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 때 입체 초음파 검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선택 검사 사항이며, 외관상 기형 여부를 보다 정확히 판별할 수 있는 신기술이라고.
하지만 의사는 덧붙였다.
아빠, 엄마의 가족 및 친인척 중에 기형아가 전무하다면 굳이 돈들여 할 필요 없는 검사라고.
설령 기형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라 해도
일반 초음파로는 확인 안 되다가 입체초음파로만 확인 가능한 기형은 드물다고.
하지만 배 속 아가의 모습을 좀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은 준다고.
제대혈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냉소적이었던 의사였는데,
내 돈 들여 의학의 발전과 누군가의 불치병을 고치고 싶으면 제대혈을 하되,
양쪽 집안 병력이 전무하다면 그 돈 아껴서 산후조리원을 1주 더 연장하라고 했었다.
그래서 난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믿고 입체초음파도, 제대혈도 안 했고, 다행히 마로도 별 일 없었다.

그런데 5년 만에 다시 듣는 설명은 병원이 달라서 그런가 영 다르다.
입체 초음파는 선택 진료 항목이 아니라 초기에 1번, 중기에 1번 필수로 해야 하는 검사란다.
그리고 5년 전에는 일반초음파로 목둘레를 쟀더랬는데, 이제는 입체초음파로 재야만 한단다.
긴가민가 하면서도 입체초음파를 하긴 했는데, 이제 13주라 목둘레 재고 팔다리 생긴 거 확인한 게 끝.
자세한 외관상 기형은 중기에 하는 입체초음파 때 얼굴이며, 손가락, 발가락을 자세히 볼 수 있단다.
백호가 꼬물대는 걸 보다 실감나게 볼 수 있어 좋긴 했지만, 어째 기분이 찜찜하다.

더욱 찌뿌둥한 느낌을 주는 건 취약 x 증후군 검사라는 새로이 추가된 검사 항목.
기형아 검사와 별도로 이루어지는 검사라는데 처음에는 기본 검사인 양 얘기하더니,
꼬치꼬치 물어보자 하실 의향이 없으시면 선택검사니까 안 해도 된단다.
조금은 귀찮아 하는 듯한 의사의 말투에 왠지 미심쩍어 일단 유보를 하고 집에 왔다.
그리고 검색해본 결과 모 의학 사이트의 설명.

취약 X 증후군의 경우, 이 증후군과 관련된 어머니의 유전자가 딸을 통해 물려지다가 어느 세대에서 아들에게 물려질 때 유전자 부위의 이상이 매우 크게 나타나 변화가 있게 되면 결국은 취약 X 증후군의 징후가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번 취약 X 증후군을 가진 자손을 본 경우 다음번에도 계속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반드시 산전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다행히 이제는 분자유전학적인 방법을 통한 산전진단이 가능해져 지능발육지연이 있는 가계에서는 기본적으로 시행되는 검사가 되었습니다.

즉 가족력이 있을 경우 권장하는 검사로 되어 있는데,
대개의 산부인과 홈페이지에서는 모든 산모의 기본 검사 항목인 양 기술되어 있다.
게다가 엄마의 염색체가 변할 리 없으니, 받는다 해도 첫애때 1번만 하면 되는 건데, 그런 설명도 없다.
어째 슬그머니 의심이 생긴다. -.-;;

게다가 또 하는 드는 의문.
검사방법상 엄마의 혈액을 체취하여 염색체 검사를 하는 거라는데,
그렇다면 왜 굳이 기형아 검사와 분리된 별도 검사로 진행되어야 하는걸까?

하나 더. 가장 근본적인 질문.
검사 결과 엄마가 취약 x 증후군 보인자라면 대체 뭐 어쩌라구?
취약 x 증후군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하지만 얼마나 취약하냐에 따라 저 모든 증상이 다 나타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가 수줍음을 많이 탄다는 수준이 될 수도 있다.

신체적 특성 Physical

  • 두드러진 턱과 긴 얼굴을 가지는데, 이것은 사춘기가 넘어서 명백해진다.
  • 유별나게 큰 귀.
  • 높은 아치 모양의 구개 (입천장)
  • 사춘기 이후에 주로 보이는 거대 고환(large testicle)
  • 반복되는 귀의 염증
  • 평발, 탈골, 선천성 고관절 이탈, 척추 측만 등과 같은 결합 조직의 문제들(connective tissue problems)
  • 심장 승모판 탈출증 (Mitral valve prolapse)
  • 소발작(absences or petit mal)을 포함한 간질 발작
  • 사시와 같은 안과적 문제

발달학적 특성 developmental

  • 남자의 약 80%, 여자의 50% 정도까지 나타나는 지능의 장애 (intellectual disability).
  • 말의 지연(speech delay).
  • 학습장애(learning disabilities)는 포착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subtle).
  • 미세 운동과 대근육 운동의 지연 (fine and gross motor delay).
  • 협응 운동의 어려움 (coordination difficulties).

행동 특성 Behavioral

  • 적어도 80%에서 주의력 결핍(attention deficit)이 나타나나 과잉행동(hyperactivity)은 동반되지 않을 수도 있다.
  • 자폐증과 유사한 행동 (예; 손 흔들기, 물기, 시선 회피, 특정 대상에 집착하기)
  •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움
  • 사회적인 불안
  • 우스꽝스럽고 이상한 억양의 말 (jocular, litanic speech)
  • 반복해서 말하기 와 반향언어(단어나 문구를 따라서 반복하는 것)
  • 수줍음
  • 불안 / 지나친 각성
  • 감각에 대한 저항 (큰 소리, 감각, 강한 냄새, 눈 마주침에 대한 혐오)
  • 기분의 불안정, 공격적 행동과 우울 (특히 청소년기에 현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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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랑 2006-02-07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삼성제일이랑 이대목동이랑 두군데를 다녓는데.. 입체초음파도 한군데서도 않하고.. 취약X증후군 검사도 안했어요 --;; triple-test 도 안한다고 했다가 의사의 꼬임에 빠져하긴 했지만 ^^;;
병원마다 다르긴 한데, 삼성제일 병원은 아예 입체 초음파 검사라는 항목이 없더라구요. 나름 산부인과 제일큰 병원이고 하니 그렇지 않을까요?

