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아이디를 변경했다. 잘 쓰고 있는 아이디 , 왜 변경하냐 싶지만 그래도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사실 바꾼 아이디로 마음에 들지 않는데, 지금 아이디만은 절대 싫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아이디를 못 찾았다. 기존 아이디를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더 강했던 이유로 일단 변경. 아이디를 바꾸고 처음으로 날린 트윗은 베르베르의 <카산드라의 거울>이 정말 싫다는 내용.

회사에 책을 구입한 사람이 있어 얹어 읽었는데, 빌려준 그의 말대로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파악이 안된다고나 할까. 항상 베르베르 책을 읽을 때는 기대를 하지 않지만 이번 책은 정말 지금까지 그의 책 중에서 단연 최악이다. 베르베르는 <개미>만 내고 작가를 하지 말았어야 했어. <개미>를 내고 계속 작가 생활을 하는게 그의 불운이고, 독자인 내 입장에서는 불행이다. 아 <개미>나 다시 읽으면서 이 기분을 정화해야지.

책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나는건, 의외로 신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더라. 영화 <트로이>는 봤어도 카산드라가 누구인지는 모르는걸 보면 한가지 사물 혹은 이야기에서 파생되는 궁금증을 가진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하긴, 나도 내가 관심없는 분야는 잘 파고들지 않겠지만. 그리고보니 또 그렇군. 흠. 카산드라에 관한 다른 책이나 좀 찾아봐야겠다. 

주말 내내 한 카페에 들락거리면서 커피를 마셨다. 예전에 친구가 한 동네에 살았을 적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들락달락 하던 곳이었는데, 친구가 이사를 가고 가니 이제는 갈일이 많이 줄었다. 그리고보니 예전에는 10잔을 찍으면 1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쿠폰을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다 찍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 친구가 이사를 가버려 이젠 강남에서나 볼 수 있어서 콩다방 스탬프를 찍고 있는데, 그 시절이 조금은 그립구나.

역시 카페는 창가 자리가 조금 추워도 좋다. 

+ 여행을 떠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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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을 하나 구입했다. 

라미 사파리 색상은 블루.
잉크가 사은품으로 따라와서 함께 온 카트리지는 저 멀리멀리 던져버리고 (사실은 케이스 안에 다소곳하게 있다) 냉큼 잉크를 채워 쓱쓱 써나갔다. 지난 주 금요일에 배송이 됐는데, 한번 채웠던 잉크가 슬슬 바닥이 보인다. 다시 채울 시점이 된걸 보면 꽤 잘 쓰고 있는 모양이다.

사실 쓸 수 있는 곳은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 잉크가 배어나오기 때문에 종이와 궁합이 적당히 맞아야 하는 관계로 A4용지와 일기장 정도에 써내려 가고 있는데, 참 써내려 갈 때 기분은 황홀 그 자체. 이 만년필로 써내려 가는 글은 소중한 그런 느낌이랄까. (오버쟁이)

만년필로 일기를 쓴다는건 지금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황홀함을 안겨준다.

 


눈이 뻑뻑해서 안과에 출동. 집 근처에 안과가 있어서 다녀왔다.

선생님 왈, 눈에 어떤 이상이 있는건 아니고 잠을 적게 자고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렇습니다. 그러니, 잠도 좀 자고 피곤하지 않게 하시고 스트레스도 좀 받지 않도록 하세요. 경과를 봅시다.

인공눈물과 다른 약만 처방받아 왔는데, 저 말을 듣는 순간 허탈.
음, 저..저도 알..알기는 아는데 말입니다. 선생님... (-_-a <- 대략 이런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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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12-09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빡빡.. 안구 건조증.. 눈물이 마르는.. 왠지 멋있어 보일 때가 있었어요.
알고보니 그냥 노화의 한 과정일뿐 ㅡㅜ
전 카트리지 보라색을 사두고 주구장창 카트리지 쓰고 있어요. 라미 옥색잉크 사 두어서 그거 빨리 쓰고 싶긴 한데 말이죠. ^^

하루 2010-12-09 23:45   좋아요 0 | URL
악! 옥색잉크..
전 흑색이 사은품으로 와서 쓰고 있는데 마구마구 쓰고 있어요. 후후후
전 무슨 잉크를 살지 매일매일 고르고 있다는. (쿨럭)
 
