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비. 6월에 이 정도 태풍에, 이 정도 호우는 드문 현상. 근대기상 백주년을 맞아 올해는 기상이변이 많기도 많다. 그러게 괜히 쓸데없는 행사 말고 고사나 얌전히 지냈으면 했는데...

각설하고... 3살짜리 데리고 비속을 나갈 수 없으니 꼼짝없이 집에 갇혀 있었다. 남아도는 힘을 감당못한 마로는 땡깡으로 일관하고, 나 역시 심심증에 몸부림치다가 결국 주말 내내 해물파전을 부쳤다. 정확히 말하면 해물부추전. 파 사러 나가기 귀찮아 부추에 오징어넣고 전을 부쳤더니 신랑이 과연 이걸 먹어도 되는지 갈등하더군요. 결국 강제로 먹긴 했지만 그 떨떠름한 표정이라니... ㅎㅎㅎ

울 신랑은 입이 무척 짧은 편인데, 특히 해물류를 거의 먹지 못합니다. 먹는 건 미역국과 새우튀김 정도? 그런 신랑에게 오징어를 먹이기 위해 온갖 잡동사니 지식을 동원했습니다. 그 고생이 아까워 올려봅니다.


* 오징어 손질 쉽게 하는 요령

껍질 벗기기 : 흔히 머리라고 부르는 지느러미쪽에서 몸통 방향으로 벗기는 게 더 쉽다. 손에 굵은 소금을 묻혀서 벗기면 미끌거리지 않아 더 잘 벗길 수 있다.

칼질하기 : 껍질을 벗긴 뒤 바로 자르지 말고 잠깐 냉동실에 넣어둔다. 함께 요리할 다른 야채손질을 하는 시간 정도면 살짝 굳어서 칼질하기 쉬워진다.

* 오징어와 영양

오징어에는 탄수화물이나 지방은 거의 없고 단백질 함량은 생선·조개 등 다른 해산물과 비슷한 정도이다. 따라서 술과 함께 먹을 때는 칼로리가 거의 없어 훌륭한 다이어트 안주가 된다. 오징어의 지방 함량은 1%로 쇠고기(안심기준) 16.2%, 돼지고기(삼겹살) 38.3%에 비해 아주 적다.

특히 오징어 지방산에는 고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DHA와 같은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동맥경화증·고혈압 환자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식품이다.

또한 핵산과 셀렌 등 성인병에 효과적인 성분도 많다. 핵산은 세포 분열 및 성장에 필요한 유전 정보인 RNA와 DNA 등을 가지고 있다. 핵산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세포들의 세대교체가 어렵고 죽은 세포가 누적돼 주름살·기미 등 노화 현상이 일어난다. 셀렌 역시 노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발암인자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셀렌이 풍부한 오징어야 말로 훌륭한 항암 식품이 아닐 수 없다.

오징어에 있는 콜레스테롤은 대부분 몸에 이로운 콜레스테롤인 HDL로 이는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세포내 있는 콜레스테롤을 회수하여 간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간은 체내 콜레스테롤 이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소로 특히 HDL로부터 지방의 흡수를 돕는 담즙산이란 물질을 형성한다.

물론 오징어에는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인 LDL도 있다. 그러나 소량이며 오징어에 듬뿍 들어있는 타우린 성분이 LDL의 저하 작용을 돕는다. 타우린은 피로회복용 드링크에 많이 첨가된 비타민 유사 물질이다. 오징어에 포함된 타우린 함량은 1백g당 327~854㎎으로 일반 어류에 비해 2~3배나 높으며 육류보다 무려 25~66배나 많다. 특히 오징어 중에서도 콜레스테롤 의혹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마른 오징어에는 타우린이 97~333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체 동물인 오징어에 무슨 뼈가 있냐고 반문하겠지만 오징어 뼈를 바짝 말려 감초를 1:1의 비율로 넣고 가루 내어 공복에 복용하면 헌 위벽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뼈란 오징어 몸통에 있는 석회석 물질을 말한다. 이는 수산화 알루미늄과 유기물질로 구성되어 염증 부위에 바르면 상처를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오징어 먹물에는 항종양 활성이 강한 ‘일렉신’등 뮤코 다당류 성분이 많아 항암및 항균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위액 분비 촉진, 치질 등에도 효과가 있다.

