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나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왜 이리 뒤틀린 영혼들이 잔뜩 등장하는지 모르겠다.

절망적인 사랑을 하는 극단적인 영혼들만 소설에 한가득이다. 

완전 영화나 드라마화 하기 좋은 절대적이며 극단적인 이야기. 


+ 하지만 좀처럼 그들의 세상 끝 사람에 공감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읽는게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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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 브리스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8
테오도어 폰타네 지음, 한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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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끔씩 고전을 읽으면서 죄책감을 느낀다.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될 때가 된거 같은데 아직도 여전히 야주 약간은 죄책감을 갖는다. 다른 사람들은 두고두고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말하는데, 왜 난 별 감흥이 없는걸까.를 잠시 고민하다 '뭐 난 다른가보지'라고 생각하고 만다. 하지만 이런 류의 '고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책이면 쉽게 '난 다른가보지'라고 쉽게 말하기가 조금 어렵다. 그리고보니  [안나 카레니나]가 그랬고,  [에피 브리스트]가 그렇다. 그리고보니 확실히 조금 어렵기는 하다. 


[에피 브리스트]의 이야기는 간단해서 군더더기가 없다. 불륜을 저지른 여인의 파멸이라고 하면 너무 할지 모르지만 가장 객관적인 줄거리이다. 물론 이 객관적인 줄거리 따라 들어가면 이런 이야기가 더 있다.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아가씨 에피가 자신보다 스무살은 많은 남편, 인슈테텐 남작과 결혼을 한다. 너무 어리고 신부가 너무 어리다는 모두의 걱정과는 다르게 둘은 이럭저럭 가정을 유지해 간다. 하지만 사회적 성공을 위해 부인을 채워 넣었다는 느낌이 강한 인슈테텐은 한없이 바쁘기만 하고,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은 사교생할이라고 부르기에 민망한 교재만이 이루어지는 시골이다. 자연스럽게(?) 에피를 유혹하는 손길이 나타나고 경직적이고 매사에 규칙을 존중하는 남편과는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손길에 에피는 매력을 느낀다. 시간이 흘러 에피와 남작 사이에는 아이도 태어나고, 남편도 승진해 베를린에서 만족스러운 생활을 안위중이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우연히 그 봄바람에 흔들린 에피의 모습이 드러나게 되고, 남작은 에피를 자신의 집에서 추방한다. 추방당한 에피는 고향으로도 돌아가지 못한채 베를린에 궁핍하게 있다가 결국 병을 얻게 되고 그제서야 고향으로 귀향을 허락받는다. 소설은 에피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2012년 대한민국에서 결혼은 에피 브리스트의 이야기속 결혼과는 사뭇 다르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많이 다르지도 않다. 물론 사람들마다 다앙햔 연애와 결혼을 하지만 , 일단 에피처럼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는 일은 최소한 없다. 하지만  에피처럼 내가 생각하는 결혼과 이성상에 대한 뚜렷한 의지가 없이 결혼하는 일만 놓고 보면 그리 많이 다르지도 않다. 살아가는 일이 빡빡하고 시대가 많이 변하기는 했지만 혼기가 차면 - 아무리 늦어도 - 결혼을 하는게 보통인 한국에서 의외로 에피와 같은 결혼을 하는건 드물지 않은지도 모른다. 에피와 그의 부모, 그리고 주변 모든 이들이 결혼의 의미에 대해 크게 고민을 하지 않는 점이 흥미롭다. 에피는 인슈테텐을 몇번 만나지도 못하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결혼을 하며, 이는 결혼을 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이다. 인슈테텐의 경우에는 흥미롭게 에피를 원한게 아니라 안정적인 사회생활을 위한 부인을 원했다는 점에서 불만이 없었다는게 문제겠지만 말이다. 이 결혼의 불행은 에피의 불륜관계가 아니라 서로 맞지 않는 두 사람이 큰 고민없이 만나 결혼생활을 영위했다는 사실이다. 


