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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화로 그린 보리 아기그림책 2 - 전3권 ㅣ 세밀화 보리 아기 그림책 30
보리 편집부 엮음 / 보리 / 199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돌 선물로 받은 이후부터 세밀화로 그린 보리 아기그림책을 열렬히 아껴온 마로.
두 돌 무렵부터는 내용을 달달 외어 모르는 이들은 마로가 혼자 책을 읽는 줄 알고 경이로와했지요.
세 돌이 넘자 통글자를 하나 둘 익히기 시작하며 관심을 보여 국민서관 작은거인 시리즈도 사들이게 됐구요.
40개월을 코앞에 둔 오늘 아침,
마로는 글자 하나 하나를 손으로 짚어가며 "엄마 엄마"를 처음으로 혼자 읽어냈습니다.
"엄마 엄마."
"(호랑이/멧돼지/노루/고슴도치/여우)네 집이네."
쉬운 단어로 구성된 짧은 댓구가 반복되고, 마침내 "야, 우리 집이다." 환호하는 아기 다람쥐의 이야기를
코 찡그려가며 열심히 읽어내던 딸의 모습은 비록 사진으로 남기진 않았지만
무형의 추억으로 나와 옆지기의 기억 속에 끝까지 선명할 것입니다.
나와 옆지기의 기준에 따르면 지나치게 일찍 글자에 집중하는 거 같아 조금 걱정은 되지만,
글자가 열어줄 끝없는 이야기들의 축복에 마로가 한 발 다가선 거 같아 기쁜 마음도 큽니다.
우리 가족에게 가장 특별한 그림책이 되어준 보리 아기그림책.
기어다니는 아기들도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손바닥만하고 가벼우며,
이제 막 글자를 깨치고 있는 아이들이 처음으로 책 읽기에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학교 다니면서도 도감처럼 활용할 수 있을 법한 세밀화의 정성까지.
이 책을 만들어준 이의 살뜰한 정성에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