어제의 세계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온다 리쿠의 이야기는 언제쯤 끝이 날까. 마르지 않는 이야기 샘처럼 끊임없이 솟아나는 그의 글은 때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사실 온다 리쿠의 이야기는 틀이 확실하다. 여러명의 물고 물린 등장인물, 그들의 엇갈리는 기억, 그 기억을 따라가면 아귀가 맞는 부분과 어긋나는 부분이 등장하고, 그 아귀를 맞춰나가는 과정이 결국 소설의 끝이다. 이런 틀이 정해져 있고, 이 틀 속에 살인 사건, 행방불명 등등 소재가 하나씩 추가로 들어간다. 약간 예외적이라고 생각하고픈 도코노 이야기를 제외하면, 몇권만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하는지. 이렇게 쉽게 간파할 수 있는데 이 점은 그의 소설에는 다소 치명적일 수 있다. 사실 온다 리쿠의 이야기는 지극히 유희적이어서, 읽는 즐거움이 그를 읽는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틀이 있고 그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난 오늘도 온다 리쿠를 읽는다. 쉽게 간파할 수 있고, 뻔함에도 불구하고, 난 그의 신간을 놓치지 않고 과거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찾는다. 온다 리쿠에 질리느냐 되새김질하느냐의 경계는 무엇이란 말인가.



<어제의 세계>는 온다 리쿠의 노스텔지어와 도코노 이야기를 잘 섞어 놓은 이야기이다. 읽어서 이미지화 한 내용은 잊지 못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남자가 1년 전 증발하고, 그는 어느 조용한 마을의 살인사건 피해자로 다시 세상에 등장한다. 이 남자는 착실하게 다니고 있던 회사와 일상을 두고 왜 증발했으며, 어째서 아무 연고도 없는 마을에서 가명으로 살았으며,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되었단 말인가. 그의 죽음을 궁금하게 여기는 이가 그의 마지막 생활을 추적하며 듣는 마을 사람들의 증언과 그들의 생활이 책의 전부이다. 끝까지 읽어보면 알게 되겠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의 죽음이 결말로서의 의미가 적다. 그의 마지막 삶을 추적하는 이야기답게, 그의 살아있었을 때의 모습이 훨씬 크게 다가온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내가 온다 리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읽는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의 독특함이 반이 넘는다. 이야기 속에 궁금증을 만들어서 여기저기 뿌려놓고, 나는 잘도 그 궁금증을 냉큼 받아든다. 생각해보며 별것도 아닌 이야기인데, 이야기를 잘 직조해서 어느 순간 보면 테피스트리가 되어 있는거다. 그 솜씨가 기묘하다고 할만큼 놀라워서 보고 있으면 절로 입이 벌어진다. <어제의 세계>에서도 남자의 죽음을 추적하기 위해 등장하는 마을이, 어느 순간에는 주인공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남자를 추적하기 위해 작가가 직접 밀어 넣는 '당신'에 홀려서 이 '당신'을 독자는 추적해야 하고, 이 기묘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남자의 마지막 삶을 추적해야 한다. 거기에 마을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마을의 비밀까지 풀어야 한다. 퍼즐을 모아놓고 보면 간단한 이야기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안에는 홀려서 읽게 된다. 결말이 다소 황당하다는 이야기가 이 책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인지도 모르겠지만, 결말이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온다 리쿠의 모든 소설이 결말이 독특하다거나 기막히다거나 논리적이거나 납득이 쉽게 된다거나 그렇지는 않지 않은가


온다 리쿠의 이야기는 항상 반복된다. 이야기했지만 특별한 구조도 없고 소재도 없다. 심지어 주인공이 이어지는 이야기도 꽤 된다. 항상 같은 이야기에 구조까지 비슷하니 쉽게 질리거나 매니아가 되거나 둘 중에 하나가 되기 쉽다. 노스텔지어의 이야기를 직조하는 작가라고 하지만, 어떤 노스텔지어라는 단어가 아닌 이야기를 끊임없이 직조하는 어느 그리스 신과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 아닐까 싶다. 한 단어로 축약해서 말할 수 없는 독자를 '홀리는' 그런 작가 말이다. 다음에 다가오는 연휴에는 겨울이니 이불 속에서 잔뜩 귤을 마련해놓고 온다 리쿠의 책을 다시 한권씩 읽어나가야겠다. 한 겨울 밤을 이 만큼 만족스럽게 채워주는 작가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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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살만해진 덕분인지, 살만해진건가 싶지만, 새로운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요즘이다. 
 

