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 1~2 세트 - 전2권 소설 조선왕조실록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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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드라마, 역사평설, 그리고 문학작품 이렇게 삼위일체로 어느 특정인물을 다루는 경우는 특별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드문 현상입니다. 그것도 지금 한창 언론매체등에 오르내려 많은 대중이 알고 있는 유명세를 타는 사람도 아니고 수백년전에 살다간 한 인간을 조명한다는 그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그 이유일 것입니다. 다름아닌 그 키워드는 '정도전' 입니다. '정도전' 사실 이 인물이 대중들에게 급속도로 알려진 계기 역시 어느 공중파 TV방송의 드라마를 통해서 일반 대중에게 알려졌죠. 그 이전만 하더라도 조선의 개국 = 이성계 라는 등식이 머리 깊숙이 각인되어 있었지만 비록 드라마이지만 이 방송을 계기로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재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정도전은 조선개국의 일등 공신이지만 조선 내내 금기의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조선개국의 가장 걸림돌이었던 정몽주 마저도 짧은 시간내에 신원되고 급기야는 문묘에 배향까지 되었지만 정도전의 경우 고종2년 그러니까 조선이라는 배가 침몰하기 일보직전에야 신원되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는 조선사 아닌 한국사를 통틀어 가장 유니크한 인물중에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가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자리에 있으면서 창제하고 기획안 조선의 법과 기틀은 고스란히 승계, 보완되어 조선의 전 역사를 관통하였지만 유독 정도전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왜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터부시되었을까라는 의문점이 드는 것도 아마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우리는 대부분이 그러한 이유를 재상정치라고 알고 있는게 대부분입니다. 왕은 언제든지 빗나갈수 있고 만약 폐주같은 왕의 등장으로 종묘사직이 나아가 국가 전체가 위기에 빠질 경우 이를 제자리로 바로잡은 사람이 없다는 측면에서 뛰어난 재상이 정치전반을 챙겨야 한다는 사고 그 자체가 군주국가에서 쉽사리 받아들일수 없는 가이 혁명적인 발상이었기에 조선 내내 정도전의 설 자리가 없었던게 자명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정치적인 시스템을 떠나서 삼봉이 추구했던 세상은 '民 ' 즉 백성이라는 키워드에 맞쳐져 있었기에 쉬이 인정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고 보는게 더 타당할 것입니다. 물론 삼봉이 생각하고 추구했던 '民 ' 이라는 개념을 지금의 잣대로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당시 여말선초의 시대적 상황에서 그가 생각했던 '民 ' 의 개념을 제대로 봐야 수긍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역사소설의 새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김탁환의 이번 작품 <혁명-광활한 인간 정도전> 는 그의 명성답게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컨셉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게의 역사소설이라함은 특정인물이나 특정기간 전체를 아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생에서 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여기에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다소 인위적인 추임새와 역사적 사실을 뛰어넘는 픽션들이 아우러져 한편의 작품을 구성하는게 통상적인 일입니다. 그래서 독자들에겐 역사소설이 거기서 거기라는 식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이번 작품은 기존의 정형적인 프레임을 가감하게 벗어버리고 18일간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토대로 정도전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작가는 이미 전작인 <허균 최후의 19일> 에서 이런 기법을 선보였지만 이 작품은 다소 추리가 가미되고 시간을 역순으로 내러티브를 끌어간다는 차원에서 역사소설의 뉘양스를 크게 못느끼게 했다는 면도 있죠.

 

