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퇴근을 하고 집으로 올라가기 전에 현금자동인출기가 설치된 쪼끄만 은행

(그걸 머라 부르죠? 곳곳에 ATM기만 설치된 은행 무인 부스)으로 갔다.

기계는 세 개.

안쪽 두 개에는 이미 손님이 있었고 제일 오른쪽 기계로 다가서는데

가운데 기계 앞에 서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누가 이걸 두고 갔네?' 하시면 내게 '이거 놓고 갔어요?' 라고 묻는다.

아뇨, 대답을 하고 옆을 넘겨다보니 기계위에 알라딘 중고샵 봉투가 놓여져 있고

그 안에 책 세 권이 보인다.

'아.. 알라딘 중고샵에서 산 책이다'

순간 갈등이 일기 시작한다.

 

저 책을 주워다 다시 알라딘 중고샵 산본점에 갔다줄까,

아님 그냥 둘까

주인이 책을 놓고 간게 생각이 나서 찾으러 왔다가 없으면 실망할텐데..

근데 놓고 갔다가 누구 다른사람이 가져가면 어쩌지..

 

내 할 일을 다 마치고 나올때까지 계속 고민하다 결국은 그냥 나왔는데

이게 지금까지 찜찜하고 걱정이다.

얼마전에 알라딘에 올라온 글 중 중고샵에서 산 책을 잃어버렸는데

어떻게어떻게 찾았다는 글을 보고 난 후라 더 아쉬운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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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각 2014-04-09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에 또 발견하면 그 책은 안 모군에게 빌려줍니다...

무스탕 2014-04-09 18:58   좋아요 0 | URL
양심이 있어서 달라고는 안 하는군!!
빌려준 책이나 얼른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새로 빌려서 책 쌓아두면 언제 다 읽누?
 

어제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어제 만난 친구들중 한 친구의 아들은 벌써 군대를 갔다오고 제 밥벌이를 하고 있는데,

그 아들은 무려 요리사!!

서울 인사동 한 레스토랑(이라 부르나요, 파스타 전문점이라 부르나요? 도대체 뭐라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서..;;;)에 막내 요리사로 근무중이고 우리는 '거기 한 번 가보자!'라고 진작부터 말이 나왔는데

그 날이 바로 어제였다.

 

수원에서 서울 인사동까지는 좀 먼 거리고, 난 내 저녁 약속을 위해 1시간쯤 일찍 퇴근하는 뻔뻔함을

강행하며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집에 차를 주차하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비가 살살 내렸지만 귀찮은 마음에 우산은 챙길 생각도

안하고 4호선 타고 충무로에서 3호선 갈아타고 안국에서 내렸지만 친구가 출구를 잘못 알려줘서

다시 지하로 들어가서 정 반대방향, 제일 먼 곳으로 나가는 수고로움을 겪었다.

참 오랜만에 인사동엘 나갔다. 종로도 마찬가지로 오랜만 :)

 

쌈지길 바로 앞 골목 안에 자리한 가게는 한옥을 레스토랑으로 개조했는데 약간 어두운듯한

느낌이었지만 안보여서 음식 못 먹고 내 자리 못 찾을 정도 아니니까 크게 상관 없었고,

태어날때부터 봐 왔던 엄마 친구 이모들을 조카는 반갑게 맞아줬고

친구는 요리사에게 '메뉴는 네가 알아서 준비하라'는 애매한 주문을 미리 했다고

막내 요리사는 차례차례 음식을 내오기 시작했다.

 

와인도 준단다 +0+

메뉴판에도 없는 음식을 만들어서 특별히 우리만 준단다 +0+

이미 먹은것 만으로도 배가 차 오려고 하는데 아직 스파게티랑 피자는 나오지도 않았단다 +0+

거기다 스파게티를 세 가지를 준비했단다 +0+

우리는 부디 하나는 취소하고 두 가지만 달라고 부탁(!)을 했고 곧 

 

Seafoods spaghetti - with tomato broth in a Korean hot pot
해산물 뚝배기 전골 파스타 (전복.새우.소라.관자.갑오징어.홍합.바지락) 

 

 

Shrimp spaghetti - with in parmesan cream sauce
시금치로 만든 면과 새우크림 스파게티

 

를 정말 맛있게 먹었더니 이어서

 

Grilled steak pizza - with fresh vegetable toppings and extra mozzarella cheese

신선한 야채와 모짜렐라 치즈를 곁들인 그릴 스테이크 피자

 

까지 주는데 결국 피자 한 조각을 남기고 말았다 ㅠㅠ

다 먹고 나서는 홍차+아이스크림+티라미수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대접받고 10시가 다 된 시간에

아쉬운듯한 인사를 남기고 가게를 나섰다.