이거 약간 기묘한 감정인데, 일이 좀 줄어서 휴~ 라고 한숨쉬고 있으면 스물스물 불안하다.
내가 일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은 그런 기분이 스물스물 밀려온다.
난 일을 하고 있고 다만 혼이 안드로메다로 외출할거 같은 상태로 일이 밀려들지 않을 뿐인데, 약간만 일이 줄어도 이 상태가 된다.
5%쯤 진공상태가 되어 버린다고나 할까. 이 상태가 되면 또 다시 일을 습관처럼 찾아 다닌다. 하이애나처럼.


이 습관 완전 대박인데, 내가 회사에 다니지 못하게 된다면  그건 이 습관 때문일거다

이렇게 빡빡하게 살고, 조금 일이 줄면 불안해하고 일을 찾고,  일에 치여 넋나간 상태가 되고, 일에 신물이 나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일을 그만두는건 요컨데 시간문제다. 위태위태 하다랄까. 
아무튼 지금은 약간 줄어든 일과 얻은 시간으로 짬짬히 보지 않았던 쪽을 들여다 보고 있다.

아참, 어제 오늘 읽고 있는 책은 온다 리쿠의 <어제의 세계>
지금 시간이 밤 12시 50분인데, 언제 자고 언제 출근하지.
문제는 지금 책이 한 50페이지 정도 남았는데 읽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 관계로 읽고 자야 한다는 사실.
(어서 글쓰고 읽어야지) 

 
마지막 소식은 만년필을 사려고 한다는 것. 모델도 사이트로 골라놨고 내일 출근해서 가입해서 주문하면 목요일에는 올거다.
일단 저렴한 초심자 보급용을 써보고 익숙해지면 다른 걸로 옮겨가야지 하는 마음.
2010년 12월까지 잘 달려온 , 나... 잘 달려온건가? ,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하자. 

일단 이것부터 하나씩 시작하자.
이제 고작 12월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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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소설은 나에게 계륵과 비슷하다. 좋은건 굉장히 좋은데, 아닌건 굉장히 아닌, 그래서 쉽게 가질수도 버릴 수도 없다. 요컨데 일단은 지켜보자의 정도인데, 덕분에 그의 트위터를 들여다 보곤 한다. 김영하는 자주 트위터에 글을 남기지는 않는데, 가끔 현재 읽고 있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곤 한는데, 오늘 윤대녕의 소설집 <대설주의보>와 관련된 간단 코멘트였다.   

 
<대설주의보>라는 말을 들어서인지, 눈이 등장하는 소설이 주르륵 생각났다. 1,2위를 다투기 어려우나, 가장 먼저 생각나는건 이청준의 <눈길>. 이 소설은 사실 고등학교 시절 수능 공부를 하다가 만났고 딱 그 때 읽었던 구절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나 그 구절만 다시 만나면 먹먹해진다. 어머니 지키고 있는 시골을 떠나는 아들과 그 아들을 보내고 돌아오는 어머니의 마음은 읽고 있으면 절로 먹먹해진다. 생각해보면 전체적으로 소설을 통독한 적은 없는데 왜 이렇게 이 소설은 눈만 생각하면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역시 다음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이 책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서 소설의 도입부를 읽은 뒤로 매료되서 책을 전체적으로 읽은 경우. 그리고보니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서 일부분을 읽고 찾아 읽게 된 소설이 꽤 되는군. <설국>은 처음 도입부 5장 내외가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뒷 이야기가 전혀 의미없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보니 슬슬 이 책을 읽어줘야 하는 계절이 오고야 말았군. 아 춥다.  

마지막으로 신경숙의 <부석사> 내가 정확히 소설 내용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는데, 이야기 속에서 부석사를 찾아간 주인공이 눈길에서 길을 잃는 장면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아, 아니면 어쩌지) 눈길과 달이 등장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 고요했던 그 책의 장면이 꽤나 인상적이어서 지금까지도 잘도 기억하고 있는 듯 하다.

문득 쓰다보니 내 기억을 더듬기도 하고 의심(?) 하기도 하는데, 내가 기억하는건 강렬했던 그 순간이라 내용이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세삼스레 다시 읽어지고 싶은 소설들이다. 아 이번 주말에는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어.

+ 잊을 뻔 했는데, <은비령>도 넣어야 되는데... 하지만 은비령 이야기는 아끼고 아껴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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