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님 페이퍼 읽고 생각나서 끄적끄적.

마로의 경우 아직 세배를 잘 드리지 못한다. 절을 할 줄 모르는게 아니라 낯가림하느라 절을 안 한다.
그래도 울 어머니 차례상에는 넙죽넙죽 절 올려 기특했다. 사진이라 괜찮았나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절을 올리건 말건 세뱃돈은 잘도 받아온다.
물론 마로가 받아오는 만큼 조카들에게도 세뱃돈이 나간다.
친정 큰오빠가 자식이 셋, 시아주버님네가 둘, 아가씨네가 셋인 걸 생각하면 분명 밑지는 세뱃돈이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 아침 신권을 몽땅 확인해보니 ±0다.
어제 저녁 놀러왔던 후배중 한놈이 냉장고 안에 넣어둔 1만원 외에도
마로 코트나 가방에 숨겨져있던 세뱃돈이 더 있는 것이다.
정황상 각 자식 셋을 가진 큰새언니와 고모부가 넣어둔 게 틀림없다. ㅎㅎㅎ

돌고 도는 게 새뱃돈 뿐이랴. 선물셋트도 마찬가지.
큰새언니가 준 스팸은 우리 식구가 안 먹는지라 아주버님네 차지.
작은새언니가 준 상황버섯은 시어머님께.
시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홍삼은 친정아버지께.
아주버님이 사준 마로 새옷은 사이즈가 작아 큰새언니 막내딸에게.

계산상으로는 적자를 면한 거지만
훈훈하게 돌고 돈 정을 생각하면 남는 장사인 것이다.

덧붙임)
어제 저녁 집에 동기들과 후배들이 놀러왔다.
그 와중에 딸기만 6상자가 들어왔는데,
1상자는 모인 사람이 후식으로 나눠먹고, 1상자는 임신한 마누라 먹이라고 쥬스사온 동기손에 들려보내고,
4상자는 술과 과일로 바꿔 술상을 차린 뒤 몽땅 먹어치웠다.
이것도 돌고 돌은 것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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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02-11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고 나니 베풀면 배가 되어 돌아온다는 말이 딱 맞네요!~
저는 왜 이리도 갈수록 인색해 지는지 원.....

숨은아이 2005-02-12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마로가 받아온 세뱃돈을 조선인님이 꿀꺽하시는 건가요? 흐흐...

코코죠 2005-02-12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선전이 생각났어요. 그게 선전인지 공익광고인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남편이 아내에게 목도리를 선물하거든요. 아내는 그 목도리를 할아버지에게 걸어주어요.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손녀는 다시 아버지에게 목도리를 걸어줘요. 그런데 아기의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목도리가 하트 모양이었던 거예요 :)

라고만 쓰려다가 숨은아이님 댓글을 보니, 아앗...그 옛날 울 엄마가 제가 받은 세뱃돈을 빼앗으며 하셨던 말씀이 문득..."돈에 병균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엄마한테 맡겨!"

perky 2005-02-12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정말 모든게 결국은 돌고 도는 거 같아요. 어디선가 손해를 보면, 꼭 다른 곳에선 이익이 생겨서 결국은 셈셈되는거..저도 살면서 참 자주 느껴요. 그건그렇고, 조선인님 설날 잘 보내셨죠?

조선인 2005-02-12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베풀고 손해보는 사람도 있어요. 작은오빠네. ㅋㅋㅋ
어멋, 숨은아이님, 알면서... *^^*
오즈마님, 마로는 아직 돈보다 색종이를 좋아하니까 바꾸는데 문제없어요. ㅎㅎㅎ
퍼키님, 설날이야기는 일부러 비켜갔어요. 정초부터 구질구질하기 싫어서. 아시죠?

perky 2005-02-12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돈보다 색종이를 더 좋아하는 마로..얘기만 들어도 넘 귀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