이 불행한 결혼은 에피의 외도로 파탄이 난 것 처럼 보이지만, 남편이 아내를 버린 이유는 결국 자신의 사회적인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이 더 앞섰다는게 맞을 것이다.결국 인슈테텐은 결혼생활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아주 일관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혀 애정이 없었다면야 거짓이겠지만, 그 애정보다 그에게 결혼생활을 유지하게 하는 원동력은 사회의 평판이었던 것이다. 이 소설을 에피라는 여인의  불행한 결혼생활로 읽건, 당시 여자로서 에피가 겪어야 했던 불합리한 결혼제도로 읽건 일정 부분 에피의 잘못 또한 없지는 않다는 점을 곱씹는다. 물론 당시 외도에 대해 여자에게 엄격했던 사회에 대한 비판을 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그 불만인 결혼을 외도를 저지르고도 유지를 해온건 에피의 의지였기 때문이다. 모든 선택에는 댓가가 따르는 법이 아닌가. 복잡하게 읽히는 소설 [에피 브리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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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키핑
메릴린 로빈슨 지음, 유향란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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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서 올라오는 습기가 소설을 지배해버려 다른건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조차 않더라. 하지만 곱씹을 만한 소설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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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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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을껄 그랬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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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12-0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전 이 책 완전 좋아하는데요!

하루 2012-12-06 12:44   좋아요 0 | URL
아 뭔가 다시 읽어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설명이 어려워요. ㅜㅡ
 


리브로가 사이트를 잠정폐쇄한다고 한다. 

서점 하나가 사라지는구나.. 싶은데 생각해보니 평범한 서점은 아니구나 싶다. 

사실 아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대교에서는 북스캔이라는 조금 독특한 북클럽을 운영했었다.

 

아마 시작은 독일계회사였던 (맞으려나) 베텔스만이 한국에 들어와서 시작한 북클럽이었는데, 가입비를 만원인가 오천원인가 내고 책 두권인가를 받았고. 적어도 3개월에 한번은 책을 구매해야 하는 그런 북클럽이었다. 재미난건 책을 3개월이 지나도록 구입하지 않으면 추천책이 배달되어 온다. (한번도 그렇게 배송이 되어보지 않아서 청구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적어도 3개월에 책 세권은 읽게 해드린다는 모토로 시작한 그런 류의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던 회사였다. 그 종로 인사동에 들어가는 지오다노 맞으편에 지점이 하나 있었고, 집근처에도 하나 있어서 나름 한번씩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주로 온라인으로 승부하는 그런 류의 북클럽이었다. (그리고보니 독일에는 아직도 저 베텔스만이 북클럽을 하고 있을까?)

 

아 그렇지 좋은 점 하나는 카탈로그를 집으로 보내줬는데 그 카달로그를 보고 구입해야 하는 책을 고르는 재미가 나름 솔솔했다. 카탈로그를 들여다 보고 있는걸 묘하게 좋아하는 나로서는 한달이나 두달에 한번씩 오는 그 카탈로그를 꽤 즐겁게 넘겨보았던 것 같다. 책 구성은 신간이 충실하게 구비되어 있는게 아니라서 책은 그리고 만족스럽지는 않았던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베텔스만에서 대교로 사업이 넘어가고 대교 북스캔으로 이어졌다가 리브로라는 사이트로 넘어간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리브로의 폐는 내게 20대 초반에 이용하던 북클럽의 폐쇠이다. 내게 리브로의 폐쇄는 그런 의미이다. 

 

뭔가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기분이다. 



+ 베텔스만을 좀 찾아봤는데, 베텔스만의 자회사가 랜덤하우스 (그렇다 그 랜덤하우스)인데, 

펭귄그룹 (그렇다 그 펭귄그룹)이 합병하기로 2012.10월에 발표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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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2-11-28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교 리브로가 문을 닫으면서, 북스캔도 문을 닫는 군요.
베텔스만 얘길 오랫만에 들으니 반갑네요.

하루 2012-11-28 11:08   좋아요 0 | URL
앗 베텔스만을 아시는군요!!
정말 반가운걸요 :)

이진 2012-11-28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메일 받고 씁쓸했어요. 언젠가 리브로에서 반값 행사를 할 때 오노 후유미의 십이국이 11권 세트를 이때다, 하고 산 적이 있거든요. 오로지 그 때만 이용했었는데, 좀 더 자주 들러볼 걸 하는 기분도 들구요.

하루 2012-11-29 11:48   좋아요 0 | URL
음 정말 그렇죠 조금 더 자주 가보고 할껄 그랬어요
북클럽 의무가입기간이 끝나고나서는 거의 들어가보질 못했던 기억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