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좋게 발견한 강남역 부근의 카페. :)

Photo by LoveActuall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말은 눈이 내리는 풍경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눈에 파묻힌 풍경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월요일부터 내린 눈은 출근대란을 만들었는데, 신기한 점은 회사 사람들은 대부분 지각자가 없이 제대로 회사에 왔다는 점이다. 아 단 한 사람 일산에서 사는 사람인데, 그 눈길에 자유로(그렇다 무려 자유로!)를 통과하는 빨간 광역버스를 탔다가 오도가도 못하게 된것이다. 그분은 그날 오전 출근 시간이 두어시간 쯤 지난 후에 회사에서 볼 수 있었다.

월요일은 회사 야근이 있는 날이었다. 마침 이날은 관련된 이슈가 워낙에 많아서 일찍 끝날 거라고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새벽 2시까지 지하철을 운행한다는 하늘이 내린 소식이다. 서..설마 2시전에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2시전에 끝나지 않았다.(-_-) 덕분에 택시를 찾는데, 일단 회사앞 - 여의도다 - 에는 택시가 한대도 없어 아는 콜택시 번호를 줄줄이 돌렸는데 하늘이 보우하사 연결이 한 곳이 되었다. 덕분에 집까지 올 수 있었다. 집은 언덕길이어서 제대로 끝까지 다 올라오지 못했는데, 그래도 그게 어디야. 추운 손을 호호불며 제대로 눈타령을 하면서 집까지 첫날은 그렇게 갔다고 한다. 

둘째날에는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밥 먹고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버스가 정말, 절대 오지 않는거다. 분명히 ARS에서는 12분이면 온다고 했고, 내가 정류장까지 걸어간 시간이 10분 내외였으니 분명히 금방 와야 하는데 이눔의 버스는 감감무소식. 구두를 신고 나간 발이 완전히 제대로 얼었다. 감각이 없어서 버스에서 발을 좀 만저주고 싶었는데, 사람이 워낙에 많아서 - 난 그렇게 사람 많은 버스 처음 타봤다. 퇴근 시간이 단체로 늦춰진거냐!!!!!!! - 발가락에 감각이 없이 얼얼한채로 그냥 집까지 갔더라. 집에서 미지근한물에 발을 담그고 한참을 풀어줬는데 감각이 거시기하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를 교훈삼아 면바지에 양말을 투터운걸 신고 운동화를 꼭꼭 신고 출근했다.
아.. 아직도 발이 얼얼한거 같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종이로 사라지는 숲이야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종이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 - 종이, 자연 친화적일까? 세계를 누비며 밝혀 낸 우리가 알아야 할 종이의 비밀!
맨디 하기스 지음, 이경아 외 옮김 / 상상의숲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종이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를 읽고 나서 내가 회사에서 하루종일 출력하는 문서와 그 문서들의 유효기간을 고민했다. 야근을 하지 않는 날에는 하루에 50장~100장 사이를 뽑는 것 같고, 야근이라도 하는 날에는 족히 A4용지 1 세트쯤은 될 듯 했다. 더 재미있는건 이 책에서 써있는대로 그 종이 중 대부분은 - 아마도 10장 내외를 제외하고는 - 정말 이면지로 직행하거나 아니면 분리수거 통으로 직행하곤 했다. 제대로 신경쓰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런 일이다. 회사에 프린터를 없애 버리지 않는 이상, 이 일을 계속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종이소비는 다만 그런것 같지는 않았다.
 
책은 종이가 어떻게 소비되는지 현실을 이야기한다. 얼마나 많은 상품에 펄프가 들어가며 그 상품들을 한번도 고민해본 적없이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꼬집는다. 북반구로 대표되는 부유한 국가들이 만들어진 대부분의 종이를 사용하고 있으며 - 종이의 사용도 부의 격차를 보여주는 것이다 - 커피 한잔을 사도 얼마나 긴 영수증이 발행되며, 뜯고 버려진 포장지는 얼마나 겹겹히 쌓여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이 책이 더 재미난건, 종이소비에만 담론이 머무르지 않고 종이를 만드는 숲으로 이야기를 옯겨 간다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조림사업과 관련한 행태를 격렬하게 꼬집는다. 원시림을 베어서 극도의 부드러운 질감의 종이를 만들어내고, 원시림을 베어낸 자리에 빠르게 자라기만 하고 생태의 다양성을 파괴하는 대기업의 숲 만들어기 사업이 그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펄프를 위해 원시림을 베어내고, 그 원시림이 사라지면서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는 현재 펄프산업을 이야기한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사라진 숲을 본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모 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인데 개괄적으로 이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16044X)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종이란 펄프란 어떻게 생산되고 소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담론을 제시했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종이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는 종이를 통해 북반구와 남반구, 산림을 베어서 수출하는 국가와 그 산림 수출을 막는 선진국 간의 부의 격차 문제를 이야기한다. 펄프의 생산과정에서 보여주는 숲의 손실과 더불어 대기업의 조림산업이 숲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발하고, 재생지의 사용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흐뭇한 예시를 보여주기도 한다. 사실 이 책은 종이를 토대로 그와 얽혀있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가지치기해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난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전혀 어색하게 끊어짐이 없이 전달되도록 책을 잘 조절해서 쓴 점이 또한 인상적이다. 종이의 소비자로서 종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고민하게 하는 좋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해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건 읽은만큼 쓰지 못했다는 반성 이다. 
읽은만큼 내놓지 못하는 책 읽기가 얼마나 부질없는지를 알기 때문에 올해는 이래저래 아쉬움이 한가득이다.


