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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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써낼 수가 있는거지? 어떻게 이런 인물들을 만들어낼 수가 있지? 마지막 장까지 한번에 읽어 내려갈 수 밖에 없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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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책상위에 손거울을 하나 올려놨다. 길이가 한 10 cm,  가로 폭은 5cm 정도 하는 직사각형으로 생긴 적다하게 작은 크기의 거울이다. 색깔은 연하고 투명한 자주빛인데 그리 좋아하는 색은 아니지만 적당하게 나쁘지 않다 정도. 그리고보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손으로 거울이라는 물건을 사봤다.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앉아있으면 얼굴이 바로 보이는 자리에 거울을 뒀는데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됐다. 항상 자리에 앉아있어도 얼굴이 보이는 바람에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몇일 봤더니 그세 익숙해졌는지 깜짝깜짝 놀래지는 않더라. 하지만 요즘처럼 거울을 자주 본 적이 없어서 이상하기는 매 한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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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읽는 책마다 영 읽는 재미가 없어서 고생을 했다. 일단 재미있게 읽어야 뭐 글을 남기든 생각을 하던 어찌해보겠는데, 이건 딱히 정말 재미나다 싶은 이야기거리가 없는거다. 그러다가 일요일 밤에 집에서 굴러다니다가 발견한 [7년의 밤] 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나왔을 당시에 꽤 유명새를 탔던 책 같은데 읽어보니 그럴만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난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베르베르의 [개미]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내가 [개미]를 정말 기막히다고 생각한건 전혀 다른 두 이야기가 어느 시점에 가면 한 지점에서 교묘하게 만나는데, 그 만나는 이야기라는걸 독자들은 전혀 의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진행을 한다는데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7년의 밤]을 읽으면서 그 때 느꼈던 소위 쾌감을 다시 느끼고 있다. 사건의 결말에서 시작해서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엇는지를 되감아 가는 소설인데,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하나씩 풀어지다가 어느 순간 충첩이 되서 흘러가버리는 그런 이야기 흐름을 매끄럽게 보여주고 있는거다. 두 사람 각자의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어느 순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하나로 흘러가고 있다는걸 느낀 순간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그래서 생각했다. 잘 만들어진 이야기라는건 이런 이야기로구나. '이건 이야기입니다. 소설이라고 하지요. 두 사람의 인생이 있습니다. '로 진행되는게 아니라 읽고 있으면 엇, 언제 이렇게 흘러갔지라고 깨달아야 하는 이야기 말이다. 아주 오랜만에 출퇴근길 버스에서도 읽을만큼 재미나게 읽고 있다. 물론 버스에서 책을 읽어서 그런지 정말 눈은 피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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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과 자존감을 구별할 줄 아는건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걸 느끼고 있다. 

이건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별하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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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이 생일이었다고 말했는데, 일종에 그 뒷 이야기 같은거다. 이 이야기는. 


내가 태어나서 하루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다. 생일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기 때문인지   평소에 생일에 언젭니다, 라고 말하는 성격도 아니고 그렇게 생일을 꼬박꼬박 챙겨줄만큼 살가운(?) 친구도 많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보면 귀차니즘이라고 하기에는 그런데, 가족 생일은 나름 착실하게 챙기는거 같은데 타인에게 덤덤한건지 나에게 덤덤한건지 잘 구분이 안되기도 한다. 아무튼 덕분에 지금까지 생일을 엄청나게 잘 챙긴다고는 빈말로라도 할 수 없었으니 당연히 생일날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거나, 선물을 받는다거나 라는건 그다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 그런 일인거다. 


그런데 유독 올해는 본의아니게 - 생각도 못했다 - '생일날 오늘이 XX대리 생일입니다'라는 공지 비슷한 이야기가 돌아버리는 바람에 보는 사람들마다 생일축하한다고 이야기를 하시는거다. 처음에는 '감사합니다'라면서 웃고 감사했는데, 오후늦게까지 하루 종일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중에는 얼굴이 잘 조절이 안되는거다. 아, 민망하다 라는 느낌에 이모티콘으로 하자면 (-///////- ) 이런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거의 얼굴을 맞대는 사람에게 다 이야기를 들었으니까 근 10년 동안 들었던 생일축하 멘트보다 올 생일 하루에 받은 멘트가 더 많은지도 모르겠다. 


