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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자본주의 - 현대 세계의 거대한 전환과 사회적 삶의 재구성 ㅣ 아우또노미아총서 27
조정환 지음 / 갈무리 / 2011년 4월
평점 :
산업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등을 일컫는 자본주의의 개념에 익숙해져 있는 서평자에게 사실 <인지자본주의>에 대한 개념은 상당한 곤혹은 가져다 준다. 그 개념의 인지에서부터 책의 내용의 인지에 이르기까지 솔직한 표현으로 선뜻 인지하기가 힘든 담론을 담고 있다. 우선 저자는 지금의 시대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자유주의나 금융자본주의 내지는 소비자본주의라는 정의보다 인지자본주의로 명명하고 있다. 그 근거에 인지노동이라는 개념이 들어있고 결국 맑스가 주창한대로 노동에 대한 착취 과정에서 노동을 인지노동을 대체한 개념 정도로 이해된다. 즉 그동안 노동이라는 개념이 물질적인 재화의 생산에 주력하고 기여하는 형태로 인식되었다면 인지노동은 이러한 물질적인 형태가 아닌 비물질적인 형태의 노동을 일컫는 말이다. 비행기 승무원의 억지미소에서 부터 작가의 창작과정에 이르기 까지의 일련의 노동형태에 대한 착취과정이 지금 자본주의 시대의 새로운 현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출발점에서 시작된 저자의 담론은 기본적으로 맑스의 자본론에 그 이론적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인지자본에 대한 담론을 펼쳐나가고 있다.
맑스의 자본론이나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등 그리고 열거되고 참고되고 용인되는 일련의 학자들의 저작들이나 이론체계에 대한 기초적인 선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독자들에겐 상당한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책이다. 사실 이러한 선험적인 지적 담보를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읽어보더라도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인문학적 소양의 심도를 떠나서도 만만치 않은 이론서임에 틀림없다.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면 챕터 끝부분에 수록된 도판들을 통해서 저자가 펼쳐가는 담론의 희미하지만 어렴풋한 개념을 시각화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위안을 찾고 싶어진다. 그만큼 인지자본주의에 대한 결정적인 포커스를 너무 많은 곳에 너무 많은 형태로 흩뿌려 놓아서 오히려 몇장의 사진에서 오는 감흥보다 이론적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생각이 든다.(물론 이러한 느낌은 책을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서평자의 지적 무지함에 근거를 둔말이다)
자본주의에 대한 해석에 대한 담론들은 맑스를 비롯해서 그동안 많은 부분에서 논의되어 왔고 그에 대한 진보 역시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진척되어 왔다. 하지만 그 이념적 근간에는 항상 맑스의 자본이 존재했고 이를 기반으로 수많은 이론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지대,상품,노동,토지,자본에 대한 집중적인 조명에서 인지노동이라는 개념에 대한 접근으로 새롭게 해석되는 자본주의의 접근이라는 측면에서 인지자본주의는 상당한 반향을 가져 올 것으로 보이며 현재 처해진 상황을 해석하고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다만 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내용의 간결화와 분량의 간소화를 통한 서브형식의 핵심서를 통해 일반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개론서 형식의 저작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가져보게 된다.
흔히들 자본주의를 물질만능의 시대라고 한다. 자본(돈)과 물질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세상 그리고 그러한 사유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는 강요하는 세상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비물질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종속되어 가는 지금의 상태는 오히려 물질만능의 시대보다 더 암울하고 무서운 세상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