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김대중 1, 2>를 리뷰해주세요.
만화 김대중 1
백무현 글 그림 / 시대의창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근현대사를 통틀어 김대중 전 대통령만큼 극과 극을 달리는 평가를 받는 인물도 드물 것이다. 한쪽에서는 '선생님' 또 다른 한쪽에서는 '빨갱이'이라는 표현으로 인식된 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 만큼 DJ에 대한 인식은 우리 현대사의 왜곡된 인식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또한 한국 현대사와 DJ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보면 타당할 것이다. 특히 남과 북으로 갈라지고 미,소라는 거대한 냉전시대의 틈바구니속에서 왜곡된 민주주의 정치를 걸어왔던 한국현대사의 관점에서 보면 DJ라는 개인적인 인물연구만으로도 대략적인 현대사를 짚어볼수 있을 정도로 한국 현대사 곳곳은 그와 연관되어 있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DJ라는 인물은 그를 숭배하는 쪽이든 꺼려하는 쪽이든 간에 무시할 수 없는 우리 현대사의 거울인 것이다.

<만화 김대중>은 만화 박정희와 만화 전두환을 집필해서 상당한 반향을 가져온 필자의 3번째 인물 탐구서이자 역사연구서이다. 비록 만화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한국 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그동안 가려지고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 책은 김대중의 고향이 전남 신안군 하의도라는 섬에서 출발하게 된다. 그것도 시간의 추를 상당히 올려잡아 조선시대 선조때 인목왕후에서 태어난 정명공주를 위해 하삼도를 떼어주겠다는 약간은 우스게소리에서 발달된 하의도의 비극으로 시작한다. 불모지인 섬에 정착한 사람들에게 논과 밭은 그야말로 생명과 같은 존재였지만 부마(홍씨일가)와 나라에 2중으로 내는 세금의 가혹함은 그야말로 절대왕권시대 인민의 비참함을 실례로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이러한 악업은 일제강점기를 통해선 더욱더 강도를 더함으로써 김대중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버린 민주투사라는 이미지의 생성원인을 대변이라도 하듯이 하의도는 수탈의 역사현장에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시대를 거치면서 한반도 어느곳이 이런 참담함에서 벗어날수 있겠는가마는 그의 고향인 하의도의 역사를 보면 DJ의 탄생도 무관하게 보이지 않는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 

<만화 김대중>은 바로 이렇게 하의도의 역사에서 부터 시작하여 그의 탄생과 유년시절, 그리고 청년시절과 정치에 입문하여 겪게 되는 고난의 세월을 담고 있다. 특히 생존인물들의 등장과 그들을 그린 케리커쳐가 제법 사실성에 근접하고 리얼하게 표현되어 있어 DJ를 둘러싼 인물과 역사인식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DJ에게 왜곡되게 인식된 두가지 성향 선생님과 빨갱이를 객관적 시각에서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막연하게 선생님이라고 추앙아닌 숭배를 하는 쪽과 사실을 모르고 빨갱이로 몰아가는 양쪽에게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전직대통령,노벨평화상 수상자,각종인권단체 인권상수상등 그의 화려한 이력보다는 인간 김대중에 대한 단면을 볼 수 있어 그 동안 그에게 지워졌던 왜곡된 이미지들을 지워버리고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서술되어진 부분들이 오히려 DJ를 돋보이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아직도 미완으로 남아있고 앞으로도 좀더 많은 부분에서 연구가 되어야겠지만 그가 우리 현대사에 미친 영향은 부정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어찌보면 지역감정의 최대 피해자이자 최대 수혜자로써 선생님과 빨갱이라는 극적인 상징으로서 그를 볼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인식되었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DJ를 바로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또한 잊지말아야 할 것은 DJ를 바로 보는 눈이 다름아닌 우리 현대사를 올바르게 보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제 고인이 된 그에게 합당한 평가를 내려야 할 우리들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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