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를 리뷰해주세요.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 - 역사를 담은 건축, 인간을 품은 공간
서윤영 지음 / 궁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인간에게 가장 필수적인 3가지는 衣食住일 것이다. 또한 이 3가지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비례해서 다양한 부수적 파생원칙을 만들어 냈지만 지금도 인간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기본요소이기도 한다. 그리고 의식주와 관련해서 인간은 단지 생명의 존속을 위한 필수요건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의미는 자본주의 시스템속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확대 재생산되어 또 다른 거대한 담론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중 住(여기서 주는 거주로서의 개념을 확대한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건축물을 망라하기로 한다)에 대한 근본적인 기능이상의 다른 면에 대해서 엿볼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건축과 권력 그리고 욕망의 상관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또 어떠한 방식으로 왜곡되고 있는 지에 대한 고찰과 이를 통한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흔히들 세계7대 불가사의에 대해서 말할때 가장 우선적인 생각이 어떻게 과학문명이 발달하지 못한 그 시대에 지금의 과학문명을 방불케하는 기술력으로 그러한 건축물을 건축할 수 있었을까라는 경외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사실 논리적으로 들여다 보아도 어마어마한 건축물을 빈틈없이 설계하고 시공한 기술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이면에는 무서운 음모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눈치채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왜 우리 인간은 그러한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어 낼 생각을 한 것일까 그리고 그러한 건축물은 인간에게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까...

다시 시간의 추를 앞으로 돌려 현대의 각종 건축물중에서 백화점과 마천루같은 오피스빌딩 그리고 대표적인 주거공간인 아파트를 보게 되면 또 다른 상념에 잠기게 된다. 갈수록 화려한 인테리어와 하늘높은줄 모르는 높이 그리고 외관상으로 구분이 전혀 가질 않는 아파트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일까... 

이러한 건축물의 주요 목적은 외침의 방비, 소비를 효율적으로 보조하는 역활, 그리고 안락한 주거의 편의성일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권력과 욕망이라는 거대한 담론이 투영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고대 권력자의 권력은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왕권신수설이 근본 바탕이었고 이러한 생각이 바로 거대한 건축물로 표현 되었던 것이다. 외침의 방지라는 표면적인 이유를 포장하여 권력의 위대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건축물을 건축하기 위하여 투입된 일반 백성들의 피와 눈물은 다름 아닌 권력자에 대한 정당한 댓가로 치부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권력의 추구는 현대의 건축물에도 그대로 들어나 있다. 전제주의라는 개념에서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신개념의 권력이 탄생하면서 현대의 오피스빌딩은 그 건물 소유 기업의 권력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이러한 권력이 묻어 있는 건축물에 지배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때론 옛날엔 상상도 못했던 건물안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일도 발생하면서 거대한 건축물에 압도 당하는 것은 물리적 위압감 보다는 정신적인 위압감이 크기 때문이다.  

권력과 쌍둥이 처럼 따라 다닐 수 밖에 없는 욕망이라는 특성역시 고대의 건축물이나 현대의 건축물에는 빠질 수 없는 요소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고대 건축물은 종교와 관련된 건축물 일수록 그 외관의 크기와 화려함이 극치를 달렸다. 이러한 건축물에 대한 종교적인 욕망 뿐 아니라 최고 권력자 개인의 욕망까지 부수적으로 가미되면서 경외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반면 현대에는 이러한 욕망이 일반 개인들의 보편타당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형태로 다가오게 된다. 자본주의라는 틀 속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백화점과 대한민국에서는 아파트라는 비툴어진 주거형태로 욕망의 가장 결정적인 표출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우리 주변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라는 이름의 건축물에는 본연의 기능을 능가하고 있는 거대한 담론이 숨겨져 있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권력과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건축물을 통해서 과연 우리 인간은 스스로 만든 덫에 스스로 억압되고 있지는 않는가라는 생각을 가져보게 된다. 결국 이러한 권력과 욕망이라는 쌍두마차의 힘이 지금의 건축물을 탄생시키는데 많은 영향을 미친것이 사실이지만 건축물 본연의 모습을 방기해서는 안될 것이다. 일제 강점기시대 난해한 시로 유명한 이상의 <건축무한육면각체>라는 시를 보면 지금의 건축물과 인간과의 관계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인간과 건축물은 서로에게 공생관계로 존재해하지 한쪽 일방이 지배하기 시작하면 인간은 인간성의 상실을 건축은 건축 본연의 성질을 상실하게 된다. 마치 육면각체속에서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는 발광어류의 군집이동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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