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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곧 끝난단다. 길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 오랜 여름비 때문에 우울함 혹은 처짐을 넋두리 하곤 했었다. 햇빛을 보지 못한, 광합성을 제대로 못한 까닭이리라. 우기가 끝난다는 건, 부족했던 광합성을 보충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여름은 진짜 이제부터다. 본격적으로 쨍쨍 무차별적으로 들이닥칠 무더위에 몸을 맡겨야 할 시기. 열대야 덕분에 밤도 길어지리라.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책. 

한여름 밤의 책. 

별들도 잠이 드는 밤, 별처럼 밤을 밝혀줄 책.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의 책들이다. 

  


1.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 공간에 대해 무감하다. 별로 신경을 안 쓴다는 얘기다. 그러니 성냥곽 같은 공간, 사람의 마음이나 정서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공간에서 사람은 병들어간다. 사람은 공간을 만들지만, 결국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 공간이다. 아파트가 많아지면서 사람들 심성이 나빠진 것은 다 맥락이 있다.


그러니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는 말, 솔깃하지 않은가! 사람의 오감과 직접 마주대하고 부대끼는 공간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2. 빈곤 

 빈곤. 한국은 빈곤을 떨쳤다고 착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경제적으로 풍요롭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 사회는 가난을 부끄러운 것으로 만들었다. 개인이 못나서 가난과 빈곤의 굴레에 편입됐다고 주입했다. 나빴다. 국가의 책임, 사회의 책임을 개인에게로 돌렸다. 과연 우리는 이런 프레임에 계속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 특히 우리가 빠진 함정은 상대적 빈곤이다. 


오랜 세월 축적된 빈곤론을 집대성하고, 세계 주요국과 한국의 빈곤 현실 및 정책을 통해 빈곤을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는 이 책에 눈길을 주는 이유다.  



3. 사람을 살리는 집

 집. 사는(living) 곳이 아니라 사는(buying) 것으로 규정한 이것에 대해 우리는 지금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사는 곳이기에 집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와 직접적인 관련을 맺어야 한다. 집이 사람을 닮아야하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집을 닮는 바람에, 자본이 조장한 아파트공화국에 꼼짝없이 포획됐다.   


제목부터 군침이 돈다. 우리가 다시 돌아보고 살펴보면서 오해하고 있는 것을 바로 잡아 진짜 집과 사람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할 터. 나도 살고 싶다! 



4. 묵자 -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만 사상가

 공자가 죽어야 한국이 산다더니, 중국의 다른 사상가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묵자도 그 중의 하나로, 아직 낯선 그이지만, 묵자에겐 뭔가 사람을 당기는 지점이 있다. 더디지만 묵자의 뜻을 따르는 묵가라는 집단이 점점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묵자 10론, 겸애(兼愛)로 시작하여 비명(非命), 비공(非攻), 상현(尙賢), 상동(尙同), 천지(天志), 명귀(明鬼), 절용(節用), 절장(節葬), 비악(非樂)으로 요약한 묵자의 가르침을 엿보고 싶다. 





5.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역시 제목부터 포스가 풀풀 풍긴다. 아니나다를까, 2010 스페인 국립 만화대상을 비롯 스페인의 만화 관련 상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단다. 이전에 접해보지 못한 스페인 만화를 통해 개인과 역사가 어떻게 서로에게 삼투했는지 엿보고 싶다. 아나키스트의 삶이 순탄했을리는 없으니 이야기는 흥미진진할 터이고, 그 와중에 역사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기대! 


만화라고 하면 일단 얕보는 자들의 기고만장에 한 방 날릴 수 있을 법한 책이 아닐까. '문학-만화'라는 표현까지 쓸 정도인가 보다 홍세화 선생님은 "높은 수준의 리얼리즘 문학과 만났다"고 이 책을 평한 바 있다. 믿고 보는 홍세화 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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