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의 불꽃 2 민음사 모던 클래식 24
톰 울프 지음, 이은정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1973년에 촉발된 제1차 석유파동은 종교적인 문제와 더불어 자원의 무기화라는 이슈를 탄생시키면서 향후 한번의 오일쇼크를 야기시키면서 세계경제를 뒤흔들어 놓았고 세계는 다시 세계대공항이 대두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쌓여 있었다. 그러나 영국의 대처와 미국의 레이건이 집권하면서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라는 신자유주의 기치하에 양국을 비롯한 세계경제는 엄청난 부의 폭발을 이룩했다. 신자유주의는 그동안 실물파트에서 실권을 쥐고 있던 경제패턴을 단숨에 금융경제위주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금융경제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고 미국 뉴욕의 월가는 바로 거위목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어마어마한 부를 쥐고 흔드는 우주의 지배자로 우뚝서게 된다. 톰 울프의 <허영의 불꽃>는 바로 1980년대 신자유주의로 인해 부의 패권을 손에 거머쥔 이들과 이에 반해 철저하게 소외 받은 흑인들 그리고 이민자들의 삶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기자 출신인 작가는 아주 정말 우연히 흑인들의 세계인 브롱스에서 벌어진 뺑소니 교통사고로 인해 미국의 정신이라고 대표되는 뉴욕의 정서를 마치 신문기사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르포르타주 형식의 소설로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을 읽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허영의 불꽃>은 제목 그 자체에서 어느 정도 작품의 플롯이나 네러티브를 감지할 수 있듯이 당시 미국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왠만한 문제를 거의 다 다루고 있는 사회고발 소설이기도 하다. 작가는 주인공 셔면 메코이를 통해서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가장 아킬레스건인 빈익빈 부익부의 괴리감, 앵글로색슨계열과 흑인들 그리고 이민자들간의 인종문제, 특종과 선정주의 대박만을 노리는 옐로/블랙저널리즘의 병폐, 미국 사법시스템의 폐악, 정치권과 종교인의 비리, 그리고 무너져 내려가는 개인들의 가치관을 기자가 기사를 투고하듯이 세세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읽는 내내 독자들로 하여금 속이 시원하다는 대리만족도 주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마치 작품속 등장인물들이 상상의 픽션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수 없게 한다. 특히 이 작품이 돋보이는 것은 그저 단순하게 사회고발적인 내용이나 이를 추적하는 르포형식을 띄어 넘어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와 진행상황에 대한 철저한 배경 묘사가 마치 엑스선을 투과하여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 못해 참석하게 되는 디너파티에서 참석자들의 핵핵핵, 허허허, 호호호, 후후후, 흑흑흑, 하하하 등으로 묘사되는 웃음소리는 사건에 쫓기고 있는 셔면의 복잡한 심리상태를 적나라하게 들어내주고 있다. 또한 셔면의 집 내부 인테리어 장식에서 그의 정부 마리아의 옷차림과 브롱스교도소 건물의 묘사등은 마치 그곳을 직접보지 않았다면 지면에 담을 수 없을 만큼 현장감과 생동감을 불어 넣고 있다. 이러한 장치들로 인해 다소 딱딱하고 무거운 사회고발장르를 섬세한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견인할 수 있는 것은 작가만의 역량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허영의 불꽃>은 불편한 진실을 내제하고 있기도 하다. 앵글로색슨계 미국 신교도인 와스프이자 정통지배계층 가문의 출신으로 예일대을 나온 우수한 채권딜러인 주인공 셔면의 몰락을 마치 흑인들과 이민자들의 인종주의 희생양처럼 그리고 있는 작가의 보수적인 이념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옥에 티라고 하면 비약적인 발상일까? 흑인들과 이민자들이라는 미국사회의 비주류계층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그리 곱지 못한점이 아쉬움으로 남는 불편한 진실이다. 

