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눈이 내리는 풍경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눈에 파묻힌 풍경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월요일부터 내린 눈은 출근대란을 만들었는데, 신기한 점은 회사 사람들은 대부분 지각자가 없이 제대로 회사에 왔다는 점이다. 아 단 한 사람 일산에서 사는 사람인데, 그 눈길에 자유로(그렇다 무려 자유로!)를 통과하는 빨간 광역버스를 탔다가 오도가도 못하게 된것이다. 그분은 그날 오전 출근 시간이 두어시간 쯤 지난 후에 회사에서 볼 수 있었다.

월요일은 회사 야근이 있는 날이었다. 마침 이날은 관련된 이슈가 워낙에 많아서 일찍 끝날 거라고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새벽 2시까지 지하철을 운행한다는 하늘이 내린 소식이다. 서..설마 2시전에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2시전에 끝나지 않았다.(-_-) 덕분에 택시를 찾는데, 일단 회사앞 - 여의도다 - 에는 택시가 한대도 없어 아는 콜택시 번호를 줄줄이 돌렸는데 하늘이 보우하사 연결이 한 곳이 되었다. 덕분에 집까지 올 수 있었다. 집은 언덕길이어서 제대로 끝까지 다 올라오지 못했는데, 그래도 그게 어디야. 추운 손을 호호불며 제대로 눈타령을 하면서 집까지 첫날은 그렇게 갔다고 한다. 

둘째날에는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밥 먹고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버스가 정말, 절대 오지 않는거다. 분명히 ARS에서는 12분이면 온다고 했고, 내가 정류장까지 걸어간 시간이 10분 내외였으니 분명히 금방 와야 하는데 이눔의 버스는 감감무소식. 구두를 신고 나간 발이 완전히 제대로 얼었다. 감각이 없어서 버스에서 발을 좀 만저주고 싶었는데, 사람이 워낙에 많아서 - 난 그렇게 사람 많은 버스 처음 타봤다. 퇴근 시간이 단체로 늦춰진거냐!!!!!!! - 발가락에 감각이 없이 얼얼한채로 그냥 집까지 갔더라. 집에서 미지근한물에 발을 담그고 한참을 풀어줬는데 감각이 거시기하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를 교훈삼아 면바지에 양말을 투터운걸 신고 운동화를 꼭꼭 신고 출근했다.
아.. 아직도 발이 얼얼한거 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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