          무엇보다 18일이라는 짧은 시간대를 설정한다고 하면 보통 가장 극적인 과정을 연출할 수 있는 조선개국 전후나 아니면 왕자의 난 전후를 선택하지 않고 정몽주의 시해사건을 그 정점으로 정했다는 점에서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설정이 이번 작품이 표방하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결국 작가의 역사관( '民 ' 이라고 봐야겠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봐야할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이 혁명의 당위성 즉 왜 혁명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고 그 중심에 정도전이 있을수 밖에 없다는 설정과 맞아 떨어집니다. 여말선초 그 시간대에 정도전, 이성계, 정몽주 이 세사람중 한사람이라도 없어더라면 과연 조선이라는 국가가 탄생했을까 아니 혁명이 가능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 이 세사람은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딱 맞아떨어져 각자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시간적 설정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조선의 건국이나 왕자의 난에는 세사람중 정몽주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간대이기에 오히려 극중 긴장감이 반감될 수 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 상당히 큰 역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이번 작품은 역사소설같지 않는 역사소설이라는 점에서 다시한번 작가의 기발한 구상과 설정 그리고 내러티브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옵니다. 정도전의 독백과 정몽주와 이성계와 주고 받는 서간문 형식 그리고 역사적 팩트가 적절하게 가미되고 범벅이 되어 마치 리얼타임으로 생중계되는 방송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도 들게 합니다. 여기에 짧은 시간을 설정으로 하여 긴박감과 스릴감까지 더해지면서 숨가쁘게 독자들을 몰고 가고 있죠. 작가의 매력중에 하나인 고전을 대하는 듯하면서도 현대물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단어 문장들이 이번 작품속에서도 그 빛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 독자들에겐 마냥 책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 시킵니다. 다시한번 역사소설이라는 작품이 이렇게 쓰여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면서, 작가가 기획한 조선사를 통틀어 훓어 내려가는 차기 작품들이 상당히 기대되게 하는 잔상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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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 2 소설 조선왕조실록 2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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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드라마, 역사평설, 그리고 문학작품 이렇게 삼위일체로 어느 특정인물을 다루는 경우는 특별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드문 현상입니다. 그것도 지금 한창 언론매체등에 오르내려 많은 대중이 알고 있는 유명세를 타는 사람도 아니고 수백년전에 살다간 한 인간을 조명한다는 그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그 이유일 것입니다. 다름아닌 그 키워드는 '정도전' 입니다. '정도전' 사실 이 인물이 대중들에게 급속도로 알려진 계기 역시 어느 공중파 TV방송의 드라마를 통해서 일반 대중에게 알려졌죠. 그 이전만 하더라도 조선의 개국 = 이성계 라는 등식이 머리 깊숙이 각인되어 있었지만 비록 드라마이지만 이 방송을 계기로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재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정도전은 조선개국의 일등 공신이지만 조선 내내 금기의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조선개국의 가장 걸림돌이었던 정몽주 마저도 짧은 시간내에 신원되고 급기야는 문묘에 배향까지 되었지만 정도전의 경우 고종2년 그러니까 조선이라는 배가 침몰하기 일보직전에야 신원되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는 조선사 아닌 한국사를 통틀어 가장 유니크한 인물중에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가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자리에 있으면서 창제하고 기획안 조선의 법과 기틀은 고스란히 승계, 보완되어 조선의 전 역사를 관통하였지만 유독 정도전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왜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터부시되었을까라는 의문점이 드는 것도 아마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우리는 대부분이 그러한 이유를 재상정치라고 알고 있는게 대부분입니다. 왕은 언제든지 빗나갈수 있고 만약 폐주같은 왕의 등장으로 종묘사직이 나아가 국가 전체가 위기에 빠질 경우 이를 제자리로 바로잡은 사람이 없다는 측면에서 뛰어난 재상이 정치전반을 챙겨야 한다는 사고 그 자체가 군주국가에서 쉽사리 받아들일수 없는 가이 혁명적인 발상이었기에 조선 내내 정도전의 설 자리가 없었던게 자명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정치적인 시스템을 떠나서 삼봉이 추구했던 세상은 '民 ' 즉 백성이라는 키워드에 맞쳐져 있었기에 쉬이 인정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고 보는게 더 타당할 것입니다. 물론 삼봉이 생각하고 추구했던 '民 ' 이라는 개념을 지금의 잣대로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당시 여말선초의 시대적 상황에서 그가 생각했던 '民 ' 의 개념을 제대로 봐야 수긍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역사소설의 새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김탁환의 이번 작품 <혁명-광활한 인간 정도전> 는 그의 명성답게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컨셉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게의 역사소설이라함은 특정인물이나 특정기간 전체를 아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생에서 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여기에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다소 인위적인 추임새와 역사적 사실을 뛰어넘는 픽션들이 아우러져 한편의 작품을 구성하는게 통상적인 일입니다. 그래서 독자들에겐 역사소설이 거기서 거기라는 식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이번 작품은 기존의 정형적인 프레임을 가감하게 벗어버리고 18일간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토대로 정도전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작가는 이미 전작인 <허균 최후의 19일> 에서 이런 기법을 선보였지만 이 작품은 다소 추리가 가미되고 시간을 역순으로 내러티브를 끌어간다는 차원에서 역사소설의 뉘양스를 크게 못느끼게 했다는 면도 있죠.

