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생각한다.
불금이 '불타는 금요일' 이라고?
천만에.
불금은 '불쌍한 금요일' 이라고 해석하는 이도 꽤 된다.
정성이는 일요일 저녁에 종종 '오늘이 금요일이었으면 좋겠어. 그럼 내일이랑 모레도 학교 안가잖아' 하지만 난 금요일이 싫었다.
토요일, 일요일은 영락없이 새벽부터 출근해서 저녁 늦게까지 일을 했는걸?
평일엔 9시까지 출근하면 되지만 공휴일이나 토.일요일엔 7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생활을
2년여를 해다보니 금요일 저녁만 되면 에효, 내일도 일찍 출근해야 하는구나 ㅠㅠ 그랬었다.
잠깐 쉬고 있었던 시간에도 토.일요일이 자유스럽진 않았었다.
나의 계약은 끝났지만 내가 하던 그 일들은 계속 진행이 되고 있고
직원이 부족한 사무실에선 수시로 지원 요청을 하기 때문에 몇 주째 주말을 출근했었다는 사실.
지난 수요일부터 출근을 시작했지만 역시 주말엔 지원 출장을 가야한다는 사실.
자, 다시 불쌍한 금요일 이야기로 돌아와서,
금요일 밤이 불쌍한 이유는 또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엔 월화드라마가 있고
수요일과 목요일엔 수목드라마가 있고
토요일과 일요일도 주말연속극이 있는데
정작! 금요일엔 없다.
금요일도 앞에 목요일이든 뒤에 토요일이든 누구랑 엮어서 드라마가 하고 싶었을텐데
금요일에 고정적으로 방영해 주는 드라마는 없었다.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응급남녀가 금.토 드라마더라?
어허.. TVN에서 나의 생각을 읽었구나. 이런 도민준스러운 일을 봤나..
연인이 없는 솔로들에겐 금요일 밤이 무척이나 길었을수가 있고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 고정 드라마 없는 금요일 밤은 무료했을수가 있고
토요일이면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잠들어야 했던 탕이도 금요일 밤이 버거웠고
애인 만나 친구 만나 하얀밤 까맣게 불태웠을 복 받은 이들에겐 금요일 밤이 짧아 서운했을테고
이래저래 금요일 밤은 다음날이면 학교 안가도 되는 정성이만 신나는 밤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