* 대왕오징어

대왕오징어는 무척추동물 중에서 가장 크며, 눈은 모든 동물 중에 가장 커 지름이 30~40㎝나 된다. 여태까지 발견된 가장 큰 대왕오징어는 1800년대 말 죽어서 뉴질랜드 해안으로 밀려온 것으로, 몸길이 18m에 몸무게는 1t이 넘었다. 1997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태즈메이니아 해역에서 15m짜리 대왕오징어가 그물에 걸린 채 죽어서 올라온 적이 있다.

눈은 배구공만큼 크고, 입은 야구공만한 것이 단단한 앵무새 부리처럼 생겼고, 다리는 사람의 허벅지만큼 굵었다. 이 대왕오징어로 오징어 순대를 만든다면, 굵기가 트럭 바퀴만 할 것이다. 해양생물학자들은 이보다 더 큰 대왕오징어도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대왕오징어가 사는 심해는 빛이 없어 어두컴컴하고, 수온이 낮고 수압이 높아 생물들이 살기에 좋은 곳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해 생물들은 심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몸의 모양이나 색깔이 특이하게 생긴 것이 많다.

어스름하게나마 빛이 닿는 수심 2백~1천m에 사는 물고기는 먹이를 잘 찾기 위해 눈이 크다. 그러나 수심이 더욱 깊어져 암흑 세계가 되면 눈은 오히려 퇴화한다.
먹이가 많지 않은 심해에 살고 있는 물고기인 풍선장어나 봉래앨퉁이는 입이 몹시 커 제 몸통보다 큰 먹이도 삼킬 수 있고, 한번 잡은 먹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무시무시한 이빨이 입 안쪽으로 휘어져 있어 괴물처럼 보인다.

수심 1천m 지점의 압력은 대기압의 1백배다. 이런 곳에서 사람은 오그라들고 말겠지만, 심해에 사는 생물들은 높은 수압에 잘 적응해 살고 있다. 비결은 몸 안에 물을 많이 품고 있는 것. 몸 안팎의 압력 차이가 있어야 오그라드는데, 몸 속에도 높은 압력의 물을 품고 있으면 차이가 없어 견딜 수 있다. 또 심해 물고기 중에는 몸에서 빛을 내는 것이 많다. 심해아귀들은 이마에 난 낚싯대 모양의 돌기에서 빛을 내, 이를 보고 다가오는 먹이를 잡아먹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심해 생물의 지식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심해에는 우리가 아직 모르고 있는 신기한 생물들이 많이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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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frog 2004-06-21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 옛날 육지동물이 없던 태고적에는 대왕오징어가 지구에서 가장 큰 생물이었다고 합니다..^^ 흠.. 남편님, 왜 맛난 해물류를 안드시나요.. 저는 해물류는 뭐든지 다 좋아합니다.. 흐.. 해물파전 먹고 싶어요..ㅎㅎ

반딧불,, 2004-06-2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부추에 오징어 것도 맛난데 왜 안드셨답니까^^*
정력을 강조하소서..남자들은 그러면 먹습니다(둘레둘레~~)

해물이 얼마나 좋은데 안먹는답니까..그래..
꼭 성공하시길!!!

마태우스 2004-06-2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오징어는 소주안주, 마른오징어는 맥주안주. 자, 그렇다면 오징어무침은? 답: 소주.
술꾼은 모든 글을 술로 바꿀 수 있다는....

starrysky 2004-06-21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 가리는 동반자님과 어떻게든 먹이려고 애쓰시는 조선인님의 모습이 마치 떼쟁이 아들과 엄마의 모습 같네요. (이런 실례되는 예를 들어서 죄송합니다. ^^) 조선인님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서 만드신 해물부추전, 저도 먹고 싶어요. (전 물에 빠진 해물만 싫어합니다. ^^)