 

          무엇보다 18일이라는 짧은 시간대를 설정한다고 하면 보통 가장 극적인 과정을 연출할 수 있는 조선개국 전후나 아니면 왕자의 난 전후를 선택하지 않고 정몽주의 시해사건을 그 정점으로 정했다는 점에서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설정이 이번 작품이 표방하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결국 작가의 역사관( '民 ' 이라고 봐야겠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봐야할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이 혁명의 당위성 즉 왜 혁명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고 그 중심에 정도전이 있을수 밖에 없다는 설정과 맞아 떨어집니다. 여말선초 그 시간대에 정도전, 이성계, 정몽주 이 세사람중 한사람이라도 없어더라면 과연 조선이라는 국가가 탄생했을까 아니 혁명이 가능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 이 세사람은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딱 맞아떨어져 각자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시간적 설정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조선의 건국이나 왕자의 난에는 세사람중 정몽주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간대이기에 오히려 극중 긴장감이 반감될 수 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 상당히 큰 역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이번 작품은 역사소설같지 않는 역사소설이라는 점에서 다시한번 작가의 기발한 구상과 설정 그리고 내러티브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옵니다. 정도전의 독백과 정몽주와 이성계와 주고 받는 서간문 형식 그리고 역사적 팩트가 적절하게 가미되고 범벅이 되어 마치 리얼타임으로 생중계되는 방송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도 들게 합니다. 여기에 짧은 시간을 설정으로 하여 긴박감과 스릴감까지 더해지면서 숨가쁘게 독자들을 몰고 가고 있죠. 작가의 매력중에 하나인 고전을 대하는 듯하면서도 현대물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단어 문장들이 이번 작품속에서도 그 빛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 독자들에겐 마냥 책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 시킵니다. 다시한번 역사소설이라는 작품이 이렇게 쓰여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면서, 작가가 기획한 조선사를 통틀어 훓어 내려가는 차기 작품들이 상당히 기대되게 하는 잔상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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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 1 소설 조선왕조실록 1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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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드라마, 역사평설, 그리고 문학작품 이렇게 삼위일체로 어느 특정인물을 다루는 경우는 특별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드문 현상입니다. 그것도 지금 한창 언론매체등에 오르내려 많은 대중이 알고 있는 유명세를 타는 사람도 아니고 수백년전에 살다간 한 인간을 조명한다는 그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그 이유일 것입니다. 다름아닌 그 키워드는 '정도전' 입니다. '정도전' 사실 이 인물이 대중들에게 급속도로 알려진 계기 역시 어느 공중파 TV방송의 드라마를 통해서 일반 대중에게 알려졌죠. 그 이전만 하더라도 조선의 개국 = 이성계 라는 등식이 머리 깊숙이 각인되어 있었지만 비록 드라마이지만 이 방송을 계기로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재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정도전은 조선개국의 일등 공신이지만 조선 내내 금기의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조선개국의 가장 걸림돌이었던 정몽주 마저도 짧은 시간내에 신원되고 급기야는 문묘에 배향까지 되었지만 정도전의 경우 고종2년 그러니까 조선이라는 배가 침몰하기 일보직전에야 신원되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는 조선사 아닌 한국사를 통틀어 가장 유니크한 인물중에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가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자리에 있으면서 창제하고 기획안 조선의 법과 기틀은 고스란히 승계, 보완되어 조선의 전 역사를 관통하였지만 유독 정도전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왜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터부시되었을까라는 의문점이 드는 것도 아마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우리는 대부분이 그러한 이유를 재상정치라고 알고 있는게 대부분입니다. 왕은 언제든지 빗나갈수 있고 만약 폐주같은 왕의 등장으로 종묘사직이 나아가 국가 전체가 위기에 빠질 경우 이를 제자리로 바로잡은 사람이 없다는 측면에서 뛰어난 재상이 정치전반을 챙겨야 한다는 사고 그 자체가 군주국가에서 쉽사리 받아들일수 없는 가이 혁명적인 발상이었기에 조선 내내 정도전의 설 자리가 없었던게 자명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정치적인 시스템을 떠나서 삼봉이 추구했던 세상은 '民 ' 즉 백성이라는 키워드에 맞쳐져 있었기에 쉬이 인정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고 보는게 더 타당할 것입니다. 물론 삼봉이 생각하고 추구했던 '民 ' 이라는 개념을 지금의 잣대로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당시 여말선초의 시대적 상황에서 그가 생각했던 '民 ' 의 개념을 제대로 봐야 수긍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역사소설의 새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김탁환의 이번 작품 <혁명-광활한 인간 정도전> 는 그의 명성답게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컨셉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게의 역사소설이라함은 특정인물이나 특정기간 전체를 아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생에서 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여기에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다소 인위적인 추임새와 역사적 사실을 뛰어넘는 픽션들이 아우러져 한편의 작품을 구성하는게 통상적인 일입니다. 그래서 독자들에겐 역사소설이 거기서 거기라는 식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이번 작품은 기존의 정형적인 프레임을 가감하게 벗어버리고 18일간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토대로 정도전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작가는 이미 전작인 <허균 최후의 19일> 에서 이런 기법을 선보였지만 이 작품은 다소 추리가 가미되고 시간을 역순으로 내러티브를 끌어간다는 차원에서 역사소설의 뉘양스를 크게 못느끼게 했다는 면도 있죠.

