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책상위에 손거울을 하나 올려놨다. 길이가 한 10 cm,  가로 폭은 5cm 정도 하는 직사각형으로 생긴 적다하게 작은 크기의 거울이다. 색깔은 연하고 투명한 자주빛인데 그리 좋아하는 색은 아니지만 적당하게 나쁘지 않다 정도. 그리고보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손으로 거울이라는 물건을 사봤다.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앉아있으면 얼굴이 바로 보이는 자리에 거울을 뒀는데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됐다. 항상 자리에 앉아있어도 얼굴이 보이는 바람에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몇일 봤더니 그세 익숙해졌는지 깜짝깜짝 놀래지는 않더라. 하지만 요즘처럼 거울을 자주 본 적이 없어서 이상하기는 매 한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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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읽는 책마다 영 읽는 재미가 없어서 고생을 했다. 일단 재미있게 읽어야 뭐 글을 남기든 생각을 하던 어찌해보겠는데, 이건 딱히 정말 재미나다 싶은 이야기거리가 없는거다. 그러다가 일요일 밤에 집에서 굴러다니다가 발견한 [7년의 밤] 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나왔을 당시에 꽤 유명새를 탔던 책 같은데 읽어보니 그럴만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난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베르베르의 [개미]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내가 [개미]를 정말 기막히다고 생각한건 전혀 다른 두 이야기가 어느 시점에 가면 한 지점에서 교묘하게 만나는데, 그 만나는 이야기라는걸 독자들은 전혀 의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진행을 한다는데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7년의 밤]을 읽으면서 그 때 느꼈던 소위 쾌감을 다시 느끼고 있다. 사건의 결말에서 시작해서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엇는지를 되감아 가는 소설인데,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하나씩 풀어지다가 어느 순간 충첩이 되서 흘러가버리는 그런 이야기 흐름을 매끄럽게 보여주고 있는거다. 두 사람 각자의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어느 순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하나로 흘러가고 있다는걸 느낀 순간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그래서 생각했다. 잘 만들어진 이야기라는건 이런 이야기로구나. '이건 이야기입니다. 소설이라고 하지요. 두 사람의 인생이 있습니다. '로 진행되는게 아니라 읽고 있으면 엇, 언제 이렇게 흘러갔지라고 깨달아야 하는 이야기 말이다. 아주 오랜만에 출퇴근길 버스에서도 읽을만큼 재미나게 읽고 있다. 물론 버스에서 책을 읽어서 그런지 정말 눈은 피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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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과 자존감을 구별할 줄 아는건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걸 느끼고 있다. 

이건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별하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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