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 질문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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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출간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의 저자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진행한 내용을 책으로 정리해서 다시 한번 수학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하는 책이다. 전작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전작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학은 당신은 해치지 않습니다. 수학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걸 좀 이야기해드리고 싶어요' 정도로 접근한 책이었다. 이에 반해 이번 책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전혀 다르다. 이번 책은 일반인과 함께 수학 세미나를 진행했던 내용을 정리했기 떄문에 정말 '수학'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대수와 기하가 수학에서는 만나게 되는지, 20세기 초기 수학자들이 수학으로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려고 했고, 그러다가 멘붕이 됐는지, 전체적으로 이 책은 수학자들이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보여주는 책이다.

빈말이라고 이 책은 정말 재미나고 쉽고 읽을만합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책을 읽다가 중간중간 '이게 도대체 뭔 소리야'라는 말이 나올만큼 집중해서 읽다가도 길을 잃기가 부지기 수 였다. 전작이 정말 대중수학서에서 '대중'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면, 이번 책은 '수학'에 방점이 맞춰져있다. 전작의 나쁘지 않은 성과에 - 그리고보면, 은근히 한국에서도 수학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은 수요가 있는 모양이다 - 이번 책도 나오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끙끙거리면서 읽고, 여긴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싶은 부분은 슬렁슬렁 넘기면서도 끝까찌 포기하지 않고 읽은 이유는 그럴만한 내용이기 떄문이다. 나는 대중서로 집필하는 책들이, 정확히는 모든 책들이 마냥 쉽게만 집필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어렵게 고민하면서 읽어야 하는 책도 필요한 법이다. 어느 순간을 넘어서 "아 이런 내용이었구나"라고 감탄하면서 읽게 되는 그런 책도 세상에는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이 책은 분명 그런 책이다.

모든 부분이 다 어려운 수학공식이고, 수학내용이지는 않다. 수학의 역사를 훑어가면서 이제는 많이 익숙한 피타고라스부터 시작해서 수라는게 뭔지, 공간이라는게 뭔지. 기하와 대수는 어떻게 만나고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매우 쉬운 말로 설명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후반부에 나오는 벡터에 대한 설명이었다. 대학 1학년 공학수업(?)으로 전공필수였던 수업이 있었는데, 1학기 내내 펙터이야기와 행렬 계산만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떄는 행렬을 왜 계산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됐는데 이 책을 읽고, 이제서야 그 때 왜 그런 계산을 1학년때 필수로 시켰는지 조금은 납득이 되었다. 그때 읽었으면 훨씬 좋았을텐데!!!!

길지만 한마디로, 오래 두고 오래도록 다시 읽을 책이라는 소리이다.

내용이 어려워서든, 내용이 좋아서든. 어느 쪽으로도.

(+) 서평단으로 읽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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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대이동 - 달러와 금의 흐름으로 읽는 미래 투자 전략
오건영 지음 / 페이지2(page2)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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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팀장의 신작 [부의 대이동] 이 출간되었다.

나는 팟케스트 '신과 함께'를 통해서 알게 된 케이스인데, 환율과 금리에 집중해서 세계경제를 찬찬히 설명하는 그의 능력에 꽤 반한 상태이다. 홍춘욱씨가 달러라는 화두에 집중해서, 물론 달러를 이야기하면 환율과 Fed등등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지만, 설명하지만 항상 애매하다고 느꼈던데 반해서 오건영씨는 한눈에 이야기를 앞에서 풀어준다는 인상을 받았다. 작년에 출간되었던 [앞으로 3년 경제전쟁의 미래]를 읽고 감탄했는데, 이번에는 금과 달러 두 가지를 화두에 집중해서 설명하는 신간을 출간했다. 요즘은 하루가 멀다하고 금값이 오른다는 뉴스가 매일 등장하고 금을 사야 하는 생각이 나도 드는 이때에 아주 적절하게 금과 달러의 본질 혹은 역사에 대해서 설명한 책이 출간된 셈이다.