 

          무엇보다 18일이라는 짧은 시간대를 설정한다고 하면 보통 가장 극적인 과정을 연출할 수 있는 조선개국 전후나 아니면 왕자의 난 전후를 선택하지 않고 정몽주의 시해사건을 그 정점으로 정했다는 점에서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설정이 이번 작품이 표방하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결국 작가의 역사관( '民 ' 이라고 봐야겠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봐야할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이 혁명의 당위성 즉 왜 혁명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고 그 중심에 정도전이 있을수 밖에 없다는 설정과 맞아 떨어집니다. 여말선초 그 시간대에 정도전, 이성계, 정몽주 이 세사람중 한사람이라도 없어더라면 과연 조선이라는 국가가 탄생했을까 아니 혁명이 가능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 이 세사람은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딱 맞아떨어져 각자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시간적 설정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조선의 건국이나 왕자의 난에는 세사람중 정몽주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간대이기에 오히려 극중 긴장감이 반감될 수 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 상당히 큰 역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이번 작품은 역사소설같지 않는 역사소설이라는 점에서 다시한번 작가의 기발한 구상과 설정 그리고 내러티브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옵니다. 정도전의 독백과 정몽주와 이성계와 주고 받는 서간문 형식 그리고 역사적 팩트가 적절하게 가미되고 범벅이 되어 마치 리얼타임으로 생중계되는 방송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도 들게 합니다. 여기에 짧은 시간을 설정으로 하여 긴박감과 스릴감까지 더해지면서 숨가쁘게 독자들을 몰고 가고 있죠. 작가의 매력중에 하나인 고전을 대하는 듯하면서도 현대물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단어 문장들이 이번 작품속에서도 그 빛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 독자들에겐 마냥 책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 시킵니다. 다시한번 역사소설이라는 작품이 이렇게 쓰여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면서, 작가가 기획한 조선사를 통틀어 훓어 내려가는 차기 작품들이 상당히 기대되게 하는 잔상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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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방정식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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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제의 귀환" 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 맞는 반가운 작품을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창조한 유니크한 캐릭터의 양대 산맥중 하나인 유가와교수(일명 갈릴레오 탐정)의 재등장이라는 점만 봐도 이번 작품은 주목 받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동안 독자들에게 각인되었던 유가와의 면면이 새롭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더욱 더 이번 작품은 흥미진진하게 독자들에게 다가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 동안 작가는 갈릴레오 시리즈라고 명명된 5편의 작품을 통해서 물리학 교수인 유가와를 사건 해결의 전면에 내세우면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제3자의 시각을 통해서 사건과 여기에 연결된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측면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사회성이라는 담론을 작품에 담아왔고 이러한 구성요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독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습니다. 특히 하기시노 게이고가 창조한 가가형사와 유가와교수는 작가 자신의 분신역확을 하면서 많은 메니아층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던 것 역시 이들의 독특한 캐리터와 사건 해결 방식은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킬 정도로 많은 파장을 가져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니다. 무엇보다 상반된 성격과 사건 해결을 다루는 상반된 면을 보여준 두 해결사의 차이로 인해 가가와 유가와 팬이 나뉘어질 정도로 상당히 매력적인 캐리턱을 창출했습니다.