올해 읽은 책은 총 74권인데, 생각보다 소설쪽으로 많이 기울어서 아쉽다.
기묘한 점은 소설을 항상 부족하게 읽어서 소설을 좀 더 읽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는 점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 임홍빈 / 문학사상사
- 하루키의 소설 중에서 올해 <1Q84>를 올리지 않고 이 소설을 올려서 깜짝 놀랐겠지만, 하루키의 진정한 매력은 오히려 이런 책이다. 올해 하루키의 수필을 간간히 읽었는데, 음 역시 소설보다는 수필이랄까. 내 글쓰기의 목표이자 지향점이다. 더군다가 정말 오랜만에 읽을 수 있는 그의 따끈따끈한 수필집이어서 반가움이 더 컸다.


세설  / 다니자키 준이치로 / 송태욱 / 열린책들  
- 올 읽었던 최고의 소설 중의 한권이다. 일본 소설을 가를 때 난 가와바타 야스나리 류와 하루키류를 나눈곤 하는데, 하루키류의 작가는 사실 지금 너무나도 넘쳐난다. 가와바댜 야쓰나리류의 이야기 흐름의 중간쯤 되는 위치로 자기매김을 하기에 딱 좋은 작가일듯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와 <세설>이다.  - 다나자키 준이치로가 들으면 내가 어딜! 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읽었던 버전은 열린책들의 Mr.Know의 세계문학선인데 사라져서 정말 아쉽다. (뭐, 다른 문학선으로 흡수되기는 했지만..) 음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을 읽었던 사람이라면 100%공감할 수 있을 소설이다. 


검의 대가 / 아르투로 페레스 리베르테 / 김수진 / 열린책들

- 오랜만에 다시 만난 작가. 역시  Mr.Know의 세계문학선이다. (그리고보니 올해 정말 많은 책을 이 시리즈로 읽었다) 난 항상 이 작가를 움베르트 에코와 비교하는 마케팅 전략에 콧웃음을 치곤 했는데, 이 책에 대해서 만큼은 생각을 바꿨다. 검술에 대처하는 노 검술사의 자세랄까. 진지하게 곱씹을 수 있는 책인데, 마지막 장이 압권이다.

 
프랑스중위의 여자 / 존 파울즈 / 김석희 / 열린책들 
-  프랑스 중위와 사랑에 빠져 함꼐 도망갔다가 홀로 돌아와 그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한 여인과 한 남자의 이야기. 그녀는 타인에게 비난 당함으로써 자신의 과거를 끊임없이 반추하는 여인인데, 이 여인과 얽힌 한 남자의 고뇌가 인상적이다. 굳이 함께 읽을 소설을 추천하자면 <순수의 시대>랄까. 이것도  Mr.Know의 세계문학선. (대단하군!)

 
이름 뒤에 숨은 사랑 / 줌파 라히리 / 박상미 / 마음산책
- 올해 건진 보석 줌파 라히리의 책이다. 어찌나 절절한지 앞으로 줌파 라히리의 책이라면 무조건 읽겠다고 다짐했다. 결국에 귀결점은 허탈하다는 점에서 다소 일본 소설의 가벼운 결말과 비슷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 지독한 허무함이랄까- 그 귀결점으로 향하는 작가의 글은 놀랍도록 치밀하고 섬세하며 인생을 곱씹게 한다. 그녀는 미국에 사는 인도인으로서의 삶을 이야기하지만, 그거 그녀 표피일뿐이다. 

 
연민 / 슈테판 츠바이크 / 이온화 / 지식의 숲
- 슈페판 츠바이크의 소설. 그의 다른 글을 찾고 있다. 츠바이크의 글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겠어.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결심했다.
왜 이렇게 빨리 죽은거야! (울컥하게 된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1 / 로버트 기요사키, 사론 세프트 저 / 황선호 / 황금가지
- 끊임없이 때론 미친듯이 재테크만을 부르짓는 나에게 너에게 우리에게 묻는다.  
부란 무엇인가. 무엇을 부라고 부를 것이가, 어떻게 부를 창출할 것인가.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난 책이고, 뒤늦은 책이기는 하지만 왜 사람들이 이 책을 그렇게 많이 읽었는지를 알겠더라.  하지만, 1권으로 다음 권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어서 1권으로 족한 책이다.


