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메모광이다. 그건 분명하다.


회사에서 해마다 나눠주는 두툼한 다이어리를 열어보면 그 안에는 빼곡히 1년의 기록이 들어차있다. 그 안에는 꽤 많은 일이 들어있는데, 처리했던 일 중에 의문을 가졌던 일도 있고, 처음 배웠던 일도 있고, 분명히 나중에 찾아볼 것 같아서 일부러 적어 놓는 일도 있다. '딱히 이걸 적는다'라고 말하기에는 정해진게 없지만 분명 그 메모들은 싹싹 모아보면 1년 동안의 내가 회사에서 했던 일과 작업과 생각들을 복기하는데 바탕이 된다.

오늘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과거자 일을 복기할 기회가 있었다. 정확하게는 8월 11일에 일어났던 일이었는데 정확하게 날짜를 기억 못해서 다이어리를 넘기다가 8월 11일자 메모를 보고 정확한 날짜를 기억했다. 꽤나 정확하게 메모가 되어 있어서 내 기억을 복기하는데 꽤 도움이 되더라. 이 일을 찾다가 덕분에 9월 부분을 보고 9월 중순에 하루 시간을 투자해서 궁금해 하던 일이 한 2줄로 메모가 되어 있는걸 발견했다. 메모를 보니 그 때 어떤 일 때문에 끙끙거렸는지도 단번에 기억이 나고, 아직도 해결하지 못했던게 기억난다.

옆자리 대리님이 그걸 써놨다며 신기해한다. 메모를 많이도 한다며 신기해 하시더니 중학교 때던자 국어 교과서에 메모에 관한 아저씨 이야기가 있었는데, 라며 기억을 더듬으신다. 아, 이런, 먼가 어렴풋이 기억날 거 같은데 파편으로만 기억이 난다. 메모를 엄청 열심히 하는 아저씨 이야기였던가, 메모의 이유 같은 그런거 같기도 하고, 결국 기억은 못하고 머리를 움켜쥐고 있는데, 대리님 왈 '그래도 어렴풋이 기억이 있는걸 보면 우린 같은 세대군'.

잠시 발끈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뭐였을까. 아 궁금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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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1-26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아주 어렴풋이 기억나려고 하는데요, 본인이 메모를 했다는 사실조차도 메모를 해놨다는 그런 내용도 있었던것 같아요.

하루 2010-11-27 00:30   좋아요 0 | URL
악, 기억을 아무리 하려고 해봐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내일 대형 서점에 가서 아무래도 찾아봐야 할거 같아요. 흑 ㅜㅡ
+이런거 기억 못해내면 너무 답답해요!
 

 

 

 

 

 

 

 


딱 2%, 용두사미스러우나 너그러히 볼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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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슬슬 되어 가는지 사무실이 꽤나 건조하다. 사무실의 거진 정중앙이라서 그런지 끝쪽보다 건조함이 몇배는 심해서 가만히 앉아있으면 눈이 따갑고, 얼굴이 갈라지는 느낌이 난다. 덕분에 인공눈물을 얻어다가 넣기도 하고, 수분크림을 푹푹 바르고 출근해봐도 마찬가지이다. 애라 모르겠다는 기분으로 작은 가습기를 하나 구입해서 책상위에 올려놓고 일을 시킨지 오늘로 4영업일째.

가열식 가습기는 처음 써놨는데, 완전히 가열된 상태의 수증기가 나오기 때문인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습기의 정의를 의심하게 한다. 회사로 문의도 해봐도 가열식은 가열이 된 수증기가 나오는거라 일반 초음파식 가습기를 생각하시면 안되는거고, 지금 상태가 지극히 정상이란다. 하지만 아무리 그 설명을 듣고, 가습기를 봐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물을 상당히 많이 소비하고 - 500mml페트병을 소비하는데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있는데 나오는 증기는 굉장히 시각적으로 적어서 제대로 일을 하는건지 마구마구 의심이 드는거다. 그래서 우스게 소리로 '열심히 일은 하는데 성과가 없어서 안되겠다. 환불해야겠다'라고 궁시렁 거렸다. 놀랍게도 월요일부터는 성과도 보이고 있어서 내심 흐뭇해하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조금 씁쓸하기도 하다.

