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비님과 마냐님의 진지한 이야기를 비틀어버리는 거 같아 정말 죄송하지만 너무 가슴아픈 이야기를 연달아 읽다 보니 온 집안의 가위를 다 없애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뭔가 기분전환을 하고 싶었는데... 흐미... 마로양이 한건 해치웠습니다.
놀이방에서 집으로 오는 길 도중에 있는 상가의 가게는 죄다 마로 놀이터입니다. 오늘은 인테리어 가게를 점찍어 초콜릿과 사탕을 얻어먹더군요. -.-;; 마로가 군것질하는 동안 그 주인 아주머니와 애들 머리를 누가 잘라주는가 하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인테리어 가게엔 4살 난 아들과 2살 난 딸이 있는데 모두 미장원에서 자른다고 하대요. 마로의 경우 몇 번 미장원에 간 적도 있지만, 앞머리 길이보는 건 제가 하기도 하고, 마로가 하기도 한다며 웃었죠. 인테리어 가게 아주머니도 지난 여름 마로가 앞머리 잘랐던 사건을 기억하여 박장대소를 하셨고, 농으로 마로를 칭찬했더랬습니다.
아, 그런데 그만! 우리 딸은 칭찬에 너무나 약했던 겁니다!!! 저녁상을 차리다가 문득, 마로가 혼자 조용히 방에 있는게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리나케 달려가 벌컥 문을 열어봤더니... 아뿔사... 이미 사고친 뒤더군요. 흑... 또 지 앞머리를 자르고 있었던 겁니다. 다행히 지난 여름처럼 싹둑 자르진 않았지만 수습 안 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가르마 부근은 쥐 파먹은 꼴이 되었어요. 흐미... 옆지기에게 잔소리 들을 생각하니 아마득합니다. 누가 우리 딸 좀 말려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