더 재미난건 선물인데, 회사에서 나름 친하게 지내는 동료나 선배들이 하나씩 선물을 해주시는거다. 핸드폰 케이스가 부서졌는데 비싸서 못사고 우물쭈물하고 있었는데 이게 생겼고, 여름이라서 그동안 차고 다니던 시계가 조금 답답했는데 하얀 시계를 새로 받았고, 카메라 스트랩을 8년 - 어쩌면 9년 - 만에 바꿨고, 향수를 덜어쓰는 공병도 받았고, 또 다른 한 분은 어서 생일선물 받고 싶은걸 달라고 하고 있다. 아 참 이상한 일이다. 먼가 생경하고 이런 적이 내 인생에서 별로 없었던거 같은데 올해 생일은 정말 얼굴에 빗금이 가는 일 투성이었다. 


흠흠, 역시 오래살고 볼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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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생일이다. 음 원래 생일같은거 잘 챙기지 않는 편인데 올해는 어찌된 영문인지 이상하게 내 생일인걸 내가 알고 있다. 참 신기한 일이다. 아침부터 회사에서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듣고 있는데 도대체 어떤 표정으로 대답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서 얼굴을 책상에 파뭍고 일을 하는 중이다. 사람대 사람이 얼굴을 맡대고 이런 민망한 이야기를 할 때면 도무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수가 없어서 정말 고민이 많다. 생일 기념 겸 1일 기념으로 주말에 읽을 책을 골랐다.  요즘은 책을 읽기는 하는데 영 글을 쓸 수가 없어서 이래저래 고민이다. 덕분에 사진 한장에 짤막한 메모를 적어놓고 있는데 언제쯤 다시 책에 대해서 쓸 수 있으려나 약간 걱정 반 긴장이 반이다. 


그나저나 이렇게 많은 책을 한꺼번에 구매하는건 거의 처음인듯. 

즐거운 독서를 마구 하는 주말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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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6-01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하루님, 생일 축하해요!!
:)

생일 축하드리러 왔다가 [싱글맨] 과 [죽은 군대의 장군] 보관함에 담아가요. [죽은 군대의 장군]은 [부서진 사월]의 작가가 쓴 작품이로군요!

하루 2012-06-01 18:39   좋아요 0 | URL
흐흐흐. 감사합니다. :)

[싱글맨]은 영화가 워낙에 좋다는데 영화까지 보시면 좋을거 같아요.
[부서진 사월]이 조금 애매한 느낌에 [죽은 군대의 장군]까지 읽어보려구요.
이 책이 첫 장편이라는데 사실 [부서진 사월]만 생각하면 걱정이 더 커요!

알로하 2012-06-01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팅커테일러솔저스파이는 영화로 봤는데 괜찮았답니다! 관심있으시면 한번 슬쩍 보세요~ㅋ 저도 책을 한번 봐야겠네요.^^

하루 2012-06-01 18:40   좋아요 0 | URL
팅커테일러솔저스파이! 영화 개봉하면 보려고 했는데 너무 소리 소문없이
개봉하고 내려서 볼 틈이 없었어요. 전 정말 보고 싶었는데 ㅠㅠ.

책은 배송되는 녀석 중에 제일 먼저 읽어보려구요!

+ 감사합니다! :)

heima 2012-06-01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생일 축하드려요 ^ ^

하루 2012-06-01 18:4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흐흐.
타이핑을 하고 있는데도 심지어 부끄러워요 -///////-
 
일급비밀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선형 옮김 / 자연사랑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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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다른 서점까지 찾아서 읽은 보람이 있구나. 어른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의 심리가 매력적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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