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올빼미 한마리가 기세등등하게 산다. 

낮동안은 자고 밤만 되면 올빼미가 되어서 먹을것 다 찾아먹고 냉장고 문을 스무번은 더 열었다 닫았다 한다. 

그리고 책을 한꺼번에  열권정도를 탐독한다. (로쟈님처럼 멋진 지식인으로 그러면 얼마나 좋아..암것도 모르는 녀석이 그러는게 내가 미치겠다는 것이지.) 

이책보다 이거 궁금하면 저책 빼들고 보고 

 저거 보다 이거 궁금하면 이책 빼들고 찾고.. 

그러다가  애미가 알라딘좀 할라고 앉으면 책 찾아볼게 있다고  비켜 주면 안될까요?? 정중하게 말하다가 엄마가 한번 빽 소리치고 나면 기 팍 죽어선 꼼짝 않고 책만 판다. 

한참을 꼼지락 거리며 책만 파는가 싶어 쳐다보면 침대에 大자로 누워 음악에 심취해 있다. 

저놈의 엠피쓰리 귀에 꼽지 말라고 해도.. 또 저러네라며 뭐라하면 히죽 거리고 나와서 피아노 악보 잔뜩 찾아서 복사해두고 (낮동안에 깨어있으면 피아노 두드리려고..어제 친 악보는 담날 안친다.웃기는 빼미다.) 그래도 엄마가 암말 안하는가 싶으면 외국 드라마 찾아서 다운 받아 본다. 

그리고 라면도 끓여먹고 과자도 찾아서 혼자 잘도 밤을 즐긴다. 

우리집에는 키만 쑥 쑥 크고 있는 올빼미 한마리를 방학 내내 키우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잠도 많이 자고 먹기도 잘 먹는 이 올빼미란 녀석은 살도 안찐다..지 에미는 하루 두끼만 먹어도 포동 포동 볼만 한데 말이다. 

우리집엔 올빼미 한마리가 이밤도 당당하게 설치고 다니면서 기타를 치고 싶단다..낮에 잠깐 누나한테 배운 솜씨가 근질거려서 그것도 왼손으로다가..웃기는 올빼미 한마리.. 

올빼미를 날려보낼 날이 아직도 당당 멀었다.. 저올빼미를 어쩌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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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8-12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방학동안 저렇게 올빼미 하다가도 개학하면 또 돌아가는게 신기하죠? 저도 그런데요. ㅎㅎ 저기 저 살도 안찐다는 정말 부러울뿐입니다. ^^

치유 2009-08-12 18:4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어서 개학해서 학교갔으면 좋겠어요..^^-

소나무집 2009-08-12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 보면 정말 우리 아들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니까요.
책 열 권 빼놓고 들척이는 거, 냉장고 문 열었다 닫았다 하는 거,
엄마가 컴 앞에 앉으면 초등사이버 하겠다고 하는 거,
공부하자 하면 졸리다 그러고, 자자고 하면 잠 안 온다고 하고...
어제도 한 바탕 했어요.
밤 12시에 네 식구가 모여서 토론(?)까지 했다니까요.
말 안 듣는 아들 땜시...

치유 2009-08-12 18:53   좋아요 0 | URL
울집 녀석이 고만할땐 나름범생이였다오..ㅋㅋ그러니 울 애처럼 빈둥거리는 녀석은 절대로 안될거네요..지금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버리면 중학교땐 열심히 학과공부를 할거에요.

무스탕 2009-08-12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도 별반 다르지 않은 풍경이네요..;;
근데 문제는 애들은 재워놓고 제가 더 빼미짓을 한다는거지요..;;;;;;

치유 2009-08-12 18:54   좋아요 0 | URL
저도 마찬가지에요..^^-그러니 탓도 못해요..

한샘 2009-08-12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저는 이런 배꽃님의 글을 좋아해요.
앤디의 인간극장을 본 느낌이에요^^
방학이 얼마 안남았으니 좀 봐주세요~~~

치유 2009-08-12 22:04   좋아요 0 | URL
네..봐줄수 밖에 도리가 없답니다.
제발 공부좀 하라고 하면 자기 개발한다는데 뭐라고 하겠어요..^^-

2009-08-12 2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9-08-12 22:05   좋아요 0 | URL
후훗~~!나도추가하라고??

비로그인 2009-08-13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책보고 기타치는 올빼미라니 멋진데요?

저희집에는 종달새인지 병아리가 한마리있어요.
요즘 방학이라 덜 피곤한 탓인지 아침에 여섯시면 일어나서 (저는 출근준비 하느라 정신없건만) 엄마 우유줘 등긁어줘 이것 좀 봐 하며 삐약삐약 말시키는 애가요.
학기 중에는 일곱시반까지도 잘 안 일어나서 혼수상태인 애한테 뽀뽀만 하고 나오건만.. 2주만 있으면 그 상태로 돌아가 줄텐데, 시원 섭섭하겠다 싶어요.

치유 2009-08-16 13:44   좋아요 0 | URL
아..만치님 댁엔 귀여운 종달새를 키우시네요.
그러게요..방학이 끝나면 피곤해하는게 또 안스럽고..지금 저러고 있으니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