 

     이번 <한여름의 방정식>은 여러모로 뜻깊은 작품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생활 25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갈릴레오의 고뇌> 이후 독자들의 곁을 떠난 유가와의 재등장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유가와의 라이벌인 가가형사의 경우도 <신참자>라는 작품으로 복귀하여 독자들의 메마름을 어느 정도 풀어 주어서 내심 유가와의 재등장을 기대하게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작품의 유가와는 상당히 다른 면모로 귀환한다는 점에서 더욱더 관심을 가지게 합니다. 그 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 빠져있던 독자들이라면 알겠지만 사실 유가와와 가가라는 해결사의 성격은 상당히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가와는 자신의 직업인 물리학 교수와 같이 사건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상당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이루어 지고 있는 반면에 인간적인 면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는 캐리터였다면 가가형사의 경우는 상당히 인간중심의 시각으로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상반되는 캐리터이지만 나름의 매력을 가진 해결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귀환한 유가와의 경우 가가형사 빰칠정도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다소 의아한 느낌도 들지만 큰 범주내에서 유가와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반갑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이렇듯 사건 해결사의 등장만으로도 작품을 읽어가는 즐거움이 생기듯이 이번 작품은 유가와교수의 등장으로 많은 주목거리를 받을것으로 보입니다.

 

     서두에서 살펴본 유가와의 캐릭터의 변화도 이번 작품에서 특이하고 눈여겨볼만한 사안이지만 <한여름의 방정식> 이라는 제하처럼 내러티브와 그 스토리 사이 사이에 깔려 있는 수많은 복선들이 수학의 방정식문제를 풀듯이 다양한 변수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수준 높은 추리스릴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중 교헤이의 경우 왠만한 독자들이라면 어느 정도 역활이 주어졌으리라 예견되지만 나루미의 경우 상당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어 작품 전체를 한층 재미있게 구성하고 있기도 합니다. 곳곳에 깔려있는 트릭과 복선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변수항목으로 이어져 하나의 거대한 방정식을 이룬다는 점에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도 사회성 짙은 논거가 대두하는데요 개발이냐 보존이냐이라는 화두 역시 다시한번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고, 한 사람의 인생이 엇갈리수 있는 묘한 선택과정에서의 판단문제등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시한번 작품을 통해서 인간의 울림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팁으로 유가와가 등장하는 작품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과학적 원리에 대한 설명이 이번 작품속에도 등장합니다. 로켓의 원리나 일산화탄소와 관련된 과학적 지식을 작품과 절묘하게 메칭시켜 작품을 대하는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는 점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죠.

