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의 끝말잇기에서도 난 계속 졌다.
3번째에도 마로가 '선생님'을 하는 바람에 항복선언을 했더니, 딸아이가 내민 구원의 손길.

"엄마, 님으로 시작하는 말도 있어. 내가 가르쳐줄게."

"글쎄, 뭐가 있을까?"

"음, 음, 음... 아! 님박사를 하면 돼."

"님박사? 그게 뭐야?"

"님박사는 하늘에 살아. 하늘나라에 꽃이 있는 거 알지? 님박사는 그 꽃을 키워. 그리고 님박사에겐 꼬깔모자가 있어. 그 모자의 색깔은 노란색이야."

"(일단 맞장구를 쳐줬다) 어머, 님박사라는 사람이 있구나. 엄마는 몰랐어."

"(님박사 이야기 만들기에 신이 나서 끝말잇기 하던 중인 건 완전히 까먹었다) 그리고 님박사는 반바지를 입는데 그 색깔은 갈색이야. 그리고 님박사는 슬리퍼를 신어. 슬리퍼의 색깔은 황토색이라고 하자. 그건 똥색이기도 해. 그리고 님박사의 윗도리는 초록색이야. 곰돌이가 그려져 있어. 토끼도 그려져 있어. 님박사의 윗도리엔 토끼와 곰돌이가 그려져 있어."

* 오후엔 물감놀이를 하기로 했다. 님박사를 그리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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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10-28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전 님프라는 단어를 씁니다.설명 해주었더니 암말도 못하더군요.^^
아들내미 이겨먹는 재미도 쏠쏠해요.

세실 2006-10-28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님박사' 어린왕자인가봐요~~ 마로의 무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님박사' 그리시면 사진 올려주세용~

세실 2006-10-28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두음법칙 적용해서 '임금'을 쓰는뎅~~~

비자림 2006-10-28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마로가 꼬마 소설가군요. 지학이가 네살쯤엔가 그런 식으로 짧은 동화를 몇 개 지어내 술술술 읊어댔었는데 별로 키워주지 못했다는..ㅜㅜ

물만두 2006-10-28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전 남박산줄 알았어요^^ 마로는 작가가 되겠어요^^

하늘바람 2006-10-28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의마음속에 사는 님박사
그림으로 그려주면 멋진 동화책 되겠어요

책읽는나무 2006-10-28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는 정말 사랑스런 아이~~

성민이 이녀석....킁~

2006-10-29 0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6-10-30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님프, 접수했습니다!!!
세실님, 그림은 그렸는데요, 미처 사진을 찍기 전에 가위질 당해서 남기질 못했네요. 엉엉
비자림님, 마로도 한때 제맘대로 동화를 많이 지었는데, 요샌 영 뜸하네요. 엉터리 단어만들기는 곧잘 하지만요.
물만두님, 작가라니, 님은 어쩜 이리 달콤한 댓글만 달아주십니까!
하늘바람님, 제가 그림솜씨만 있으면 마로 이야기로 그림책을 만들텐데 말이죠.
책읽는나무님, 성민이와 쌍둥이는 그 자체로 그림책이잖아요?
속삭이신 분, 저도 속삭였습니다. 어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