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관우씨가 떨어지고, 뒤를 이어 조규찬씨마저 떨어져 난 꽤나 낙담하고 있다.
조관우씨는 원래 좋아했던 가수였고,
조규찬씨는 선호가수는 아니었으나, 나가수에 새로운 색을 더해줄 거라 기대했었다.
두 명의 조가 사라진 아쉬움은 김종서씨와 거미씨가 메우고도 남지만
이는 장혜진씨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장혜진씨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고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음정과 박자를 가졌지만,
내게 있어 그녀는 딱 그만큼뿐이라는 게 참 애석하다.
<나는 가수다>의 또 다른 이름은 <나는 명곡이다>와 <나는 편곡이다>라 생각한다.
그런데 그녀는 '유명한' 명곡의 힘에 지나치게 기대는 경향이 있고,
가수로서는 정확한 창법을 구사하는 것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그녀는 선곡에서도, 창법에서도, 편곡에서도 모험을 하지 않는다.
그녀의 안전제일주의는 조규찬씨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듀엣 미션때 조규찬씨는 음색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했기에
자기보다도 인지도가 떨어질지도 모르는 박기영씨를 파트너로 선택했으며,
원래 듀엣곡이 아닌 '이 밤을 지나며'를 선택해 편곡했다.
반면 장혜진씨는 아깝게 탈락하였으나 인지도나 인기도 모두 우위인 김조한씨와
불후의 듀엣 명곡에 해당하는 '이별이야기'를 불렀다.
1차 7위임에도 호주 경연에서 조규찬씨는 숨은 명곡 '이별이란 없는 거야'를 불렀고,
장혜진씨는 140만장이 팔리고 5주 연속 1위를 했던 '미소속에 비친 그대'로 승부했다.
어떤 가수가 나가수 탈락을 원하겠냐마는
끊임없이 울트라 파격변신을 시도했던 김범수씨와
다양한 곡 레퍼토리를 선택하면서도 늘 고난이도 곡을 클리어했던 박정현씨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게 목적인 그녀의 영리한 전술이 과연 명예졸업감일까 의심스럽다.
명예졸업을 코 앞에 뒀으면서도 '삐딱하게'와 '내 사랑이여'를 선택한 윤도현씨나,
가성과 진성을 넘나들며 자기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했던 조관우씨나
변신뿐 아니라 진정한 자기 찾기에 열중했던 이소라씨와 비교하면
장혜진씨의 주도면밀한 전술이 더 답답하고 어둡게 여겨진다.
아, 그래서 나는 바라고 또 바란다.
장혜진씨가 제발 본인의 7차 경연에서는 좀 어리석길 바란다.
명예졸업이 목적이 아니라 음악이 목적인 그녀의 공연이 보고 싶다.
뱀꼬리)
장혜진씨도 변신을 시도한 적이 있다.
미스터라는 아이돌그룹의 댄스곡으로 제2의 'No.2' 센세이션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역시 그녀의 전술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No.2보다 최근의 유행곡이었고, 여전히 댄스곡이었다. 딱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