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소설은 나에게 계륵과 비슷하다. 좋은건 굉장히 좋은데, 아닌건 굉장히 아닌, 그래서 쉽게 가질수도 버릴 수도 없다. 요컨데 일단은 지켜보자의 정도인데, 덕분에 그의 트위터를 들여다 보곤 한다. 김영하는 자주 트위터에 글을 남기지는 않는데, 가끔 현재 읽고 있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곤 한는데, 오늘 윤대녕의 소설집 <대설주의보>와 관련된 간단 코멘트였다.   

 
<대설주의보>라는 말을 들어서인지, 눈이 등장하는 소설이 주르륵 생각났다. 1,2위를 다투기 어려우나, 가장 먼저 생각나는건 이청준의 <눈길>. 이 소설은 사실 고등학교 시절 수능 공부를 하다가 만났고 딱 그 때 읽었던 구절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나 그 구절만 다시 만나면 먹먹해진다. 어머니 지키고 있는 시골을 떠나는 아들과 그 아들을 보내고 돌아오는 어머니의 마음은 읽고 있으면 절로 먹먹해진다. 생각해보면 전체적으로 소설을 통독한 적은 없는데 왜 이렇게 이 소설은 눈만 생각하면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역시 다음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이 책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서 소설의 도입부를 읽은 뒤로 매료되서 책을 전체적으로 읽은 경우. 그리고보니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서 일부분을 읽고 찾아 읽게 된 소설이 꽤 되는군. <설국>은 처음 도입부 5장 내외가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뒷 이야기가 전혀 의미없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보니 슬슬 이 책을 읽어줘야 하는 계절이 오고야 말았군. 아 춥다.  

마지막으로 신경숙의 <부석사> 내가 정확히 소설 내용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는데, 이야기 속에서 부석사를 찾아간 주인공이 눈길에서 길을 잃는 장면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아, 아니면 어쩌지) 눈길과 달이 등장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 고요했던 그 책의 장면이 꽤나 인상적이어서 지금까지도 잘도 기억하고 있는 듯 하다.

문득 쓰다보니 내 기억을 더듬기도 하고 의심(?) 하기도 하는데, 내가 기억하는건 강렬했던 그 순간이라 내용이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세삼스레 다시 읽어지고 싶은 소설들이다. 아 이번 주말에는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어.

+ 잊을 뻔 했는데, <은비령>도 넣어야 되는데... 하지만 은비령 이야기는 아끼고 아껴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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