회사생활을 하고 특이 오늘 신입직원 면접 보는 것도 보고 있노라니, 일은 열심히 하는데 성과가 안 좋은게 얼마나 서로에게 최악의 조합인지를 느끼겠다랄까.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일은 열심히 하나 성과가 나지 않아 환불해야겠다는 내 결심은 결국 회사생활의 직장인의 평가와 일상과 다르지 않다는 것 때문이었다. 나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나를 고용한 회사이니, 나는 일을 해야하는 것인데, 과연 회사는 나의 성과에 임금을 지불하는걸까 아니면 노력에 지불하는걸까.

그리보니 회사 신입시절 윗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성실한 사람이 좋을꺼 같어 아님 성실하지 않아도 일 잘하는 사람이 좋을거 같어?" 난 신입은 성실한 자세를 보고 뽑는다고 생각해서 - 이미 뽑힌 상태에서 나눈 대화였다 - 성실한 쪽 아닌가요? 라고 말했는데, 그분의 대답은 일 잘 하는 사람이다, 일 못하면 민폐야 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정말 그런가?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조금은 이해할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결국 사람들이 '노력'이라는 행위를 하고 일을 하는 행위도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이라는건 명확한 사살이니.

하지만 역시 노력과 성과가 절대 비례하지 않는다는걸 알아버린 지금, 가습기를 보면서 괜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묵묵히 일하고 있는 가습기가 조금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나 할까. 겨울이라서 그런가 연말로 다가가서 그런가 이런저런 상념이 많아진다.

가습기군, 힘내라구. 난 당신이 마음에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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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제도는, 꽤나 많은 상념을 일으킨다.

 

얼마전, 얼마전이라고 하지만 벌써 1달은 더 된 듯 하군, 인터넷으로 일본드라마<호타루의 빛> 시즌 2를 조금 봤다. 정확하게 말하면 조금이라고 하지만 시즌 1의 마지막 편과 시즌 2의 마지막 편을 연속으로 본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두 편을 연달아 본 것 만으로도 나는, 이 드라마를 전체적으로 보고 싶구나 라고 생각했다.

 

시즌 1의 마지막 편은 사랑하는 사람과 동거 하게 된 우리의 주인공 여인의 이야기로 가득이다.

본의하니게 다른 남자와 동거 하다가 자신이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사랑을 하게 되고, 그 사람과 함꼐 살게 된다. 문제는 그 사람과 함꼐 살게 되면서 그 사람에게 내 자신을 온전히 보여줄 수 없게 되어 버린다는 점이다.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화장실에 오래 있으면 오해를 살까(?) 두렵고, 그와 함께 집에 있으면 함께 해야 하는 일이 있어야 할 것 같고, 그가 하는 모든 말들에 하나같이 신경이 곧두서 있는 상태 말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그와 함께 쉴 수 있는 꿈속의 스위트 홈이 아닌 현실. 어느 순간, 열쇠를 끼우고 문을 여는 주인공은 한 숨을 내쉰다.
깊고 깊은, 왜 우리 두 사람의 관계가 이렇게 되어 버렸나, 라는 상념을 담은 그런 한숨 말이다.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상념이 느껴지는 그런 한숨.

 

시즌 2편의 마지막은 사랑하는(?) 부장님과의 미래에 대한 고민 이야기인데, 시즌2를 관통하는 주제는 결국 '결혼이란' 이다.

계속 건어물녀로 살아갈지 정해야 한다는 말이 굉장히 내게는 신선하게 들렸다. 타인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건어물녀의 말이 내게는 굉장히 신선하게 들렸다. 결국 주인공 여인은 남자를 따라 그의 부임지로 가지않고 계속 한 곳에 머물러 일을 하고, 생활을 이어 간다. 여전히 의욕적으로 일을 하고, 이전에는 생각해보지도 못한 집안일을 한다. 주인공은 자신의 건어물녀로서의 삶을 살아가지만 삶에 필요하다고 배운 새로운 일을 하나씩 자신의 삶에 안착시켜 나간다.