난티나무 2006-02-0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 들어보는 거네요. 취약 X 증후군...^^;;
그러게, 증후군이면 뭐 어쩌라구요???
저는 그래서 양수검사 할 건 지 물어볼 때도 한 달을 망설였어요.
그런데 입체 초음파는 더 비싼 건가요?
여긴 무조건 그냥 초음파, 임신 중 세 번이 필수고, 다 무료거든요.

2006-02-07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6-02-07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병원갈 때마다 일반 초음파 한거 외에는 아무 것도 안했어요. 기형아검사라고 쿼드 테스트를 하긴 했지만요. 처음 가셨던 병원의사가 하신 말이 저는 더 맞는 것 같은데요. 저는 제대혈은 공여를 생각하고 있어요. 보관하기에는 돈도 많고 가족력도 없고 그래서, 다른 분들께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요.. 요즘은 양수검사나 그런 것도 다른 검사에서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한 하지 않는걸로 알고 있는데... 저도 그 증후군은 첨 들었어요.. 흑.

조선인 2006-02-07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토랑님, 종합병원에서는 아직도 안 하는군요. 제가 다니는 곳은 산부인과 전문병원이에요. 음.
난티나무님, 다 무료라니 무지 부럽부럽. 그런데 그곳은 양수검사가 선택사항이에요? 그게 또 좀 다르네요.
클리오님, ㅠ.ㅠ 산부인과에서 우리를 너무 시험에 들게 하는 거 같아요. 흑.

책읽는나무 2006-02-07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입체 초음파를 두 번 하긴 하더군요! 취약 x증후군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어요!
입체 초음파도 초기에 하는 것은 제가 주말에 갔던지라 시기를 넘겨버려 하질 못했고 중기에 주수를 조금 앞당겨 받았습니다. 저도 민이때는 이런 것을 하질 않아서 굳이 둘째들도 할 필요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어떤 것인가? 조금 호기심이 일어 한 번 받아봤어요! 입체적으로 보이니 약간 신기하긴 하더군요. 헌데 굳이 받을 필요까진 없을 것같아요. 다음번에 가니 또 정밀초음파를 찍자고 하길래 내가 지난번에 찍었다고 하니까 그것은 입체 초음파였다고 설명을 하길래 정밀이랑 입체랑 틀리단 걸 알았습니다. 정밀 초음파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기형아검사도 전 그냥 둘째라서 쿼드인가? 싼걸로 했어요! 첫애때는 뭐가 뭔지 잘 몰라 해야되는건줄 알고 했는데 둘째때는 좀 요령이 생기니 병원말을 다 들을필요는 없다는 배짱이 생기더라구요...ㅡ.ㅡ;;

클리오 2006-02-07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책나무 님. 저는 그러다가 세째 가져서 낳을 때야 병원가는 사람도 봤답니다. 아무래도 다른가보지요? ^^

2006-02-07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6-02-07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님, 예전에는 정밀초음파를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정밀하게 봐주던데, 요새는 정밀초음파를 신청해야만 꼼꼼히 봐주나봐요? 그것도 참 요상하네요.
클리오님, 검증된 사례가 있으니까 자신이 붙나보죠? 그래도 애 낳을 때 가는 건 좀 너무한 듯. ㅋㄷㅋㄷ
속닥이신 분, 죄송, 죄송. 저도 동앗줄 잡는 심정인지라. 히히히

2006-02-07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티나무 2006-02-08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양수검사는, 혈액으로 하는 기형아 검사에서 이상이 없을 경우에는 안 하고요, 기형아 검사에서 수치가 높게 나오면 더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 양수검사를 권하더라고요. 선택사항 맞아요. 저는 혈액검사에서 수치가 높게 나와 양수검사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했었지요.^^

얼룩말 2006-02-08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짜증나요 ㅠ.ㅠ 정말 화나요 ㅠ.ㅠ

조선인 2006-02-08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 님의 서재에 댓글 남겨요.
난티나무님, 아, 그래서 양수검사를 하셨었군요. 많이 힘드셨겠어요. 하지만 며칠만 지나면 짜잔~ 둘째를 만나실 거잖아요. *^^*
얼룩말님, ㅎㅎ 산부인과가 이속 차리는 이유가 사실 이해는 가요. 워낙 출산율이 낮아지다보니 예전보다 수지타산이 안 맞는데요.

미설 2006-02-0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입체초음파, 정밀 초음파 합해서 세번이나 했습니다. 다 유명한 미***병원의 소행이죠. 알도때는 한번하고 말았는데... 후반기에 한번이면 족하고 사실 그것도 필요없는데 말이죠. 안다고 해도 별 손쓸 방법도 없으면서.....

조선인 2006-02-08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안다고 해도 별 손쓸 방법도 없으면서 말이죠. 마음의 대비는 되겠죠. 쩝.

ceylontea 2006-02-11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큰 의문이 그래서 검사를 하면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건가요? 왜 하라고 하는건지.. 쩝...

조선인 2006-02-11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예방은 없죠. 치료도 없구요. 최악의 경우 극단의 결정 권유 외에 무엇이 있을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