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중고박스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요즘 생활의 중김이 중고서점과 중고박스인 사람..)
주말에 책장 정리를 하고 책을 또 보내야해서 중고박스를 신청했는데, 배송요일이 금요일 (그렇다, 무려 13일이었다. 월요일 아침 까지만해도) 도저히 못 기다리겠어서 회사근처 우체국에 가서 택배박스 4호짜리를 2개 구입해왔다. 참고로 3호는 600원이고, 4호는 800원이더라. 2개르 구입해서 점심 땡볕에 가져왔더니 배송상황에 중고박스가 오늘출고라고 써있는데 아닌가. 아 뒷골이야. 어머니와 동생에게 문자를 당장 날리며 이 상황에 대해 울컥함을 토로했다.
한 5박스만 덜어내면 좀 책장도 숨을 쉬겠지..라고 마음에 위안을 해본다.
흑, 택배상자 값이 좀 아까워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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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드디어 미뤘던 책장 정리를 했다.
대학시절 교재도 들어내고, 중학교 때 쓰던 영어 사전도 들어내고, 재본을 뜬 책도 들어내고 이리저리 들어냈다. 도저히 팔 수 없는 그 책들은 집에서 무게를 채본 결과 80kg이었고, 그 책들은 아버지 자 트렁크에 실려서 폐품고물상으로 갔다. 어머니에 따르면 만원 정도 받으셨다고 하는데, 페품 수집을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정말 이런 가격을 받고 매일 일을 하시는건지 아연했다.
아무튼 그렇게 들어내고 나니 장식장에 들어있던 책도 책장으로 나오고, 책장 위에 쌓여있던 책들도 다시 내려올 수가 있었다. 왠만큼 알라딘에 보낸거 같은데도 아직 보낼 책이 꽤 나오더라. 이번에 정리를 하면서 내가 '증정'으로 받은 책이 엄청나다는걸 알았고 - 증정 도장이 찍힌걸 중고서점에 팔 수가 없다고 한다. - 더불어 내가 자비로 사들인 책도 엄청나다는걸 알았다. 아무튼 토요일 오전은 먼지를 옴팡 뒤짚어 섰지만 정말 뿌듯한 오전이었다. 어머니와 동생의 그 시원하다는 표정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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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알라딘에서 중고 책 정산이 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렇게 되면 일단 지금까지 보낸 중고책은 모두 정산이 끝났다. 다행이 1권을 제외하고는 반송된 책이 없었고, 내가 체크해서 보낸 품질도 모두 알라딘과 큰 이견이 없는 상태로 끝났다. 아, 품질 불량으로 반송하겠다는 책은 내가 그냥 폐기해달라고했다. 아무튼 지금까지 보낸 책을 세어보니, 총 140권이고 정산받은 금액은 34만원 정도인데, 저 중에 4만원은 아마 중고박스 환불대금일테니 책값은 30만원 정도 하는 셈이다.
이 돈으로 다시 책을 사는거다. 음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