일단 [부의 대이동]은 읽기에 아주 수월하다. 일반 대중을 목표로 한걸로 보이는데 아마도 팟케스트의 청취자를 독자로 가정하고 쓴 걸로 보인다. 심지어 책 마저도 구어체로 되어 있어서 옆에서 방송을 듣는 기분으로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물론 내용은 수월하지 않다. 사실 항상 그렇지만, 책을 읽을 때는 감탄하며 정신없이 읽지만 책장을 덮자마자 바로 휘발되는 이야기가 또 경제 이야기이고, 그 중에서도 필연적으로 역사와 세계사와 함께 엮이는 금과 환율, 금리에 대한 이야기이니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금과 달러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책 전체 분량의 절반씩을 할애해서 서술을 하는 이 책이 집중력있게 그리고 쉽게 읽을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쉬운 내용과 더불어서, 지금까지 나왔던 신문기사들을 뽑아서 그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신문을 읽어도 "금리가 오른데, 아 그런가보구나'에서 멈췄던 생각들을 비로소 확장할 수 있게 해준다. 그야말로 의미를 알고 읽는 것과 그렇지 않은 신문기사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위기의 시대 안전자산이라는 달러라는 공식은 어떻게 성립한 것이며, 과연 이것은 2020년 현재에도 유효할 것인가. 달러에 투자해도 괜찮을 것인가 라는 질문에 달러는 안전자산이라는 공식은 유효할지 모르겠으나, 포트폴리오를 보충하는 안전판의 역할로 삼는게 좋을 것이고, 달러는 언제 반전될지 모르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이 인상적이다. 특히 금에 대한 부분은 인플레이션과 엮어서 화폐의 가치에 대한 설명에 집중한 설명이 인상적이고, 궁극적으로 달러와 금을 어떻게 연결해서 이야기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준 부분에는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각 나라별로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고, 그 새로운 전염병의 시대에 각국의 주가는 실물경기와는 다르게 정상적으로 치솟고 있는 이 상황에 어떻게 금과 달러를 이해해야 하는지, 정확하게는 미국의 달러와 금리를 이해 할 수 있는지 길을 제시해주기에 충분한 책이라 생각한다. 꼭 읽어보시기를. 지금까지 읽어본 책 중에, 이 책 이상으로 쉽게 집필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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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의 사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7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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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거의 10년 만에 다시 읽었다. 이 소설의 줄거리고 잊고, 왜 제목에 콜레라가 등장하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지만, 마지막 두어 장은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남자가 여자에게 어떤 말을 하는지, 10년 전의 나는 그 부분에 굉장히 감탄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읽을 소설이 마침 떨어지기도하고, 고전만한게 없다며 이 책을 다시 읽었다. 하지만 읽지 말걸 그랬구나, 추억 혹은 기억은 그냥 꺼내보는게 더 아름다운 거구나, 그리고 이 소설을 얼마나 오해하면서 읽었는지도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느꼈다.

소설의 골격은 페르디나 다사를 사랑하는 플로렌티노의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한 때 사랑했으나 결혼하지 않고 (혹은 못하고) 평생을 한 여인을 살아했던 남자가 있다. 그녀는 신분이 높은 남자와 결혼해서 결혼생활을 했으나, 그는 그녀만을 사랑하며 기다렸다. 그들 모두가 나이가 들어 백발이 성성한 나이가 된 어느 날, 그녀의 남편이 사고로 죽게 되고, 비로소 그는 미망인이 된 그녀에게 당신만을 사랑해왔노라 다시 고백한다. 이 소설은 그들의 절은 시절부터 차곡차고 기록된 사랑의 이야기 혹은 일대기이다. 그야말로 영원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랄까. 이 소설을 예전에 읽었을 때는 아마 남자의 기다림과 쉼없는 사랑에 감탄했을 것이다. 이 소설의 마지막 두어장에는 절절한 남자의 사랑고백이 있으니 말이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세상 그 무엇도 버릴 수 있고, 무엇도 할 수 있다는 백발노인의 절절한 고백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읽고보니 이 소설의 중간은 전혀 읽지 않았던가 싶을만큼 훨씬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페르디나 다사의 남편과의 결혼생활에는 신분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 20세기 초반 남미의 사회 모습이 담겨 있었다. 지금까지는 플렌티노가 일평생 그녀만을 사랑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육체와 정신이 다르게 간다면 모르겠지만, 그의 화려한 여성 편력과 그가 여성을 대하는 모습을 내가 어렴풋이 억하고 있던 낭만적이고 절절한 사랑과는 너무 괴리가 컸다. 사랑이라고 생각했지만 한순간에 - 농담이 아니고 한순간에, 그런 순간이 소위 말하는 현실인식타임이 아니었을까 - 그 사랑이 식고 묵묵히 자신의 결혼생활을 살아낸 여인의 삶. 그리고 그녀를 평생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정신적인 부분만이라 생각하게 하는 남자의 사랑이라.