초화주택과 명품과 파티의 연속인 삶 그리고 이러한 화련한 치장과는 별개로 은밀한 사생활을 즐기는 또 다른 이면, 죄수와 증인들과 협상하면서 여성 배심원을 흠모하는 검사, 종교인으로 종교적인 영적삶을 포기하고 군중선동과 비리를 저지르는 목사, 정치라는 허영심을 위해선 거짓말을 서슴치 않는 시장과 검사장, 특종을 위해서라면 개인적인 영역조차 확대 포장하는 저질 언론인과 언론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보존하기 위해서 너무나 쉽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배신하는 사람들 작가는 그야말로 미국사회에 현존하고 있는 모든 인간들의 군상을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미합중국내 뉴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왠지 작품을 읽고 난 후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씁쓸한 느낌과 더불어 독자 자신도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는 패러독스에 빠져들게 하는 시니컬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쩌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에드가 앨런 포의 <붉은 죽음의 가면>에 등장하는 붉은 죽음이라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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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의 불꽃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23
톰 울프 지음, 이은정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1973년에 촉발된 제1차 석유파동은 종교적인 문제와 더불어 자원의 무기화라는 이슈를 탄생시키면서 향후 한번의 오일쇼크를 야기시키면서 세계경제를 뒤흔들어 놓았고 세계는 다시 세계대공항이 대두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쌓여 있었다. 그러나 영국의 대처와 미국의 레이건이 집권하면서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라는 신자유주의 기치하에 양국을 비롯한 세계경제는 엄청난 부의 폭발을 이룩했다. 신자유주의는 그동안 실물파트에서 실권을 쥐고 있던 경제패턴을 단숨에 금융경제위주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금융경제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고 미국 뉴욕의 월가는 바로 거위목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어마어마한 부를 쥐고 흔드는 우주의 지배자로 우뚝서게 된다. 톰 울프의 <허영의 불꽃>는 바로 1980년대 신자유주의로 인해 부의 패권을 손에 거머쥔 이들과 이에 반해 철저하게 소외 받은 흑인들 그리고 이민자들의 삶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기자 출신인 작가는 아주 정말 우연히 흑인들의 세계인 브롱스에서 벌어진 뺑소니 교통사고로 인해 미국의 정신이라고 대표되는 뉴욕의 정서를 마치 신문기사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르포르타주 형식의 소설로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을 읽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허영의 불꽃>은 제목 그 자체에서 어느 정도 작품의 플롯이나 네러티브를 감지할 수 있듯이 당시 미국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왠만한 문제를 거의 다 다루고 있는 사회고발 소설이기도 하다. 작가는 주인공 셔면 메코이를 통해서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가장 아킬레스건인 빈익빈 부익부의 괴리감, 앵글로색슨계열과 흑인들 그리고 이민자들간의 인종문제, 특종과 선정주의 대박만을 노리는 옐로/블랙저널리즘의 병폐, 미국 사법시스템의 폐악, 정치권과 종교인의 비리, 그리고 무너져 내려가는 개인들의 가치관을 기자가 기사를 투고하듯이 세세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읽는 내내 독자들로 하여금 속이 시원하다는 대리만족도 주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마치 작품속 등장인물들이 상상의 픽션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수 없게 한다. 특히 이 작품이 돋보이는 것은 그저 단순하게 사회고발적인 내용이나 이를 추적하는 르포형식을 띄어 넘어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와 진행상황에 대한 철저한 배경 묘사가 마치 엑스선을 투과하여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 못해 참석하게 되는 디너파티에서 참석자들의 핵핵핵, 허허허, 호호호, 후후후, 흑흑흑, 하하하 등으로 묘사되는 웃음소리는 사건에 쫓기고 있는 셔면의 복잡한 심리상태를 적나라하게 들어내주고 있다. 또한 셔면의 집 내부 인테리어 장식에서 그의 정부 마리아의 옷차림과 브롱스교도소 건물의 묘사등은 마치 그곳을 직접보지 않았다면 지면에 담을 수 없을 만큼 현장감과 생동감을 불어 넣고 있다. 이러한 장치들로 인해 다소 딱딱하고 무거운 사회고발장르를 섬세한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견인할 수 있는 것은 작가만의 역량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허영의 불꽃>은 불편한 진실을 내제하고 있기도 하다. 앵글로색슨계 미국 신교도인 와스프이자 정통지배계층 가문의 출신으로 예일대을 나온 우수한 채권딜러인 주인공 셔면의 몰락을 마치 흑인들과 이민자들의 인종주의 희생양처럼 그리고 있는 작가의 보수적인 이념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옥에 티라고 하면 비약적인 발상일까? 흑인들과 이민자들이라는 미국사회의 비주류계층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그리 곱지 못한점이 아쉬움으로 남는 불편한 진실이다. 

