님이 만났을 때 얼마나 따뜻한 이야기들이 생겨날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테니까...

다만 모든 이야기 하나하나가 튀지 않으면서도 비범하고, 감상적이지 않으면서 따뜻한 오묘함의 경지를 지니고 있다고만 말하고 싶다.

주인공이 가르쳤던 어린 아이들과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똑같지는 않겠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과 믿음만 잃지 않는다면 나도 훌륭한 교사, 훌륭한 인간이 될 수 있겠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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