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한 동료가 아침부터 소란스레 사람들을 불렀다.

색이 다른 옷을 두 벌 샀는데 둘 중 어느 쪽이 더 이쁘냐는 거다.

개눈깔인 나는 둘 다 이쁘다고 얘기하고 지나치려는데,

둘 중 하나만 살 거고 다른 하나는 반품할 거니 하나만 의견을 달란다.


애시당초 하나는 반품할 생각으로 두 개를 샀다며

이것저것 걸쳐보다가 다른 사람에게도 걸쳐보게 하는 것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애써 농담처럼 그러다 블랙리스트 올라가요 걱정해주는 척 했더니

내가 원래 블랙컨수머라며 자랑스레 맞장구를 치길래

난 잘 모르겠다고 다른 사람들 의견 들어보라고 슬그머니 피했다.


나중에 다른 동료에게 그 얘기를 하며 놀라워 했더니,

원래 자주 그런다고, 샘플만 받아 챙기고 반품하는 경우도 많다고 얘기해준다.

속상한 건 그녀의 무례무치함이 아줌마의 뻔뻔한 생활력으로 포장된다는 것이다.

영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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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12-27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아줌마의 뻔뻔한 생활력‘의 방법이 ‘미국에서 생활비 절약하기‘로 소개된 적도 있습니다.

저와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라며 무시했지만, ... 하여튼 제 기분이 조선인 님의 ‘입맛이 쓴‘ 것과 같았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7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뻔뻔한 사람이군요.. 헐..

꼬마요정 2016-12-27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 코스트코에서는 월드컵 기간에 티비를 구매한 후 다 보고 다시 반품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더라구요. 소비자의 권리가 어디까지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사실 온라인으로 사면 사이즈가 안 맞거나 하는 문제가 있어서 반품 배송비 각오하고 사긴 하는데요, 남한테까지 입혀보는 건.. 좀 심한 듯하네요.

감은빛 2016-12-28 1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원래 자주 그런다˝는 표현이 무섭네요. 그렇군요.

조선인 2016-12-28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기쁘고 반가워요. 알라디너들의 이 상식적인 반응이.
나 혼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있는 외로움이 느껴졌었거든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