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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아이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욱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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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미 여사' 라는 애칭으로도 국내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미야베 미유키의 <눈의 아이> 를 대면했습니다. <화차> 나 <모방범> 등을 통해서 이미 국내에도 많은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이지만 그 동안 이런 저런 핑계 아닌 핑계로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질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개인적인 선입관(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서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편협함이라 해야겠죠) 을 어느 정도 불식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우선 안도하게 되네요. 음 그리고 이번 작품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마거릿 애트우드에 비견할 대단한 여성작가를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수확인 것 같고 앞으로 미미여사의 작품속에 빠져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리스릴러소설이라 하면 먼저 떠오르는게 복잡한 사고의 실타래, 숨가쁘게 진행되는 내러티브의 향연, 다양한 복선과 부비트랩을 설치한 구조적 장치물, 그리고 상상치도 못할 대반전, 여기에 약간의 핏빛이 가미된 으스스한 색체감 뭐 이런 정형화된 일종의 공식이 머리속을 지배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룰이 추리스릴러의 제 맛임을 부인할 수 도 없는 것이고요. 뭐 그러다보니 요즘은 이런 정형적인 방식에 좀더 자극적인 충격파를 덧대어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한 무리수를 두게 마련이고 독자들은 독자들 나름대로 좀더 자극적이고 극적인 소설들을 찾게 되는 것이 또 하나의 경향으로 비쳐지고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추리스릴러 소설류의 작품을 대하면서 요즘 같은 시류의 작품들이 오히려 추리스릴러 제맛을 떨어뜨리지 않나라는 생각도 가져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현실세계에 기반을 두고 사회적인 이슈를 생각게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같은 작가들의 작품이 더 눈에 들어오는 이유가 바로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면을 보여주기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러면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눈의 아이> 는 그녀의 명성에 걸맞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고 또한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거리를 던저 주는 작품입니다. 물론 상당한 재미도 동시에 선사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눈의 아이> 다섯편의 각기 다른 짧은 이야기를 모아놓은 단편집입니다. 다섯편의 스토리다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아 물론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처음 접하다 보니 그녀의 작품세계를 알 도리가 없다는 전제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인간의 기억과 추억를 모티프로 내러티브가 구성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다소 황당한 설정이기도 하지만 영혼(죽은자의 영혼에서 다양한 형태를 띈 형식으로)이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섯편 다 사회성이 짙은 주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미야베 미유키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이런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하던데요 특히 이번 작품들이 단편이라는 점에선 쉽게 작가의 사유를 펼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작가는 그 짧은 행간속에다 상당히 거대한 사유를 던져주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이 변하는게 아니라 사람이 변한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본다" 등의 멘트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번 단편들은 하나같이 우리 내면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감정들을 들어내어 현실세계에 접목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서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왜곡되고 억눌렸던 감정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는 계기로 다가오기도 하구요.

 

   비록 단편이라 약간의 아쉬움은 남았지만. 그래도 작품전반에 걸쳐 다양한 소재와 내러티브의 깔끔한 맛 그리고 반전까지 결들어져 있어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요코' 처럼 갑자기 인형탈을 쓰고 세상을 한번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도 반짝 들게 하면서요, 그리고 아주 권선징악같은 뻔한 경구이지만 못된 짓 하게 되면 두고두고 가슴을 누른다는 말도 떠올리게 하네요. 이번 단편집을 계기로 미아베 미유키의 작품도 탐닉하고 싶어지는 충동을 억제할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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