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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 평전 - 순수함을 열망한 한 유령의 이야기
제이슨 포웰 지음, 박현정 옮김 / 인간사랑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알제리계 프랑스인 자크 데리다는 서양 현대 철학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철학자이다. 물론 현대철학에 무관심하거나(솔직히 그 철학적 담론들이 담아내고 있는 정의가 어렵기 때문에 자연 무관심해질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한다) 철학하면 인상부터 쓰게 되는 독자들에게 자크 데리다는 의외의 인물중에 하나이다. 특히 그가 주창했던 해체주의라는 담론을 쉽게 접할 수 도 없었고 실상 해체주의에 대한 명확한 이해 또한 부족한 입장에서 자크 데리다는 그저 머나먼 이방인중에 하나로 남을 뿐일 것이다.
철학(서양철학) 특히 현대철학은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힘들 정도로 난해한 논리로 점철되어 있다. 특히 현대철학에 문외한인 이들에게 이들 현대철학자들의 논거는 꿈길속을 건는듯한 모호함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 담론들을 깊이 들어갈 냉철한 가슴과 머리도 부족하지만 대충 서브해서 접근하더라도 매한가지임을 통탄할 수 밖에 없는 한계점으로인해 현대철학은 일반독자들에게서 서서히 멀어져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면에서 이번 <자크 데리다 평전>은 그나마 멀어져 가는 끈을 놓지 않게금 새로운 방식으로 현대철학을 일반 독자들의 시선에 들이대고 있다.
대게 평전이라는 장르는 특정 인물의 생애를 연대기별로 서술하여 인물과 관련된 중요한 역사적 사건과 그 인물의 특정한 주요한 사상을 등재하는 것이 보편적인 형식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치가의 평전에선 그의 정치사상을 예술가의 평전에선 예술작품과 그 감각을 확이나게 마련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데리다 평전은 현대철학자의 평전으로 그의 내면적인 상태와 더불어 데리다가 주창했던 철학적 담론들을 볼 수 있다. 특히 현대철학을 대표하는 니체, 프로이트, 하이데거, 사르트르, 레비나스, 레비스트로스, 라캉, 푸코등 기라성같은 철학자들의 사유와 더불어 데리다의 사유를 비교해 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로 다가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데리다의 사유가 확립되어 가는 과정을 시대별로 다른 철학자들의 사유와 비교할 수 있어 자크 데리다 개인의 사유를 뛰어 넘어 서양현대철학의 틀을 정리할 수 있는 개론서적인 충실함이 눈에 띈다고 할 수 있다. 왠만한 현대철학 기본서를 능가할 정도의 다양한 사유들을 이렇게 한권의 책에서 만나기란 그다지 쉽지 않으리다 여겨 진다.
하지만 평전임에도 불구하고 왠만한 현대철학 기본서를 능가할 정도의 사유로 점철된 이전 책은 오히려 이러한 점들로 인하여 일반독자들에겐 여전히 어럽게 다가올 공산이 크다. 루소의 애인 바랑부인과 관련되어 시작된 대리보충(연기와 차이) 논리와 이런 논리를 보이는 서구적 사유가 자신의 존립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폭로하는 작업이라서 점에서 "해체"라 불리고 이 해체는 또한 서구적 사유가 가능하기 위한 조건을 탐색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동시에 거부된다등의 핵심논거를 쉽사리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솔직히 많은 시간을 들여 읽어봤지만 그 모호성과 난해성앞에 버텨낼 재간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철학자의 평전답다는 느낌은 강하게 들지만(그리고 자크 데리다의 사유가 범인들의 사고틀로는 범접하기 힘들지만) 너무 철학적이다는 느낌 또한 지울 수 없는 점이 강하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철학 특히 현대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 그리고 전공자들에겐 다시 없는 반가운 저작으로 보여진다. 또한 일반 독자들에게도 비록 책읽기의 고통을 감내해야 겠지만 자크 데리다라는 인물과 더불어 서양현대철학의 맥을 한번 잡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