(굵은 글씨는 메뉴를 외우지 못하는 탕이가 홈페이지에서 검색해서 복사해다 붙인것;;)

 

아.. 이런 뿌듯함이라니~~~

가장 사내아이 같던 친구가 제일 먼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서 그 애가 자라면서 스스로 고민해서

스스로의 앞날을 결정지어 차곡차곡 밟아 가는 기특한 모습이라니.. T^T

공부도 제법 해서 대학나와 누구나 부러워하는 좋은 직장을 갖길 원했던 부모와는 전혀 반대로

고3 1년동안 조리기술을 배워 자격증 취득하고 전문대 호텔조리과에 들어가더니

군대 취사병 다녀와서는 학교는 중퇴해 버리고 바로 취업을 하더란다.

휴학을 하라는 부모말은 '대학은 언제든지 가고 싶을때 가면 되요'라고 설득을 하는 자신감.

많은 요리들중에 이태리 요리가 좋다며 돈 벌어서 유학도 다녀오겠다고 먼 시간까지 계획을

잡아 놓는 치밀함.

엄마 친구들도 다정하게 맞아주는 자상함.

 

우린 올해로 만난지 30년 된 친구들이다.

어제 만난건 친구 아들 가게를 찾아가 보자,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30주년 기념으로 여행을 다녀오자, 의견을 모아보기 위해 만난 이유가 더 컸다.

그렇지만 네 친구의 의견이 다 달라 여기저기 목적지만 나열하다 더 알아보자며 마무리를 짓지

못했지만 우린 친구 아들의 대견한 성장에 모두 뿌듯해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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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3-18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특하고 또 부럽네요.
저는 학창시절에도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뭘 해야할지 알지 못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렇게 자기 인생의 설계를 해놓고 꿈도 꾼다는 것이 부러워요.

무스탕 2014-03-20 21:36   좋아요 0 | URL
맨날 어린줄 알았더니 위생복 입고 조리모자 쓰고 음식 접시 나르는 모습이 완전 대견하더라구요.
다락방님은 지금이 딱 좋아요. 많은 사람들이 다락방님 없는 생활은 생각지도 못하고 살텐데 뭔 말씀이세욧-?!

마노아 2014-03-18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근사하네요. 좋은 시간에 좋은 인연이에요. 이 바람직한 청년의 미래가 벌써부터 눈부십니다.^^

무스탕 2014-03-20 21:38   좋아요 0 | URL
저도 완전 부러웠어요. 기특했구요 ^^
사무실에서 시간이 조금 더 있으면 놀러갈데 검색할텐데;;;;; 도대체 요즘은 바빠서 딴 짓을 할 틈이 없어요 ;ㅁ;

hnine 2014-03-18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중에는 대학생 자녀 둔 경우가 제일 많은데 아직 취업한 아들,딸 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아요. 무스탕님 친구분은 정말 선두를 달리시는데요? ^^ 무엇보다도 친구분 아들의 용기, 그리고 아들의 결정을 믿어주는 부모의 마음이 존경스럽습니다.
30주년 기념 여행도 성사시켜보셨으면 좋겠네요.

무스탕 2014-03-20 21:40   좋아요 0 | URL
제 친구들이 좀 빨랐어요. 이 청년 엄마가 24세에 결혼해서 25에 첫 애를 낳았고 그다음 친구가 25에 결혼해서 26에 애를 낳았어요. 제가 27에 결혼해서 28에 지성이를 낳았구요.
근데 한 친구는 아직도 미혼이에요 ^^;;;;
처음 공부 안하고 요리 배운다고할때 난리도 아니었었다고 말하는데 부모 입장에서 그럴수도 있을거라 이해했어요. 그래도 아들한테 져 주길 잘 했죠, 뭐 ^^
저도 놀러가리라 불끈!! 그러고 있는 중이에요.

