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105 마로의 첫심부름

 

해람이가 살 건 아빠 바나나우유랑 해람이가 먹을 사과 쥬스, 누나의 배 쥬스.

해람이는 누나와 달리 특별한 준비물 없이 장바구니 하나만 들고 집을 나섰다.

아이는 엘리베이터 타고 가고, 나는 계단으로 쫓아가 1층에 숨어서 지켜보기.

해람이는 넘어지지도 않고, 돈을 떨어뜨리지도 않고, 주차장 지날 때 차조심도 잘 하고 흐뭇흐뭇.

 

그런데 아뿔사. 수퍼에 들어가자마자 떡하니 바나나우유를 4개입을 골랐다.

저러면 돈이 모자를텐데 생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끊임없이 쥬스를 바꿔고르며 우왕좌왕.

우여곡절 끝에 어찌어찌 계산을 하고 나온다 싶어 아파트 입구에서 짠 맞아주니,

돈이 모자라 누나쥬스는 못 샀고, 제 쥬스만 샀단다. ^^

딱 맞게 돈을 써 거스름돈은 챙길 일 없었지만, 영수증도 잘 챙겨왔고,

낑낑거리고 장바구니를 들고 오는 게 안쓰러웠는데,

제 심부름이라고 집까지 혼자서 장바구니 들고 오는 대견함까지.

짜아식, 많이 컸구나.

 

아쉬운 건 내가 미처 사진을 못 남겼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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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5-20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그러나 글로 남기셨고
마음에는 깊이 아로새겨졌겠지요~

마노아 2012-05-20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글로도 그림이 가득해요.

순오기 2012-05-20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아이들의 첫심부름 기록, 훌륭하네요.
나는 셋을 키웠어도 이런 생각을 못했네요.ㅜㅜ

조선인 2012-05-21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된장님, 어제는 정말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이만큼 컸구나 싶어 짠하기도 했구요.
마노아님, 히히 마로 때처럼 요란스럽지 않아 더 대견했습니다.
순오기님, '이슬이의 첫 심부름'의 영향이에요. 히히.

프레이야 2012-05-21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미남 해람이에게도 조선인님에게도 박수 짝짝짝!!!
이슬이의첫심부름, 참 사랑스러운 그림책이죠.
아이들 어릴 때 같이 보고 지금도 작은아이 방에 꽂혀있지요.^^

조선인 2012-05-21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이슬이의 첫심부름은 도서관에서만 빌려보고 안 샀는데, 이제서야 후회되어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히히

네꼬 2012-05-21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므앙... 마음이 몽글몽글해져요.

조선인 2012-05-22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히히 애들 때문에 힘들다가도 애들 때문에 님 말씀처럼 몽글몽글 녹아버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