 

결혼이라는 소재가 이야기거리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뭘까.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결혼은 현실이다, 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당신과 한집에 살고 싶다 등등. 그 사람과 혼인 서약을 하고 일단은 평생을 함꼐 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부대끼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흔히들 말한다. 결혼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맞춰가는 것이라고.
하지만 결혼을 해서 서로 다른 두 인격이 만나는 그 자리에서 서로 맞춰가는 부분도 있겠지만
절대 서로 버릴 수 없는 부분은 분명 지켜야 한다는 그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다.

호타루는 건어물녀로서의 삶을 버릴 수 없다. 계속 건어물녀로 살겠다고 선택했다.
하지만 그녀는 건어물녀로서의 삶에 그와 함께하기 위해 필요한 다른 부분들을 받아 들인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드라마를 봤을지 모르겠지만, 난 드라마 마지막 회를 보면서 사실 꽤 충격을 받았다.

 

<호타루의 빛> 시즌 2, 그것도 마지막 단 한 회를 보면서
내가 지금까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결혼이 정확히 지칭하는 현실이 무엇인지 2%쯤 이해한 듯 한 기분이다.

 

결혼한 모든 이들은, 역시 위대하다.
음, 정말 위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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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글 한줄 남기기 어려울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다.
바쁘게 사는건 좋은 일이라며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지만, 역시 힘든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힘들어도 역시 어쩔 수 없지, 묵묵히 가던가 그만 두던가. 결국 둘 중 하나일 뿐이다.



어제는 같은 팀 사람들끼리 저녁을 먹었다, 라고 쓰고 싶지만 정확하게는 술을 마셨다.
1차를 가고 2차를 가고 3차를 가고, 간간히 아이스크림을 먹고 집까지 들어왔다.

술을 마시고 난 유지방이 많이 든 아이스크림을 꼭 먹는데,(이동하는 족족 사먹는다)
유지방은 알코올 분해에 아주 효과적이다. 혹시 음주하게 되면 꼭 하나씩 사먹는걸 추천한다.
생각보다 술자리는 재미났으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이 하지 못한 그래서 아쉬움이 더 남고,
조금은 내 머리를 쥐어 박게 되는 그런 자리였다. 음, 그런 자리였어.


어제 그렇게 술을 마시고 오늘 아침은 회사에서 하는 봉사활동에 참석.
10시까지 집합인데, 7시 반에 시계를 맞춰놓고 준비를 마치니 8시 20분.
집합 시간이 9시 인지 10시인지 잠시 고민하고 있는데 어제 같이 술을 마신 분이 묻는다.
집합시간이 9시야 10시야?'  아 결론은 10시였다.
덕분에 준비 다 한 상태에서 잠시 책을 몇장 읽고, 아침 밥을 조금 먹고 나왔다.
그리고보니 매우 아쉽지만 커피는 못 마셨다.
술을 조금 섞어 마신탓에 머리를 부여잡고 흔들리는 버스에 올라 꾸벅꾸벅 거리며 도착.



봉사활동이 끝나고 나서는 다시 회사로 출근.
출근했는데, 운용사 회계감사를 담당하는 회계사가 메일을 보내고 회사로 전화도 했단다. -_-
토요일 오전 회사에는 보통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토요일 오전에 회사로 전화할 생각을 했을까. 
신기해하며 전화를 하니 회계감사를 하다가 이상해서 전화했단다.
이상하시다는 부분을 설명해드렸더니 '앗!' 하시길래 이해했고,
토요일 우리는 출근하지 않는다고 아주 조.금. 강조했다. (음, 정말 아주 조금)

일을 마시고 집에 돌아오니 7시 반.


아 보람찬 토요일.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완독. 옆자리 대리님이 대출 해가심. 그 뒤로 예약명단 작성됨.
플로베르의 <감정 교육>과 로렌스의 <무지개> 주말에 읽으려고 샀다.
읽으면서 느끼는건데, 역시 난 프랑스는 잘 맞지 않는듯. 고작해야 스탕달 정도랄까.

이상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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