꿈꾸는섬 2014-03-18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년을 알아 온 친구들과의 여행 계획 멋지네요.
친구의 아들이 요리사로 있는 레스토랑에서 대접받는 일도 멋졌을 것 같아요. 가슴 뿌듯하고 자랑스럽고......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설계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정말 멋지네요.^^

무스탕 2014-03-20 21:43   좋아요 0 | URL
꼭 재미있게 놀다 오겠어요!
그 레스토랑엔 다음에 가게 되면사전 통보 안하고 조용히 다녀와야지 미리 말 했다간 서로 부담일듯 싶어요. 그렇게까지 신경을 써 주다니..

보각 2014-03-2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파스타하고 피자하고 와인 먹는데 모범적인 방법 있을까요?? 알려주세요...

무스탕 2014-03-20 21:43   좋아요 0 | URL
어이~ 어이~~
그런 방법은 파스타와 피자와 와인을 먹을수 있는곳으로 모시고 가서 정중히 물어봐야지. 앙~? 어디서 날로 먹으려 들어. 앙~?

보각 2014-03-21 14:19   좋아요 0 | URL
으아 미워요. 망했습니다 ㅠㅠㅠ 결국 그냥 가서 먹는데 포크질(휘휘 돌려서 말아먹기)는 익숙치 못해서인지 잘 안되고. 젓가락 달라 할까 말까 하다 그냥 포기하고 ㅠㅠ 피자는 먹지도 않고ㅋㅋ 와인도 안 마시고...

근데 혹시 팩 와인이라고 아세요? 우유각 같은 곳에 들은 와인인데. 그거 사가지고 영화관 들어가서 마셨어요 완전 색다르고 맛있음 푸하하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탕 2014-03-22 20:20   좋아요 0 | URL
야-! 너 망하는데 왜 내가 미워야 하는거냐?! 이것에 대해선 좀 더 심도깊게 구체적으로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생각좀 해 봐야 겠다. 내가 조금이라도 네 말을 수긍해줘야 겠다고 생각하면 팩 와인 두 팩 사주께.
근데 그런게 있어? 팩 와인은 첨 들어바바 +_+
역시 그것을 마셔도 난 취하겠지만... ㅠㅠㅠㅠ
근데 누구랑 극장을 갔는데 술을 사 갖고 들어가 음주영화를 했누?

보각 2014-03-24 13:38   좋아요 0 | URL
담에 뵈면 말씀드리겠습니다. 팩 와인 두 개 값 준비해 주세요......

무스탕 2014-03-24 20:58   좋아요 0 | URL
알써~ 담에 만나면 속속들이 알아내겠어.
팩 와인 두 개 값어치 없으면 쥑인다.

순오기 2014-04-04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지요?
안부가 늦었네요~ ^^

무스탕 2014-04-04 21:31   좋아요 0 | URL
아흥~ 순오기님. 저야 잘 지내고 있지요~♡
며칠 소화불량+몸살로 고생을 해서 그렇지요 ㅠㅠ
늘 바쁘신 순오기님 앞에서 맨날 죽는소리 하며 삽니다 ^^;;;
 

길가던 우유가 넘어졌어요.

그랬더니..

 

 

 

 

다른곳에선 아직 본 적이 없고

회사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유머에서 퍼 왔는데

재미있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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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2-28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밀크는 안되고 꼭 '우유'이어야해요 ^^

무스탕 2014-03-01 17:4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밀크는 넘어져도 아야~~~ T^T 못해요. ㅎㅎㅎ

마노아 2014-03-01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대로 아야인 걸요! 우유가 울고 있네요.ㅎㅎㅎ

무스탕 2014-03-01 17:50   좋아요 0 | URL
얼마나 아프면 이름도 아야로 바뀌었을까요?
쟤는 아픈데 우린 웃겨요 ^^;;;
 

가끔 생각한다.

불금이 '불타는 금요일' 이라고?

천만에.