춤추는 죽음 / 진중권 / 세종서적 
- 세종서적에서 나온 문고본 중 단연 압권인 책인듯, 난 이 책으로 미학자 진중권의 진짜 모습을 봤다. 사실 이 책 전에도 그가 미학에 대해서 - 그의 본업이지만 사실 접근하기는 힘들다 - 말하라는 책을 읽었고, 읽을 예정이지만 이 책처럼 제대로 말하고자 하는바를 제대로 압축한 책은 보지 못했다. '죽음'이 유럽문화에서 고대부터 근대까지 어떤 코드로 읽히고, 어떤 의미였는지를 철처한 미학을 전공한 학자의 입장으로 말하는 책.


이성의 한계 -극한의 지적 유희 / 다카하시 쇼이치로 / 박재연 / 책으로보는세상 
- 난 순수한 지적 유희를 좋아한다.
물론 이 책을 본 내 주변 사람들은 맹 비난(?)을 했지만. 


생태요괴전 -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기 / 우석훈 / 개마고원
- 우석훈의 <생태 경제학 시리즈>의 1권이다. 이전 시리즈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우석훈의 진짜 전공은 생태경제학이다.1권은 정말 재미나고 쉽게 쓰여저서 중고등학생이 읽기에 가장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중고등학생은 정석을 펼칠 뿐 이런 책은 읽지 않을 거라는 현실이 쓰리게 다가온다. 그리고보니 고등학교에는 나름 책 읽기 시간을 많이 만드는거 같던데 도대체 그 시간에 무슨 책을 읽을까? 설마, 고전 요약집 이런거 읽고 있는건가. 

책탐 /  김경집 / 나무수
- 올 막판에 건진 책에 관한 담론서. 순수히 책을 소개하는 책이 소소하게 등장하고 있는데, 그런 책 중 단연 압권이다. 이 책에 지금 붙여 놓은 포스트잇이 몇개인지 모르겠다. 이런 책을 미리 읽고 해당 소개책을 읽으면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하는데, 음 이 책은 약이 더 많이 될거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누워있는 책이 아닌 꽃혀 있는 책을 찾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누워있는 책은 정말 그냥 그렇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어머니와 내 공통분모는 '빨간머리 앤'과 '키다리 아저씨'쯤 된다고 보면 된다. 어머니의 소녀적 감상에 두손 두발 다 들기는 했지만 적어도 어머니와 나의 감성의 교집합은 '빨간머리 앤'과 '키다리 아저씨' 딱 두 이야기이다. 그리고보면 난 앤을 읽으면서 작가가 되는 것도 참 좋을 듯하다고 생각했고, 주디의 편지를 읽으면서 일상 속에 편지가 무엇인지를 어떤 편지를 써야 하는지를 배웠다.

아무튼, 작년 여름 휴가 때 집에서 EBS에서 하던 '빨간머리 앤' - 그렇다, 어머니와 난 이 프로만 나오면 넋을 놓는다 - 을 보다가 문득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사실 빨간머리 앤은 10권짜리 소설이래요. 저 만화는 1권 정도 이야기뿐이라던데'
'엇 정말?'
'정말정말. 저거 보니까 재미있을거 같은데 휴가 기념으로 10권 세트나 살까요?'

그렇다 순전히 EBS만화 보다가, 때마침 한 30%쯤 세일하던 빨간머리 앤 10권 세트를 집으로 들인 것이다. 사실 책이 배송되서 반짝이는 눈으로 책을 처음 폈는데, 어머니와 난 정말 손발이 오그라 들어서 읽을 수가 없었다. 앤이 초록색 지붕집으로 들어가는 하얀 벛꽃길을 묘사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는데 정말 그걸 들을 수는 있어도 내 눈으로 읽을 수는 없었다. 도저히 난 읽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와 난 이런 대화를 또 주고 받았다.

'아, 역시 그냥 DVD를 살껄 그랬나봐요.도저히 못 읽겠어요.' 
'나도 못 읽겠다.'

결국 10권짜리 전집을 집에 방치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그런데 얼마전부터 내 방에 쌓여있던 - 책장에 공간이 없어서 책상위에 쌓아놨다 - 책이 한권씩 한권씩 사라져서 거실로 나와있는거다. 이럴수가 어머니가 날 배신(?)하고 앤을 읽고 계시는거다. 가끔 야근을 하고 새벽에 들어오면, 그 새벽까지 안경을 끼고 앤을 읽고 계신다. 한번 읽기 시작하니 너무 재미있고, 속도도 붇기 시작해서 멈출수가 없다신다. 다만 아쉬운건 너무너무 책이 재미있는데 눈이 아파서 책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랄까?

아무튼, 어머니는 지금 빨간 머리 앤 4권을 읽고 계신다.
아.. 난 정말 손발이 오그라 들어서 못 읽겠는데. 쩝.

+ 어머니와 오늘의 대화.
'연말정산 하면 그래도 세금이 좀 나오겠죠? 우리 그러면 빨간머리 앤 DVD를 집에 들일까요?' 
'정말? >_< (정말 급 반색하고 좋아하셨다 -_-)

아 그런데... DVD알라딘에서 특가 세일한단다. 갈등되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