 

      전반적으로 갈릴레오 탐정인 유가와의 귀환 그것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인간미를 물씬 풍기면서 등장한 자체로 이번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 메니아층에 어필될 것으로 보여지며, 뒷부분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전은 다시한번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작품입니다. 잔잔하게 흐르는 듯한 내러티브이지만 한순간도 눈을 뗄수없게 하는 등장인물들의 역활분담과 상호 연계성에 대한 시의 적절한 설정등, 여기에 사회성을 기저로 깔려있는 담론이 정말 맛깔나게 버무러져 있는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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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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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어들이 고대하던 계절이 왔네요. 여기에 소치동계올림픽까지 코앞이라 더욱더 동계스포츠에 관심이 집중되는 요즘시기에 딱 맞는 작품이 하나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다름 아닌 히가시노 게이고의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라는 작품인데요. 설원이 펼쳐지는 스키장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이는 광경이죠. 여기에 일본 추리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유니크한 내러티브가 혼합되어 한편의 서스펜스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딱 요즘 계절에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백은의 잭>에서 한번 선보였지만 그 작품과는 또 다른 묘미를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음 <백은의 잭>은 스릴러쪽에 무게감을 두고 전반적으로 사건해결쪽으로 내러티브가 진행되면서 스키라는 스포츠가 살짝 가미 되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 무게 중심이 스키라는 스포츠(일본 역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종목인 것 같더라구요)와 인간의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에 대한 담론이 융합되어 있고, 스키나 크로스컨트리등 설원 스포츠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재미있게 전개되고 있어 전작보다 한층 더 흡인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번 작품은 추리스릴러작품이라 하긴에 왠지 그 맛이 밋밋하게 다가옵니다. 뭐 숨막히는 서스팬스나 스릴러 그리고 대단원의 반전등 추리스릴러 작품이라면 갖추고 있어야할 미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서 초반부에서 야금야금 던져주는 힌트라던지 복선같은 리허설이 전혀 없고 마치 독자들을 개무시하듯이 초장에 이미 사건의 전말이 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를 확 공개해 버리는 기법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처음부터 사건의 진상을 밝혀 놓고선 독자들 마음가는대로 한번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라는 작가의 오만함마저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하죠. 물론 이러한 구도 설정이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그래 한번 갈때까지 가보자라는 오기심을 자극하기도 하면서 나름의 내러티브를 상상하게 하고 물론 재치있는 독자들이라면 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겠지만 작가가 의도한 방향과 다른쪽으로 흘러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주억거리게도 하는 그런 작품입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가의 작품세계가 이번 작품을 통해서 다시한번 확인되고 있는데요. 추리스릴러라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사회적 영역으로 확대한 사유가 이번 작품에서도 멋들어지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살아있네라는 생각이 드네요.  

 

      19년전에 태어났던 딸과 그 딸이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갑자기 등장한 친부와 그동안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 숨겨왔던 양부의 심정등 키 워드는 이러한 갈등과 심리묘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실상 작품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사유는 재능이냐 노력이냐 혹은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야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방향타가 아닌가...  라는 배경음악이 강하게 깔려있는 작품이죠. 느닷없이 등장하는 신고라는 컨트리선수에게 많은 지면을 활용했다는 점이 작가의 또 다른 숨겨진 사유일 것입니다. 초반부에는 단조로운 스토리에 양념정도로 생각되어질 정도이지 않을까 왜 기본적으로 히다 카자미의 출생의 비밀과 이에 발맞추어 벌어지는 사건들에 집중하게 되는데요 요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절묘한 트릭이라는 것이죠. 바로 이 신고라는 뛰어난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꿈과 상반되는 삶을 사는 신고가 어떻게 보면 이번 작품 사유의 또 다른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내러티브의 비중이 결말부분에서 갑자기 신고쪽으로 흐르는 느낌마저 주고 있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현 사회에 던지고 있는 또 다른 사유를 담고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유전학적으로 타고난 천재성이냐 후천적인 노력성 어느 쪽이 우리 인간의 삶을 더 풍유롭게 할 수 있을까라는 예전부터 왈가불가해왔던 논거중에 하나이지만 추리 스릴러라는 형식을 차용하여 독자들에게 다시한번 더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작품입니다. 더구나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일반대중에게 비인기동계 스포츠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래 저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갈수록 사회적 이슈에 대한 사유가 한층 더 심도 깊게 담겨져 있어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매번 고뇌에 빠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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