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먹거리를 간단히 장 볼겸 마실 겸 슬리퍼를 끌고 만원짜리 한 장 모시고 집을 나섰다.
우선 비디오/만화대여점부터 들리는데 아뿔사, 폐업정리중이란다.
이 동네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곳이었는데 안타깝게 된 일이다.
이미 DVD며, 신간은 죄다 빠져나갔고, 비디오 약간과 소설류만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딱히 내가 사고자 했던 책은 아니지만, 인수처에게도, 고객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책들이 안쓰러워 골랐다.



3권 합쳐 9천원을 부르신다.
아저씨는 잠시 멈칫 하는 나의 기색을 보고 잽싸게 8천원으로 깎아줄 수 있다고 단서를 다신다.
에라 모르겠다, 만원짜리 내고 천원짜리 한 장만 집어들고 나왔다.
도로 집에 가서 카드 들고 나오기도 귀찮고,
천원으로 살 게 뭐 있나 마트를 휘휘 돌아보니 눈에 딱 띄는 건 참이슬 900원.
그래도 100원짜리 동전 하나 남긴 걸 위안삼아 술 한 잔이라도 할까나.
소주는 써서 싫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