초화주택과 명품과 파티의 연속인 삶 그리고 이러한 화련한 치장과는 별개로 은밀한 사생활을 즐기는 또 다른 이면, 죄수와 증인들과 협상하면서 여성 배심원을 흠모하는 검사, 종교인으로 종교적인 영적삶을 포기하고 군중선동과 비리를 저지르는 목사, 정치라는 허영심을 위해선 거짓말을 서슴치 않는 시장과 검사장, 특종을 위해서라면 개인적인 영역조차 확대 포장하는 저질 언론인과 언론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보존하기 위해서 너무나 쉽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배신하는 사람들 작가는 그야말로 미국사회에 현존하고 있는 모든 인간들의 군상을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미합중국내 뉴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왠지 작품을 읽고 난 후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씁쓸한 느낌과 더불어 독자 자신도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는 패러독스에 빠져들게 하는 시니컬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쩌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에드가 앨런 포의 <붉은 죽음의 가면>에 등장하는 붉은 죽음이라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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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녀문의 비밀 - 하 - 백탑파白塔派 그 두 번째 이야기, 개정판 백탑파 시리즈 3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으로 소설이라는 문학장르는 일종의 볼가심(적은 음식으로 시장기를 면함)이나 초다짐(시장기를 면하기 위해 간단히 먹는 일)정도면 그 역활을 다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때의 억제할 수 없는 욕망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더 큰 욕구를 채우기 위해 좀전까지 오로지 먹거리에 대한 상념을 가득차 있던 허기진 배가 대충 채워버리면 언제 그랬냐듯이 게슴츠레한 눈빛 아니 약간은 혐오스럽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왠지 타인에게 들키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심정으로 소설을 대했다. 아마도 개인적인 비뚤어진 편력이라고 할 수 도 있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 만큼 기본적인 욕구를 채워주는 역활의 소설 작품이 그닥 없었다는 변명아닌 변명일 수도 있다.

매번 김탁환 작가의 작품을 대할때 마다 느끼지만 그의 작품은 바로 이러한 볼가심이나 초다짐같은 욕구를 넘어서 향후 더 높은 욕구에 대한 추종력 마저 끊어버리는 마력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역사소설이라는 장르가 팩트와 픽션의 오버랩으로 이루어진 영역이다 보니 실존인물에 대한 역사적, 시대적 평가와 작가의 상상력에 근거한 평가가 상충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이에 대한 작가의 부담은 어느 분야 보다 높을 것이다. 또한 역사적 팩트에 대한 부분이 과하면 소설이라는 작품성에서 빗나가게 되고 작품성에 무게 중심을 두다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모호한 작품으로 남게 마련이다. 하물려 여기에다 추리소설이라는 부분까지 가미하게 되면 정말 속된 표현으로 죽도 밥도 끓이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있다.

이러면에서 김탁환의 <열녀문의 비밀>세가지의 플롯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작품이라고 해야겠다. 시대적 배경을 조선의 르네상스라 칭하는 정조시대 교조적인 성리학이 지배했던 조선땅에서 피어나기 시작한 실학과 북학의 열풍 그리고 서학의 대두등으로 조선은 일대 가치관의 혼돈과 더불어 시대적 대격변을 서서히 맞이 하고 있었고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모토로 작가의 상상력은 날래를 펼친다. 무엇보다 이번 <열녀문의 비밀>은 거대한 메타포에 대한 견지보다는 당시 일반대중들이 몸소 겪었던 소소하지만 결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모티브로 선정했다는 점이다.