사실 나는 이 책을 앞으로는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아닌, 20세기 초반 라틴 아메리카의 모습이 기워진 모습으로 기억할 것 같다. 물론, 굳이 그 시대를 이 책으로만 알아야 할 필요는 없으니, 어쩌면 다시 읽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10년 후에 다시 읽으면 어떻게 읽을지 궁금하기는 하다. 10년 만에 다시 읽은 책은 이렇게 강한 생채기를 남기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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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시툰 : 용기 있게, 가볍게 마음 시툰
김성라 지음, 박성우 시 선정 / 창비교육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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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접하기가 힘들것 같지만, 요즘은 어느 때보다 시를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때이다. 인스타그램이든 페이스북이든 트위터이든 좁은 공간안에 감각적인 사진과 함께 하는 짧막한 시를 접하는건 어렵지 않다. 좁은 공간에 감각적인 영상으로 전달되야 눈길을 한번이라도 받는 세상에 시를 가장 감각적으로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마음 시툰 [용기 있게, 가볍게]도 이런 연장 선상에서 나온 책이 아닌가 싶다.

짧막한 웹툰과 같은 만화를 그리고, 그 뒷 부분에 시를 한 편씩 수록해서 구성했다. 시가 역시 가장 중요하니 나온 시를 읽어봤다. 교과서에서 읽었던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눈에 띈다. 영화에 등장해 인기를 끌었던 황동규의「즐거운 편지」도 눈에 띈다. 이번에도 느꼈지만 시는 언제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읽는 순간의 느낌이 전혀 달라졌다. 분명히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읽으니 전혀 새로운 느낌이 드는 시도 있었다. 시 앞 부분에 등장한 짧막한 만화들이 마음을 조금은 말랑말랑하게 만들어놨기 때문이리라. 신문을 읽다가 시를 읽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었다. 마음이 말랑말랑해진 상태에서 읽게 되는 시들은 요즘 부는 바람처럼 마음을 간지럽히는 그런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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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피엔스 -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 대표 석학 6인이 신인류의 미래를 말한다 코로나 사피엔스
최재천 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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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에게는 가장 잘 맞는 최적의 출간시기라는게 있게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그런 기획이 가장 중요한 책을 꼽자면 '오늘의 사회를 말한다'라는 류의 책이다. 2020년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지배하는 속에서 갈팡질팡 하기만 했다. 나라들을 각자 나라의 국경을 닫았고, 정부는 자국민을 데려오기 위해 전세계기를 띄워야 했다. 국가별로 공적의료자원의 수준이 극명하게 드려났으며, 어떤 대응 방식을 택하는지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사람들은 타인과 선을 긋고 극도의 혐오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믿을 수 없을만큼 타인을 배려하는 이타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게 지금 2020년 코로나 19와 함께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이런 위기의 시기에는 대부분의 대중 매체에서는 다들 지금 사회가 어떤지를 진단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리고 어떻게 우리는 살아가게 될지 그리고 살아야 할지에 대한 대담을 하곤 한다. 이번 책 [코로나 사피엔스]는 CBS라디오에서 진행되는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프로에 출연했던 전문가 6인이 각자의 분야에서 진단한 코로나와 코로나 이후의 대한민국에 대해서 진행한 대담을 책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대담자의 면면이 굉장히 화려한데, 2020년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갈 방향을 예측하고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한 내용들로 채워져있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이런 책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사람들이 앞으로 사회에 대해서 가늠을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우울한 예측이 나오는 이 시대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예측해주는 이들의 수요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공통적으로 이들은 어제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고, 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라고 지적한다. 코로나 19의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현재와 같이 개발이 진행되고, 모든 것을 인간이 점령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현재의 생태계에서는 제 2,3의 전염병이 광범위하게 발생할 것이다. 극도의 자본주의를 기반으로하는 현재의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하며, 이는 각자의 분야마다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예측하고 있고 말하고 있다. 명쾌하게 미래를 설명하지도 단언하지도 못하지만, 난 이번 [코로나 사피엔스]가 현재의 세계를 제대로 진단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왜 2020년까지 인류가 만나지 못했던 바이러스가 유행하게 되는지, 재난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닥쳤지만 결과는 공평하지 않았다는 진단과 문제의식에도 공감한다. 개인적으로는 김경일 교수의 분석이 흥미롭다. 사회적으로 강요된 모두에게 공통된 원트(Want)가 아닌 나를 위한 라이크(Like)로 의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부분은 아주 인상적이고 공감되는 부분이다.

다만, 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라디오 대담을 책으로 엮은 방식인데 굳이 이런 무거운 장정과 편집을 선택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출간을 위한 최소한의 분량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기도한데, 좀 더 가볍게 편집하고 장정도 하드커버 방식이 아닌 가벼운 방식을 선택했으면 어떤가 싶은 아쉬원이 많이 남는다.

(+) 서평단으로 참여해 읽게 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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