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럼비

구럼비가 우는 날. 43톤의 폭약으로 기어코 울리고야 만다.

무식하고 잔인하다. 야만적이다. 

 

64년 전 4.3항쟁을 재연하고야 만다. 

구럼비가 운다.  


기형도

그날은 (기)형도의 기일. 23주기인데. 

 

<꽃> 한 편 띄운다. 구럼비 때문이라도 꽃 한 잔 생각나는 봄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구럼비 때문에라도. 

 

 

내 

靈魂(영혼)이 타오르는 날이면 

가슴앓는 그대 庭園(정원)에서 

그대의 

온 밤내 뜨겁게 토해내는 피가 되어 

꽃으로 설 것이다


그대라면 

내 허리를 잘리어도 좋으리 


짙은 입김으로 

그대 가슴을 깁고 


바람 부는 곳으로 머리를 두면 

선 채로 잠이 들어도 좋을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얼음무지개 2012-03-08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면하면 안되는데.. 자꾸만 고개를 돌리게 되는 그런 아픈 날이네요..

책을품은삶 2012-03-08 19:37   좋아요 0 | URL
이 아픔. 잊지 않아야죠.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