양난(임진왜란/병자호란)으로 이미 성리학에 대한 국가 통치적 가치관의 힘은 무의미 해지면서 조선은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었고 이러한 가치관의 혼동은 이미 일반 대중속으로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공맹지도의 희망을 끝까지 견지 해야만 했던 계층과 이미 새로운 사조를 몸으로 받아 들였던 계층간의 갈등을 작가는 자살을 가장한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의 면면을 통해 당시 대립각을 세웠던 논거들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실존인물인 이덕무,박제가,김홍도,백동수등을 통해 픽션을 마치 팩트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내러티브의 향연을 볼 수 있다. 꽃에 미친 화광 김진이라는 유니크하고 시니컬한 주인공의 캐리턱와 작중 화자인 의금부도사 이명방이 끌어가는 내러티브는 한국판 셜록홈즈를 보는 듯한 착가마저 자아낸다. 또한 작가답게 소설속에 또 다른 소설들이 등장하고 소설과 더불어 각종 서책들을 소품으로 끌어들이면서 왠지 소설이라는 것이 단순한 래퍼토리의 짜집기나 작가 개인의 취향만이 아니라는 점을 은근히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역사소설의 맹점중에 하나가 가독성의 수위조절을 어떻게 견지하느냐에 따라 진부한 역사이야기로 흘러갈 수도 있고 시대적 배경과 괴리된 허무맹랑한 픽션으로만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역사소설을 창작하는 작가나 독자들에게 부담으로 남는다. 그러면에서 보면 이번 작품은 옛스러운 고어나 당시 통용 되었던 언어 그리고 그들의 가치관과 행동등을 최대한 살렸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옛스러움에 작가의 시각을 조심스럽게 반영함으로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여느 추리소설과 마찬가지로 기막힌 대반전을 통해서 당시 시대적인 패러다임의 변천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언듯 추리소설쪽에 무게감이 더해지지만 <열녀문의 비밀>은 기존 성리학이라는 교조적인 가치관에 대한 반기이자 새로운 가치관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장을 덮고 나면 사건 해결에 대한 희열이나 안도감이라는 개인적인 잔상보다는 그 시대의 격렬했던 사조의 교차가 더 크게 자리잡게 된다.
 
서두에서도 밝혔지만 김탁환의 작품은 볼가심이나 초다짐 정도의 충족으론 그 깊이가 태없이 부족하다. 아무리 먹어도 허기를 채우지 못하는 아귀처럼 그의 작품은 읽으면 읽을수록 독자들의 애간장만 태울 뿐이다. 그 만큼 재미와 더불어 오래남는 잔상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 이 작품을 원작으로 곧 <조선 명탐정>이라는 영화가 개봉된다고 한다. 대충의 시놉시스의 뉘양스는 원작과는 조금 다르게 코믹적인 요소가 다소 가미된 듯하다. 주인공 김명민의 역활은 아마도 민틈없는 오검서 김진과 의기충천한 의금부도사 이명방을 적절히 섞은 캐릭터가 될 것 같다. 거기에 원작에 없는 개장수 오달수라는 감칠맛 나는 캐릭터의 등장으로 흥미를 더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무릇 영화라는 시각적 매체가 가지는 장점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역시 차별화된 시나리오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일 것이다. 그래서 불멸의 이순신 이후 미디어매체로 재 탄생하게 되는 이번 작품의 묘미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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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녀문의 비밀 - 상 - 백탑파白塔派 그 두 번째 이야기, 개정판 백탑파 시리즈 2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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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으로 소설이라는 문학장르는 일종의 볼가심(적은 음식으로 시장기를 면함)이나 초다짐(시장기를 면하기 위해 간단히 먹는 일)정도면 그 역활을 다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때의 억제할 수 없는 욕망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더 큰 욕구를 채우기 위해 좀전까지 오로지 먹거리에 대한 상념을 가득차 있던 허기진 배가 대충 채워버리면 언제 그랬냐듯이 게슴츠레한 눈빛 아니 약간은 혐오스럽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왠지 타인에게 들키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심정으로 소설을 대했다. 아마도 개인적인 비뚤어진 편력이라고 할 수 도 있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 만큼 기본적인 욕구를 채워주는 역활의 소설 작품이 그닥 없었다는 변명아닌 변명일 수도 있다.

매번 김탁환 작가의 작품을 대할때 마다 느끼지만 그의 작품은 바로 이러한 볼가심이나 초다짐같은 욕구를 넘어서 향후 더 높은 욕구에 대한 추종력 마저 끊어버리는 마력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역사소설이라는 장르가 팩트와 픽션의 오버랩으로 이루어진 영역이다 보니 실존인물에 대한 역사적, 시대적 평가와 작가의 상상력에 근거한 평가가 상충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이에 대한 작가의 부담은 어느 분야 보다 높을 것이다. 또한 역사적 팩트에 대한 부분이 과하면 소설이라는 작품성에서 빗나가게 되고 작품성에 무게 중심을 두다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모호한 작품으로 남게 마련이다. 하물려 여기에다 추리소설이라는 부분까지 가미하게 되면 정말 속된 표현으로 죽도 밥도 끓이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있다.