불금은 '불쌍한 금요일' 이라고 해석하는 이도 꽤 된다.

 

정성이는 일요일 저녁에 종종 '오늘이 금요일이었으면 좋겠어. 그럼 내일이랑 모레도 학교 안가잖아' 하지만 난 금요일이 싫었다.

토요일, 일요일은 영락없이 새벽부터 출근해서 저녁 늦게까지 일을 했는걸?

평일엔 9시까지 출근하면 되지만 공휴일이나 토.일요일엔 7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생활을

2년여를 해다보니 금요일 저녁만 되면 에효, 내일도 일찍 출근해야 하는구나 ㅠㅠ 그랬었다.

 

잠깐 쉬고 있었던 시간에도 토.일요일이 자유스럽진 않았었다.

나의 계약은 끝났지만 내가 하던 그 일들은 계속 진행이 되고 있고

직원이 부족한 사무실에선 수시로 지원 요청을 하기 때문에 몇 주째 주말을 출근했었다는 사실.

지난 수요일부터 출근을 시작했지만 역시 주말엔 지원 출장을 가야한다는 사실.

 

자, 다시 불쌍한 금요일 이야기로 돌아와서,

금요일 밤이 불쌍한 이유는 또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엔 월화드라마가 있고

수요일과 목요일엔 수목드라마가 있고

토요일과 일요일도 주말연속극이 있는데

정작! 금요일엔 없다.

금요일도 앞에 목요일이든 뒤에 토요일이든 누구랑 엮어서 드라마가 하고 싶었을텐데

금요일에 고정적으로 방영해 주는 드라마는 없었다.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응급남녀가 금.토 드라마더라?

어허.. TVN에서 나의 생각을 읽었구나. 이런 도민준스러운 일을 봤나..

 

연인이 없는 솔로들에겐 금요일 밤이 무척이나 길었을수가 있고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 고정 드라마 없는 금요일 밤은 무료했을수가 있고

토요일이면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잠들어야 했던 탕이도 금요일 밤이 버거웠고

애인 만나 친구 만나 하얀밤 까맣게 불태웠을 복 받은 이들에겐 금요일 밤이 짧아 서운했을테고

이래저래 금요일 밤은 다음날이면 학교 안가도 되는 정성이만 신나는 밤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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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2-14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꽃보다 누나, 꽃보다 할배가 있잖아요~~~ 지금은 안하지만!!
무스탕님은 금요일이 안 좋구나. 토닥토닥^^
전 금요일이 제일 좋아용......

무스탕 2014-02-15 20:00   좋아요 0 | URL
꽃누나랑 꽃할배가 인기가 많다는건 알지만 제대로 본 적은 없어요.
본방이 금요일이라는것도 지금 세실님 덕분에 알았고..;;;;
전 아직 금요일 별루에요. 자꾸 여론을 모아서 불금은 불쌍한 금요일이라는 인식을 더 키울거에요!!! 하하하하하~~~ ^^

노이에자이트 2014-02-1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요일엔 아무래도 '사랑과 전쟁'이 시청률이 높지요.

여자들도 송지효 씨 좋아하나요? 저는 좋던데... 이 여인은 사극도 잘 어울리더라고요.

무스탕 2014-02-15 20:05   좋아요 0 | URL
사랑과 전쟁도 제대로 본 적이 없어요;;;;
기본적으로 제가 티비를 잘 안봐요. 종종 재미있는 드라마들은 챙겨보는데 그게 그렇게 많지가 않아요 ^^;

송지효는 저도 좋아요. 처음 송지효를 인식한게 영화 '쌍화점'에서부터인데 하도 강렬하기도 했었고;; 하여간 그때부터 계속 좋은 여배우에요.
지금 응급남여도 잘 됐으면 좋겠어요 :)

노이에자이트 2014-02-16 17:30   좋아요 0 | URL
쌍화점...정말 강렬한 장면이 있었죠...

2014-02-14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5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리 국어사전 - 남녘과 북녘의 초.중등 학생들이 함께 보는
토박이 사전 편찬실 엮음, 윤구병 감수 / 보리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초등학교 입학하는 지인의 딸에게 선물하고자 구입. 실은 내가 보고 싶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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