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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방정식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평점 :
"황제의 귀환" 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 맞는 반가운 작품을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창조한 유니크한 캐릭터의 양대 산맥중 하나인 유가와교수(일명 갈릴레오 탐정)의 재등장이라는 점만 봐도 이번 작품은 주목 받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동안 독자들에게 각인되었던 유가와의 면면이 새롭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더욱 더 이번 작품은 흥미진진하게 독자들에게 다가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 동안 작가는 갈릴레오 시리즈라고 명명된 5편의 작품을 통해서 물리학 교수인 유가와를 사건 해결의 전면에 내세우면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제3자의 시각을 통해서 사건과 여기에 연결된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측면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사회성이라는 담론을 작품에 담아왔고
이러한 구성요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독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습니다. 특히 하기시노 게이고가 창조한 가가형사와 유가와교수는 작가 자신의
분신역확을 하면서 많은 메니아층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던 것 역시 이들의 독특한 캐리터와 사건 해결 방식은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킬 정도로 많은
파장을 가져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니다. 무엇보다 상반된 성격과 사건 해결을 다루는 상반된 면을 보여준 두 해결사의 차이로 인해 가가와 유가와
팬이 나뉘어질 정도로 상당히 매력적인 캐리턱을 창출했습니다.
이번 <한여름의 방정식>은 여러모로 뜻깊은
작품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생활 25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갈릴레오의 고뇌> 이후 독자들의 곁을 떠난 유가와의 재등장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유가와의 라이벌인 가가형사의 경우도 <신참자>라는 작품으로 복귀하여 독자들의 메마름을
어느 정도 풀어 주어서 내심 유가와의 재등장을 기대하게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작품의 유가와는 상당히 다른 면모로 귀환한다는 점에서 더욱더
관심을 가지게 합니다. 그 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 빠져있던 독자들이라면 알겠지만 사실 유가와와 가가라는 해결사의 성격은 상당히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가와는 자신의 직업인 물리학 교수와 같이 사건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상당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이루어 지고 있는 반면에 인간적인 면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는 캐리터였다면 가가형사의 경우는 상당히 인간중심의 시각으로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상반되는 캐리터이지만 나름의 매력을 가진 해결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귀환한 유가와의 경우 가가형사 빰칠정도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다소 의아한 느낌도 들지만 큰 범주내에서 유가와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반갑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이렇듯 사건 해결사의
등장만으로도 작품을 읽어가는 즐거움이 생기듯이 이번 작품은 유가와교수의 등장으로 많은 주목거리를 받을것으로 보입니다.
서두에서 살펴본 유가와의 캐릭터의 변화도 이번 작품에서 특이하고 눈여겨볼만한 사안이지만
<한여름의 방정식> 이라는 제하처럼 내러티브와 그 스토리 사이 사이에 깔려 있는 수많은 복선들이 수학의 방정식문제를 풀듯이 다양한
변수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수준 높은 추리스릴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중 교헤이의 경우 왠만한 독자들이라면 어느 정도 역활이 주어졌으리라
예견되지만 나루미의 경우 상당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어 작품 전체를 한층 재미있게 구성하고 있기도 합니다. 곳곳에 깔려있는 트릭과 복선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변수항목으로 이어져 하나의 거대한 방정식을 이룬다는 점에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도
사회성 짙은 논거가 대두하는데요 개발이냐 보존이냐이라는 화두 역시 다시한번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고, 한
사람의 인생이 엇갈리수 있는 묘한 선택과정에서의 판단문제등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시한번 작품을 통해서 인간의 울림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팁으로 유가와가 등장하는 작품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과학적 원리에 대한 설명이 이번 작품속에도
등장합니다. 로켓의 원리나 일산화탄소와 관련된 과학적 지식을 작품과 절묘하게 메칭시켜 작품을 대하는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는 점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죠.
전반적으로 갈릴레오 탐정인 유가와의 귀환 그것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인간미를 물씬
풍기면서 등장한 자체로 이번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 메니아층에 어필될 것으로 보여지며, 뒷부분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전은 다시한번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작품입니다. 잔잔하게 흐르는 듯한 내러티브이지만 한순간도 눈을 뗄수없게 하는 등장인물들의 역활분담과 상호 연계성에
대한 시의 적절한 설정등, 여기에 사회성을 기저로 깔려있는 담론이 정말 맛깔나게 버무러져 있는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