이러면에서 김탁환의 <열녀문의 비밀>세가지의 플롯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작품이라고 해야겠다. 시대적 배경을 조선의 르네상스라 칭하는 정조시대 교조적인 성리학이 지배했던 조선땅에서 피어나기 시작한 실학과 북학의 열풍 그리고 서학의 대두등으로 조선은 일대 가치관의 혼돈과 더불어 시대적 대격변을 서서히 맞이 하고 있었고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모토로 작가의 상상력은 날래를 펼친다. 무엇보다 이번 <열녀문의 비밀>은 거대한 메타포에 대한 견지보다는 당시 일반대중들이 몸소 겪었던 소소하지만 결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모티브로 선정했다는 점이다.

양난(임진왜란/병자호란)으로 이미 성리학에 대한 국가 통치적 가치관의 힘은 무의미 해지면서 조선은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었고 이러한 가치관의 혼동은 이미 일반 대중속으로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공맹지도의 희망을 끝까지 견지 해야만 했던 계층과 이미 새로운 사조를 몸으로 받아 들였던 계층간의 갈등을 작가는 자살을 가장한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의 면면을 통해 당시 대립각을 세웠던 논거들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실존인물인 이덕무,박제가,김홍도,백동수등을 통해 픽션을 마치 팩트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내러티브의 향연을 볼 수 있다. 꽃에 미친 화광 김진이라는 유니크하고 시니컬한 주인공의 캐리턱와 작중 화자인 의금부도사 이명방이 끌어가는 내러티브는 한국판 셜록홈즈를 보는 듯한 착가마저 자아낸다. 또한 작가답게 소설속에 또 다른 소설들이 등장하고 소설과 더불어 각종 서책들을 소품으로 끌어들이면서 왠지 소설이라는 것이 단순한 래퍼토리의 짜집기나 작가 개인의 취향만이 아니라는 점을 은근히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역사소설의 맹점중에 하나가 가독성의 수위조절을 어떻게 견지하느냐에 따라 진부한 역사이야기로 흘러갈 수도 있고 시대적 배경과 괴리된 허무맹랑한 픽션으로만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역사소설을 창작하는 작가나 독자들에게 부담으로 남는다. 그러면에서 보면 이번 작품은 옛스러운 고어나 당시 통용 되었던 언어 그리고 그들의 가치관과 행동등을 최대한 살렸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옛스러움에 작가의 시각을 조심스럽게 반영함으로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여느 추리소설과 마찬가지로 기막힌 대반전을 통해서 당시 시대적인 패러다임의 변천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언듯 추리소설쪽에 무게감이 더해지지만 <열녀문의 비밀>은 기존 성리학이라는 교조적인 가치관에 대한 반기이자 새로운 가치관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장을 덮고 나면 사건 해결에 대한 희열이나 안도감이라는 개인적인 잔상보다는 그 시대의 격렬했던 사조의 교차가 더 크게 자리잡게 된다.
 
서두에서도 밝혔지만 김탁환의 작품은 볼가심이나 초다짐 정도의 충족으론 그 깊이가 태없이 부족하다. 아무리 먹어도 허기를 채우지 못하는 아귀처럼 그의 작품은 읽으면 읽을수록 독자들의 애간장만 태울 뿐이다. 그 만큼 재미와 더불어 오래남는 잔상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 이 작품을 원작으로 곧 <조선 명탐정>이라는 영화가 개봉된다고 한다. 대충의 시놉시스의 뉘양스는 원작과는 조금 다르게 코믹적인 요소가 다소 가미된 듯하다. 주인공 김명민의 역활은 아마도 민틈없는 오검서 김진과 의기충천한 의금부도사 이명방을 적절히 섞은 캐릭터가 될 것 같다. 거기에 원작에 없는 개장수 오달수라는 감칠맛 나는 캐릭터의 등장으로 흥미를 더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무릇 영화라는 시각적 매체가 가지는 장점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역시 차별화된 시나리오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일 것이다. 그래서 불멸의 이순신 이후 미디어매체로 재 탄생하게 되는 이번 작품의 묘미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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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 세트 - 전6권 열린책들 세계문학
앙투안 갈랑 엮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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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라는 말만큼 표지디자인과 마우스패드 어울리는 앙상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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