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엔가 낮에 잠깐 눈비가 흩뿌린 적 있지만 제대로 눈온 건 지난 토요일이 처음인 듯 하다.

마로와 아빠 병원 가던 길이었던 지라 나로선 난감했는데 마로는 신이 났다.

신명이 나 노래를 부르는데 가사가 요상하다.

"폴폴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하늘 나라 선생님들이 소금 소금 하얀 눈을

자꾸 자꾸 뿌려줍니다. 자꾸 자꾸 뿌려줍니다."

나름대로 말은 되는 듯 해 배꼽 잡고 웃는데 이번엔 과일 장수 아저씨에게 말을 건다.

"지금 온 세상에 눈이 내리고 있어요."

아저씨가 어린 아이가 기특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나 역시 혼자 속으로 생각해봤다.

내가 만약 할머니라면 노점을 하시면서도 제집앞인양 보도를 빗질하시는 아저씨를 기특하다 할텐데 라고.


사진설명 ) 컴퓨터를 포맷한 뒤 귀찮아 미루어왔던 데이터케이블을 드디어 연결했다.

막 눈이 내리기 시작했을 때 휘둥그레진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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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5-01-10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나라 선생님들이 하얀 소금 뿌려주시느라고 수고가 많으시군요. ㅎㅎ

깍두기 2005-01-1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나라 선생님들이.....우하하하.

지금 온 세상에 눈이 내리고 있어요...라니. 너무 시적이잖앗!

chika 2005-01-1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세실 2005-01-10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 표정 참 예쁘네요. 소금 소금 하얀 눈을~ 귀엽당~

숨은아이 2005-01-10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런데 그 아저씨, 노점을 하면서 제집 앞인 양 보도를 비질하셨다구요? 음... 빗자루가 없다는 핑계로 집 앞도 안 쓰는 제가 부끄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